Valley | Egloos | Log-in | Random
- 불펌, 무단 전체 금지 : Copyright © 2004 by (엄)다인, All rights reserved.
색인 - INFO / Musics / Visuals / Books / Game & Delusion / Extra & Personal / Rumors & News / MISC. / Guest Book - 색인

ABOUT

"I'm learning to live with a lot of things" - 다양하게 사는 법을 공부하는 중이지.
by DAIN 이글루스 피플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나의 글을 읽어라!!
- 공지-
 1. 처음 오시는 분은 포스팅 위의 각종 메뉴와 색인을 참조해주세요.
 2. 방명록은 포스팅 위의 'Guest Book'을 눌러 주시길. 덧글로 하시고 싶은 말을 달아주세요.
 3. 이 곳의 글이나 사진들을 외부로 퍼가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이 곳에서 다루고 있는 각종 영상물이나 작품들의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해당 작품들의 제작사에게 있습니다. 물론 본인의 완전 창작물이나 글 자체에는 본인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4. 글이나 일거리를 의뢰하고 싶으신 분은 vandyne@naver.com, 혹은 vandyne@empas.com 이나, MSN(saickho@hotmail.com), LINE (네이버e메일) 등으로 연락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카테고리
- 외부 링크 -
이글루링크
[이불을 걷자] 구구한 공명..
†Indian Flower
ryudo.egloos.com
평범한 블로그
觀鷄者의 망상 공간
魔王宮 ~ 勇士出入禁止區域
Moo!!의 게임과 공상
샤아전용 블로그
matsuhara의 임시 피난소의..
ARCHSAGE 의 일상적이고 ..
천년용왕의 둥지
☆ 벨로린햏의 ★별장★
명랑사회 선진조국 - 덮어놓고..
SabBatH
백수 알바꾼의 일기
헤지러브 가든
잠보니스틱스
티끌 모아 태산! 덧글 모아 재산!
THX1138
대답이 있다.그냥 시체는 아닌..
Extey Style
naisis lv02
天體觀測
람감네 수상가옥
Voice Love ♡ Boys Love
군것질은 3천원까지
[미르기닷컴] 外傳
いろはにほへとちりぬるを
외날개 히요Heeyo
히미코의 사마대제국
JOSH의 험난한 세상 (오늘의..
SOUNDTRAX
호크윈드의 이런저런 이야기
素晴らしき日々
프리스티
Bellona의 횡설수설
無限雜談空間
☆드림노트2☆
루리도의 상관없는 이야기(..
산왕의 건전성추구위원회
Mad Scientist
EST's nEST
hansang's book review ..
Area 25 (이게 대체 뭐하자는..
일단은 무제
disintegration
ZETSO의 CRAZYWORLD~
NAKOTAKU's unreal egloo
:: Lainworks ::
일본에 먹으러가자.
Cafe Freedom
음....할말이 없네
초자공동체의 千像萬想
eggry.lab
POLISH APPLE
S.O.A(Spirits Of Alt's ju..
ESTi
cre-Inside
일상 생활 속의 파편들
aigolog
요아킴의『환상 소나타 : Le S..
로리!군의 잡다한 이야기
-
이젠 뭐든지 말할 수 없어.
일반인 접근금지!
루리의 그래비티 블래스트
존재감 없는 모씨.
貧乏自慢
[빠심작열-젠장법사] 격하..
더러운 욕망
positive and negative
갸흥's CHANNEL
아까짱 블로그(akachan Bl..
혜미오빠의 지름기록실
Nativity in Black
♠ 眞誓河의 세상살이
Gamer'
번갯불 그림자 뒤에서 봄바람..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
[Egloos]MHK:artwork
멧가비
▶ZAKURER™의 건담 뒷..
RNarsis의 다락방
Junggesellenmaschinen
Laku-Mimi-Priss
폭력 어덜트레인저 우주모함
Sion, In The 3rd Dimension
[H.S] 無限城
게임 회사원(?)의 도서관
Battle Cooking
syuou wiki
Milly564 아직 살아있는 얼음집
野郞ども!六甲おろしを歌お..
midikey's 95%
무명
Surviving in Australia
마이너스 원
鬼畜への道 ~隠居モード~
Under Construction
kumakuma memory 동면중
CookieBox
eienEst의 身.邊.雜.記.
하마네 얼음집
歌月十五夜
질풍 17주의 머브러브 라이프(J..
~~사보텐 아일랜드~~
비타민 F 리뷰로그
스컬로케이의 修羅之道
칠레산 포도는 맛있다.
강해야 바꾼다!!
DIVE into YOURSELF
twomix's L.I.F.E
산벽달회
나와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
뿌리의 이글루스
Photo archive
nomodem's egloo part
룰~ 루~ 랄~ 라~
디굴디굴의 마왕성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포니테일, 단발, 허벅지, ..
류온街道
Road Maxter의 잡탕노트 ..
SMH의 S.M.H한 방
OUTBURST
Rising sun의 잘은 모르지만..
hann의 이런 저런 연습장
얼큰이의 꿈을 향한 고속전함
SPACE BLUE
네덜란드 지옥차 세계일주
고독한별의 순수한♥망상★..
Pengo in 夢見館 (The Ho..
신생 스위트워터 : 黄天の門..
A Better Tomorrow...
zero.s 의 Mini Room
▶글 쓰지 않는 곰 이야기
테레스의 이야기
렉시즘 : ReXism
NO WAY OUT!
형태가 있는 것
무제
Frey's small window
망상전사 노부모토(妄想戰士..
Running on the Blade
.
◈CAPMAN의 스케치북◈
MAX 의 Hangar
SeaBlue in Parise
하루하루
WILD PARADISE
버드군의 잡소리 하우스
아무것도 없는 이글루.
몬스터헌터 전원일기
지조자의 잿빛낙원
올빼미씨, 코코아에 각설탕을..
정확한 데이터를 찾을 수 없..
Light . Make . Enjoy
뇨롱
[뱀병장] 인생 잠입미션(s..
청정 하수구
손안의책 편집부입니다
FAZZ의 이것저것 (기록저..
본점, http://www.capcold..
이런저런 이야기의 공간
전자음악 알아보기
게렉터블로그
sharksym's MSX World
jw2
이규영 블로그
그녀의 쉼터 ver. egloos
정현의 블로그.
none
욜덴의 월드 블로그
상하이리의 중국 만유기
아돌군의 잡설들.
괴기대작전의 형사드라마 감상..
Model ISLAND 2013
주 모씨의 이바구별곡
Hineo, 중력에 혼을 이끌려
공략 관련 문의는 홈페이지 ..
샤이™의 PSO-ROOM
이수현의 우유나라
Paper Street Soap Company
사설 게임 박물관
음악속으로
무디의 무책임한 세상
疹冥行의 현대 살인마 열전
'돌아오지 않는 숲'
게임음악이 사람을 이롭게 한다?
일을 하게 되었지만....
The Scent in Time...
Lanxi's toybox ~ We love..
[이전] C'z the day
대충 살아가는 게임개발자
三途川 懸衣翁
鬼畜病棟へようこそ
moeworld 3rd
사막 한가운데 미어캣 동굴.
Nova의 영화 세상
트윈스 9연승(예정)ダヨ-
루리 이야기 冊
無錢生苦 有錢生樂
푸른 눈송이가 내리는 거리
고유성 만화방창
이글루님
뉴히스토리아
Model ISLAND,어떤 의미에..
2005년 06월 20일
타이의 대모험
'진정한 주인공' 포프가 가장 멋지게 나왔던 권의 표지입니다.

 ※ 과거에 미완성으로 내버려두었던 글의 재차 정리판입니다. 완성되어 있다기엔 글의 앞뒤 문맥이 몇번이고 고쳐쓰는 중간에 애매해진 면이 있는데, 대충 넘어가 주시길 바라고. 작품의 중요한 내용들에 대한 언급이 있으므로 행여나 아직 이 만화를 보시지 않으신 분이라면, 읽을 때 주의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 타이의 대모험은 솔직히, '만화는 자극이다'라고 생각하는 특정 부류에겐 정말 별로 재미없는 만화다. 물론 특정 부류에겐 정말 질질짜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일단 첫 인상 만으로는 그저 그렇고 그런 드래곤 볼 이후에 무수히 등장한 격투만화에 가까운 장르의 만화다. 하지만 볼 때마다 나는 눈물아닌 눈물을 흘린다. 그것 참 이러면 안되는데 생각하면서도 말이다.
  분명히 처음에 드래곤 볼의 해적판 500원짜리 만화책 뒤에 '드래곤 케스트'라는 제목의 짜투리 만화로 붙어 있었을 때에는 솔직히 그냥 별로 재미 없는 만화라고 생각했었음에도, 지금에 와서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 더 지나서 점프 만화 대부분의 해적판이던 '소년 점프' 같은 800원짜리 잡지형 해적판 만화에 '스카이용사'라는 멋들어진 제목으로 등장했을 때엔 그게 또 하필 대 바란 전에서 포프가 메간테로 열라 장렬하게 죽는 부분이라서 '씨발 낚였다' 레벨이었고 대원에서 정식판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엔 그걸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완전판'이니 뭐니 하는 유행으로 다시 나오기 시작했을 때에도 이걸 '울며겨자먹기'로 또 사서 모으고 있었으니 나도 어떤 의미론 할말이 없다(웃음).
  이 글에선 편의상 경어는 사용하지 않으니 그저 이런 생각을 하는 바보도 있구나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드래곤 퀘스트 - 타이의 대모험
(가능하다면 BGM으로 '소년이여', 가면라이더 히비키의 주제가를 깔고 읽어주십시오. 웃음)

 = 이 만화는 우리나라 제일의 일본만화수입계 선봉주자였던 아이큐 점프의 뒤에 이어 등장한, 소년 챔프를 통해서 그 고명하신 명작 '슬램 덩크'와 함께 부록 '수퍼 챔프' 연재본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당연히 (일반인이나 YWCA가 보기에도) 건전하고 재미있는 슬램 덩크에 비하면 이 만화는 식상하기 쉬운 무한 배틀 패턴의 격투 만화이고, 극화체에 가까운 개성적인 슬램 덩크의 그림에 비교하면 이 만화의 그림은 아동 취향에 가까운 것이라 상대적으로 묘사력은 떨어지는 편이라고 할수 있는 만화이다.
  물론 500원 짜리 해적판 '드래곤 케스트'라는 제목을 단 체로 표지는 드래곤볼 3부니 하는 표지로 등장한 것은 수퍼 챔프의 등장보다도 더욱 오래된 일이고, 당시에 해적판과 함께 절대적인 아이들의 인기를 모았던 드래곤 볼의 속편인 양 손오공과 손오공을 닮은 샤이어인 다레스가 나오는 극장판의 싸움 장면을 표지에 살짝 실어서 판촉(?)을 꽤 했으나, 당시에는 일부 소수 매니아들만이 이 만화의 개성에 눈을 들인 체로 일반인들에게는 잊혀진 체로 사라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이 만화의 '용의 기사'라는 설정이, 드래곤 볼의 '초사이야 인'전설과 같은, 무한정으로 강한 적이 계속 등장하는 만화에서 적과 싸우기 위한 주인공의 파워 업 방책으로 취급받았던 당시의 연재 초창기 때의 상황에 비교한다면, 과연 이 만화의 결말에서 용의 기사란 무엇인가라고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이 만화에서 말해지는 용의 기사란 것은 원작에 해당하는 게임 '드래곤 퀘스트'에서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용자'라는 족속에 대한 구체적인 주석이 달린 부류임과 동시에 소위 초사이어인 급의 강한 주인공을 합리화 시키기 위한 '특수 능력'에 해당한다. 그와 동시에 큰 힘에 대비되는 '마음'의 성장이란 것에 대한 암시가 되기도 한다.
  이야기 후반에선, 아예 세상에 둘이 있을 수 없는 용의 기사가 둘이 있는 만큼, 상식을 초월한 더 강한 적 -대마왕 버언- 이 등장하여 용의 기사의 힘으로도 이길 수 없는, 정말 '말도 안되는' 힘을 선보이게 되며, 결국 용의 기사는 파워 업 자체라기 보다는 '평범한 인간으로는 넘을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정도라는 힘의 한계선을 긋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의 사람들은 절대적인 힘이라는 순수한 용의 기사가 인간을 악으로 보게 되는 것을 통해서 독자는 최근 세기말을 틈탄 인간의 존재가치를 가지고 이야기의 소재로 삼는 만화들의 공통점인, 멸망의 모티브를 이 만화 속에서 읽게 된다.
  점장이 나바라의 대사 중, "만약에 용의 기사에게 인간이 멸망당한다면 그 것은 인간이 나빴기 때문이야" 라는 대사에서, 그런 수호자랄까 처단자랄까 그런 존재로써의 용의 기사가 갖는 세상의 타락과 징벌에 대한 묵시록적 암시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용의 기사의 힘은 인간이 맞상대할 수는 있어도 극복하기는 힘든 '재앙'의 영역이라면 대마왕 버언의 힘은 아예 세상을 바꿀 법한 그런 더 스케일이 큰 '이변'의 영역이라는 식으로 구분 짓는 것이었다고 할까.

 - 드래곤 볼에서 손오공이 그 지구인답지 않은 순진무구함(?)과 그저 강한 상대와 싸우고 싶어하는 전투민족 사이야인의 양면 사이에서 '밝고 건강한 성격'의 퓨어 보이(순수 소년)풍 히어로로써 누구나 꺼리낌 없이 동료로 삼을 수 있는 단순한 성격의 캐릭터였다면, 용의 기사의 피를 물려받은 타이(원래는 다이가 맞겠지만, 대원판의 번역이나 우리말의 어감을 생각해볼때 타이라는 이름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냥 타이로 쓴다)의 경우는 어떠한가 살펴보면 어떨까.
  그저 힘으로 세상의 선과 악의 발란스를 조종하는 단순한 전투기계에 가깝다는 느낌까지 드는 전설 속의 용의 기사의 경우, 일반 인간들에게는 거의 공포와 외경의 대상이 되는 이 타이의 대모험이라는 만화 속의 세계관 안에 이야기 전개속에서 드러나는 타이의 아버지 바란의 흉폭무도한 비인간적 이미지 때문에, 용의 기사라는 것 자체는 타이의 무한정한 파워 업 수단보다는 어떤 넘어야할 벽으로 독자층에게 강하게 어필하게 된다.
  타이는 그런 의미에서 구시대의 질서 체계를 상징하는 용의 기사와 인간 사이의 혼혈이자, 포프나 마암 등의 아이들로 대표되는 새 시대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된다. 그리고 악역인 대마왕 버언의 경우엔 구시대의 질서 체계를 부수려는 과격파 집단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되며, 타이는 아버지와의 화해와 친구들의 우정과 팀웍, 그리고 장엄한 희생을 통해서 마왕군으로 대표되는 과격파 집단을 깨부수며 사람들의 희망이 된다. 하지만 타이는 절대무적도 아니고 몇번 지기도 하고 특훈을 통해서 강해지기도 하는 등, 이런 성장하는 히어로물의 장르적 공식을 잘 따라가며 철저하게 왕도적으로 흘러가는 작품이다.
 = 하지만, 결국 이 만화에서 대마왕 버언이 말하는 '힘에 의한 정의'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외려 타이의 아버지 바란이 과거에 인간과 맺어져서 일어난 비극은, 단순히 인간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비일상적인 재앙급'의 힘을 당시의 인간들이 포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고, 또 힘 약한 사람들이 강한 바란을 받아 들일 만큼 마음이 강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힘 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필요하다는 소년만화적인 정의는 여기서도 잘 드러난다.)
  이후 해들러 마왕군과의 전쟁이 한번 있어서 사람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던 시점에서, 용의 기사의 혈통을 잇는 새로운 세대의 용의 기사의 첫 세대로 태어난 '혼혈'인 타이가 다른 누군가(…레오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힘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이후 단지 동경 때문에 집을 뛰쳐나온 바보 아들 '포프'로 시작되는 여러 동료들과 그들의 조력을 얻었을 때에 변화의 가능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성장하기 전에는 힘을 다룰 수 없다는 용의 혈통의 어린아이가 기적 같은 성장을 시작하고, 그리고 그에 맞춰서 어린 아이들 급의 동료들도 한 세대 앞의 아방과 그 동료들 급으로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다음 세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앞 세대의 멤버들 에피소드에게도 결국 인간의 강함은 힘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결론적 암시이기도 하고.
  마침내, 바란 이전 '과거의 용의 기사들'과 다른 '새로운 용의 기사'가 된 타이가 '인간들의 힘도 하나로 모아서' 단 한 순간 만의 기적을 이끌어 냈을 때에 비로소 인간 세상이 진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힘 만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세상을 정화한다는 투의 언급은, 바란도 한번 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런 변화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타이 또한, 자신의 존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최후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리라. 인간들이 보여준 가능성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면서 용자'인 자신의 정체성이 위험해지는 '금단의 영역'에 들어서서까지 타이는 인간들을 지켜낸 것이다. 그리고 한 순간의 기적이 일어나고…, 이 만화는 감동의 대단원을 맞이하게 된다.
  버언과의 싸움에서 타이가 '떠나가는' 결말까지 일사천리로 달려가는 마지막권의 빠른 전개는 나름대로 일품. 작가진의 역량이라면 단순히 연재를 마무리 짓는 데에는 '마지막화의 동반자폭' 같은 잔머리가 없어도 충분히 구현 가능했겠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자기희생적 히어로로써 타이는 문자 그대로 '희망의 빛'이 되었다고 하겠다.

 - 조금 진부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타이는 자기가 말한 데로 "난 이 지상을 떠날거야"가 되었다. 무수한 RPG 게임에서 모험을 마치고 사람들을 구해낸 용사는, 자신을 붙잡는 공주나 동료들을 버리고 쓸쓸히 떠나가는 것이 기본. 한 때 일본 RPG 대다수에서는 그런 것을 하나의 장르 공식처럼 너무 당연하게 남발되어왔다고 여겨져서, 그에 반발하는 새로운 흐름도 적지 않았다.
  보통 그런 경우에는 주인공의 격을 떨어트리고 독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여지를 늘리기 위해서 여러가지 변형된 패턴이 시도되는 법. 흔한 예로는 주인공의 친구가 진짜 용자 여서 한 때 좌절했다가 우정으로 둘이 같이 다시 일어선다거나, 아니면 주인공의 단 한사람 뿐인 연인이 신적인 존재여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인간 전사와 그 인간의 감정을 인정한 신적인 존재와의 유대감 때문에 기적이 일어나는 식의 전개가 꽤 많았다. [천사의 시]나 '루나' 시리즈나 '이스' 같은 작품들이 그 주인공 격하 라인의 걸작들로 존재한다고 할까. 뭐 그래야 평범한 인간A로써 노력하는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도 쉽고 하는 면도 있으니까.
 = [타이의 대모험]은 구 시대 드래곤 퀘스트의 주인공 '용자'로 대표되는 '먼치킨 주인공'과, 그 이후 RPG에서 흔히 등장했던 '주인공 격하'의 중도복합적 라인에 서있는 작품이다.
  이 만화는 주인공 타이가 멤버들 중에서 절대적으로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상은 약하다. 외려 '순수'하기 때문에 자기 개성이 없이 물에 물탄 듯 흘러가는 그런 인물로써, 다른 개성적인 동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그런 존재라는 식으로 의도적으로 '가장 잘난 주인공'을 만들지 않으려고 배려했다고 할까.
  그리고 '중도적 주인공'을 만들기 위해서,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이면서 용자'인 그런 존재로 남기 위해서 혼혈 설정을 도입했고, 타이의 RPG식 파티 멤버들 즉 동료들은 친구이자 같은 사부 밑에서 배웠다는 동문이란 '횡적 구도의 끈끈함'을 잘 도입했다고 하겠다. 그와 동시에 동료들의 성장을 강조함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용의 기사로 대표되는, '예로 부터 설정되어 있던 강력한 힘'이 인간을 벌하기 위한 재앙이라면, 대마왕 버언을 중심으로 한 인간의 잘못으로 태어난 더 강력한 새로운 힘은 인간을 멸할 수 있는 이변인 셈이다. 허나, (바란이란) 재앙을 극복할 수 있다면 (대마왕이란) 이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 만화에서는 타이를 중심으로 한 여러 동료들의 협력이나 그런 것들이 이 만화 전체에서 강한 힘과 유대로 이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제자들에게 단순한 전투법이 아니라 어떻게든 인간적인 교훈과 정신을 심어준 아방 선생님과 함께, 인간다운 명제들… 예를 들면 '무인의 의리'나 '남자의 용기'같은 것을 보여준 크로코다일, '속죄'와 '삐뚫어진 심성'이란 것에 대한 가치관을 되새기게 해준 흉켈.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써 굶어죽겠다는 레오나라던가, 약간 막연하지만 자애의 마음을 가진 마암 등도 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독자들이 감정이입 하고 진정한 주인공이란 찬사를 보내는 '철저 조역 인생'인 명 캐릭터 포프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카타르시스 아닌 감동을 느꼈을 것이며, 후에 대주문 매드로아를 입수한 시점에서 포프는 타이와 맞먹는 메인 임을 확실히 과시한다. 그리고, 포프가 '감히' 대마도사를 선언하는 시점에서 이 만화를 재대로 읽어온 사람이라면 아무도 부정을 못할 거라는 점이 '이 만화의 대단함'일 것이다. 타이 이외에도 다른 멤버들이 다 성장하고 있고 그 과정을 나름대로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니까.
  추가 : 그리고, 초중반에 바란 전투에서 포프가 바란에게 자폭해버림으로써, 타이는 합법적으로 아버지 바란을 칠 (만화 안에서의) '대의명분'을 얻게 된다. 그 동안 독자들이 포프에게 쌓아온 애정과 감정이입이 일순간에 또 다른 서글픈 폭력과 비극을 낳는 부분이다. 대화로 해결하기엔 바란이 너무 왜곬수인 상황인 데다가, 비슷한 '인간의 나쁜 점'을 겪은 흉켈의 설득도 통하지 않은 상황이라서,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바란이 아버지라기 보다는 단순히 '억압적인 기존 질서'랄까, 아니면 전형적인 '잘못된 가부장제'라던가 '지나친 마초' 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식의 '합리화'는 때에 따라서는 양반응이 생길 수 있는 데, 바란이 하필이면 이 만화 제일의 인기 캐릭터 포프를 쳐버린 탓에 다들 대충 넘어갈 정도였으니 그 만큼 이 만화에서 포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컷다는 반면 증거가 된다.
  게다가 이 격심한 전투에서 막상 바란도 포프도 죽지 않고 넘어간 탓에 '타이는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정 같은 것을 느꼈다' 같은 말이 나와도 대충 넘어갈 정도가 되었고, 이후로 최강이라는 바란이 점점 바보가 되어가도 다들 그러려니 하게 된다. 낡은 사고방식의 썩은 구세대는 물러가고 신세대에 의한 새로운 질서가 잡히는 전주가 되면서, 어떤 의미에선 당시의 소년들이 갖고 있던 '말귀 안통하는 어른들'에 대한 감정을 비틀린 소년만화식 전개로 잘 이끌어낸 또 하나의 작가진들이 파놓은 함정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결과적으로 이 부분은 꽤 괜찮은 연출로 남게 된다. 그리고, 이후로 점점 커져가는 포프를 비롯한 다른 조역들과 흉켈의 체면을 세워준 바란과의 1대1 승부에 이은 훌륭한 몸빵 작전으로 바란마저 아군이 된 시점에서 타이는 명실상부한 '대의명분'을 얻게 되고, 열나 폼잡던 대마왕께서는 그냥 스케일 큰 악당 취급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 결국 이런 조역들의 도움을 얻어서 타이는 대마왕 버언과의 일기토를 치루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구시대의 질서를 지키려는 보수와,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과격파 간의 싸움만은 아니게 된다. 바란으로 상징되는 재앙을 극복한 인간들의 유대가 대마왕이란 이변과의 결투이며, 인간이 존재할 가치가 있는 가를 놓고서 초인적인 존재들이 겨루는 '심판과 용서 간의 싸움'이라고 할까.
  타이가 마지막 권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대마왕 버언을 쥐어패는 그 모습은 이 만화의 명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힘이 정의라고 네가 말했지. 그래서, 더 강한 힘에게 얻어 터지면 너는 만족하느냐? 이런 걸 정의라고 할 수 있느냐?!" 사람에 따라서는 미국에게 힘의 논리로 굴복한 일본의 심리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 장면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것은 보다 보편적인 힘과 정의의 역학일 것이다. (여담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싸우는 최종 전투의 모티브는 이후에 특촬물 가면라이더 쿠우가에서 오다기리 죠가 보여준 명연으로도 연결되는 데, 우연인지 아닌지 몰라도 이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이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물론 이런 배틀 히어로 물 만화의 한계이기도 하고 이런 부류의 장르 공식 같은 것이기도 하니까)
 = 물론 이 만화의 이야기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다. 외려 단순무식할 정도로 전형적인 왕도이다. 대부분의 이런 만화에서 안정된 세상이란 등장하지 않는 법이라서 언제나 '인간 위주의 세상'에 반감을 갖는 다른 세력이 있는 것은 당연히 받아 들여지게 되는 법인데, 이 만화의 경우 이 안정을 깬 것은 인간이지만, 그 안정 자체가 하나의 부조리인 것처럼 만화 속에서 은근한 흘림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마왕 버언의 '인간이 약하다는 이유 때문에 신은 인간에게 지상을 주고 용과 마족을 지하에 처박았다'라는 주장이 이 조금만 더 설득력이 있었더라면 하는 불만은 이 만화가 결국은 전통적 권선징악 만화의 한계에 부딛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당장 주인공 타이가 스스로 받는 차별이라던가 그런 걸 '정의의 이름 하에' 일방적으로 무시하지 않는다. 인간 중에도 나쁜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타이 스스로도 말한다. 하지만, 타이는 인간을 믿고 인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간을 위해서 싸운다는 모순적이면서도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포프가 미숙한 인간으로써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타이는 일본식 히어로 극의 전통에 맞춰서 인간 이상의 큰 힘을 갖는 자의 책임이랄까 결말 같은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설정은 전형적인 장르 공식에 의존했다는 말도 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전형적인 장르 공식이 갖는 원초적인 '왕도의 힘'을 잘 살리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타이가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써 남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널 위해서라도 꼭 이겨'라는 레오나 공주의 말이 꽤 와닿는 것은 작중에서 나쁜 인간들의 모습 만큼이나 사람 좋고 선량하고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 및 정정당당한 적수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눈가리고 아옹 레벨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인간 존재에 대한 정당함'을 설파해왔으며 그 만큼 나쁜 일들을 벌여온 존재들을 상대적으로 잘 부각시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인공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개심할 수 있는 가능성, 세상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 인간들이 서로 이해하고 같이 공존할 수 있다는 '평화로운' 모습 등등의 여러가지 밝은 면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 초반의 가짜용자 데로링 일당(이들은 원작 게임에 해당하는 드래곤 퀘스트의 전형적 인물상을 하고 있다)이 회개해서, 마지막에는 세상을 구하는 데에 한 몫하게 하는 것은 원작 게임 팬에 대한 배려이며, 독자들에게도 착한 자는 언젠가 복을 받는다는 지극히 전형적인 교훈극의 역할을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 이 만화는 근본적으로 권선징악을 가장한 무국적의 장르, '일본식 환타지'에 속한다고 볼수 있다. 사실 솔직히 이런 형식의 만화는 쌔고 쌨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만화가 이렇게 다시 한번 재조명을 받아야 할 가치가 있는 양 크게 부풀려 글을 쓰고 있는가 하면…, 힘 뿐만이 아니라 정신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드래곤 볼]은 분명히 재미있는 명작 만화이지만, 나중에는 엑스트라 급 사람들은 기 모으는 도구로 밖에 안 보일 정도로 윤리적으로는 참으로 애매하다 싶을 정도로 부도덕스러운 캐릭터들이 자신들만의 정의를 갖고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교하면 이 타이의 대모험은 문자 그대로 진짜 고전 '교훈극'의 레벨이다. '왕도'라고 할까.
  일단 이 작품은 힘과 마음의 균형에 대해서 계속 언급하고 있다. 흔히들 나오는 파워 에스칼레이션 물에서 잊혀지기 쉬운 '강하면 장땡이다' 분위기가 아니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같은 희생적 히어로물에 전형적으로 따라 붙을 만한 공식적인 코드들도 적지 않게 깔아주고 있다. 그러면서 그게 단순히 교훈적인 강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아들어 있다.
  인간의 피가 더 진하다는 것 때문에 용의 기사가 가지고 있는 힘중에서도 사람의 마음 쪽이 더 진하다는 타이의 존재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계속 심리적 공포심을 부여하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승리를 위해 명예와 긍지도 버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는 식의 크로코다일 에피소드도 있고, 게다가 개인적인 원한으로 대의를 저버린 흉켈은 초반부터 강하긴 했지만 나중에 속죄를 거쳐서 더더욱 각오와 정신을 굳건히 하는 것을 통해서 바란과도 맞장을 뜰 정도의 모습을 선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타이부터 아방 선생님을 통해 힘과 정신의 균형을 배우고 있다.
 = 이 만화의 중요코드 중 하나인 용의 기사도 실은 용의 힘과 마족의 마력에 인간의 마음이란 단서를 달고 있다. 당장, 용의 기사가 갖는 문장부터 힘과 마음의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작중에서는 용의 얼굴 모양을 하고 있는 문장이라고 가볍게 설명하지만 하지만, 잘 보면 사람의 심장=마음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에 용과 마족을 상징하는 뿔과 날개가 달린 모습이기도 하다. 즉, 사람의 마음에 뿔과 날개로 상징되는 용의 힘과 마족의 마력이 더해진 모습이기도 하다.
  게다가 용의 기사 바란이 용마인으로 변할 때를 보면 확실히 심장에서 뿔과 날개가 더욱 거세게 거쳐나와, 즉 인간의 마음을 뛰어넘은 강한 힘에 의한 전투 형태를 상징하는 모양으로 용의 문장 자체가 변해 버린다. 타이가 쌍용문을 얻고 진정한 힘을 발휘 할 때에는 문장의 모양이 한번 더 변하지만.
  결국은 타이를 통해서 보여지는 것이 '선량한 힘과 마음'이 같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히어로의 모습이기도 하며, 그 능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데에는, 그런 성장하는 히어로인 타이에 걸맞게 평범한 인간 조력자들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다들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명히 이 만화에서는 주인공 이외의 조역들도 꾸준히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타이가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 믿느냐 마느냐는 것은 독자의 선택이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타이가 돌아와도 자신이 희생해서 지킨 지상과 그 지상에 사는 사람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하자'는 이 작품의 마지막 나레이션은, 이 작품이 단순한 게임 원작의 2차 창작 캐릭터 상품으로 끝나지 않고, 나름대로의 주제와 정신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에 충실한 걸작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일단 이 작품의 주인공은 타이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받아 들여야 하는 캐릭터이며 작품의 중심 주제를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캐릭터는 바로, '조역의 신화'인 포프이다. 왜냐하면 가장 감정이입하기 쉬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의 주제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만화의 주제가 뭐냐고? 한 마디로 축약하면 '열심히 살자'라고 할까.
  솔직히 이 만화는 스토리 적이나 주제적으로 특별한 어떤 가치가 있다기 보다는, 현재 일본 만화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수 있고 무엇이 일본만화를 지금까지 끌어왔는가 생각하게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 바로 많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도중에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가게 되는, 성장 과정 중에서 누구나 깨달은 것 같으면서도 답을 내기는 쉽지 않은 명제인 '왜 사는 가?'에 대한 소년 만화적인 답을 너무나도 심플하면서도 멋지게 내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와 동시에 주간 연재라는 빡빡한 스케쥴 속에서 단 한 순간이라도 좋으니 인기와 감동을 모으고 싶다는 상업만화의 원칙이 너무나 멋지게 그려지고 있으니까. 답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은 36권까지 쭉 읽어봐주시길. 아직 이 만화를 못 보신 분이라면 너무 큰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그 당연스러운 답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들 습기에 찬 눈을 섬광처럼 빛내주길 바란다.)
  소년점프의 무수히 많은 '섬광처럼 빛나는' 히트 작들 속에서도 이 만화가 특히 빛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단순하지만 쉽게 하기 힘든 답'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서 읽는 사람에게 거의 철학적인 영역을 뛰어넘어서 '그래 맞아' 하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영역에 도달했으니 이 만큼 '왕도적인 교훈극' 만화도 정말 드물 것이다.
  한낱 '애들 보는 만화'임에도 이렇게 (소년의 마음을 가진) 어른들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을 들려주는 자체가 이 만화의 중심적 주제이며 가치일 것이다.
  게다가 그런 '교훈'을 주기 위해서 괜히 심각한 척 복잡한 세계관과 이런저런 잡다한 가치관을 설정하고 머리 굴리는 것은 필요없이, 작품 속의 캐릭터들이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으며 그게 작품의 세계관과 주제를 잘 드러내고 있는 '그런 생동감'이 이 작품의 힘 중 하나일 것이다. 본래 존재하는 '명작 동화' 급의 서브 컬쳐 세계관에 작가가 애정을 담아서 이렇게 자신이 느꼈던 뭔가를 자연스럽게 풀어놓고 그걸 설파하고 있으니, 서브 컬쳐의 2차 창작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진수의 영역'이기도 하고 말이다.

 - 이 만화의 그림 작가인 이나다 코지는 압도적일 정도의 리얼한 (팬티) 작화로 유명한 전영소녀나 I's 같은 작품을 그린 카츠라 마사카즈의 어시 출신이라고 하더라. 의외로 단순화된 그림에서도 적당히 색기 있는 여자 캐릭터들을 그려내지만 의외로 노출이나 그런 색스러운 부분보다는 순수하고 풋풋한 동경의 존재로써 연애를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작에 해당하는 RPG에서 그려지는 내용 한계 상 적당히 애들 수준에 맞춰진 만화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색기나 연애 코드 같은 걸 어필하지 않는다고 할까(생각해보면 구출한 공주와 같이 여관 들어가는 거야 참 능글 맞은 표현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만화의 '소년 만화적' 특성 때문에 연애 관련은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잘 띈다고 할까. 포프와 흉켈, 마암의 삼각관계 아닌 삼각관계는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리 재미는 없지만, 포프의 고백은 역대 소년 점프의 여러 만화 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명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사실, 수줍음 많고 말 잘 못하는 필자 같은 아이들에게는 포프가 결코 '남 일이 아니게' 보일 것이다.
  이 포프라는 친구는 전형적인 초딩 찌질이 캐릭터에서 몇 번씩 성장과 변모하며 용기없는 고백남 지망생까지 거치면서, 성장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소년들의 다양한 형태를 한번씩 다 거치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은 이렇게 멋진 고백 장면까지 배정 받았으니 독자들의 인기와 작가의 편애가 섞여서 태어난 명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27권에서 마암에 대한 포프의 고백, 그리고 그에 이은 마암의 답변은 아마도 근 10년간은 나오지 못할 소년만화 사상 최고급의 '풋풋한 사랑'이 아닐까. 그리고 그 풋풋함은 결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보편적인 공감과 가상 속 체험의 영역에 도달한 것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왕도라는 표현이 남발 되고 있지만, 소년 만화의 또 다른 왕도격인 작품인 [드래곤 볼]같은 우수한 걸작 만화에서도 본격적인 남녀간의 연애에 관해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 만화는 배틀 연속의 만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최상급의 연애와 그에 의한 캐릭터들의 성장을 그려냈다는 면에서, 다른 왕도급 작품들을 뛰어넘는 영역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이 만화가 다른 배틀 만화와 차별되는 뭔가에 도달했다는 증거이다.
  = 이 만화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하지만 늘 잊혀지는) 연애 팩터는, 흉켈에 대한 에이미의 고백일 것이다. 그나마 초반에 색기 요원이자 '보결'으로 등장한 파프니카 삼현자 중 한 명인 에이미와 흉켈의 접점은 그리 없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중반부터 계속 에이미의 일방적인 대쉬가 시작되고 있었고, 나중에는 처절하게 매달리는 고백 장면까지 붙어 버린다. 하지만, 정작 흉켈이 에이미를 찬(?) 것은 마암과도 맺어질 수 없다는 암시였고, 결과적으로 마암에게도 '포프에게 가봐'라는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솔로 부대 흉켈이 유지되어 버린다.
  일단 초반에 꽤 강하게 나왔지만 너무 일찍 격파되어 동료가 된 탓에 어느 사이에 큰 파워업 없이 몸빵 캐릭터가 된 흉켈인지라, 매번 반 죽어서 더 이상 못 싸운다고 하면서도 몇번이고 일어나서 또 싸우는 것의 반복으로 동정 아닌 동정표까지 얻고 있는 것이 투사 흉켈이다.
  '속죄'라는 측면에서 봐도 흉켈은 거의 금욕적이고 지나친 고행을 하고 있는 셈인데, 그런 흉켈의 자학적 모습에 대한 반대급부인지 몰라도 작가진은 흉켈에게 에이미를 붙여주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흉켈은 '난 지금 여자를 사귈 여유가 없다' 하는 식의 고3이나 대학교초년생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둘이 잘 연결되었다고 말하긴 뭣하고, 마지막 권에서도 흉켈과 라하르트가 같이 가는 걸 뒤에서 스토킹하는 에이미를 살짝 비춰주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 쪽도 어떤 의미에선 어린 아이같은 풋풋한 레벨에서 벗어나진 못한 셈이다. 그리고, 왠지 구색이자 고생한 인기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서비스 같아 보이는 면도 있고.
  좀더 구체적인 이야길 말한다면 포프에게 여자가 두명이 붙는 꼴이 되었으니, 마암과 흉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어서 솔로인 흉켈에 대한 작가진의 '보완'이 아닐까 싶다. 유일하게 이 만화에서 약간 작위적인 팬 서비스 성 부분이 아닐까 싶은 부분이다. 뭐, 본인이 여성이 아닌 탓에 정확히 말하긴 애매하지만, 이 만화를 보았던 여성들의 경우엔 포프와 마암의 풋풋한 사랑보다는 흉켈이나 바란 쪽의 비극적인 사랑이 조금 더 괜찮게 보였던 층도 없진 않았던 것 같으니 나름대로 괜찮지만 아쉬운 커플링이라고 할까.
 - 마지막으로 언급해야 할 것이, 바란과 소알라로 대표되는 '구시대 적인' 몸빵 사랑이다. 전반적으로 밝고 순수하며 '미래 지향적인 소년만화'인 이 만화에서 유일하게 클래시컬한 비극의 분위기를 품고 있는 애정 관계인 탓에, 작가도 그냥 옛날 사건 회상 속에서 슬쩍 언급하고 넘어가는 부분인데, 그와 동시에 '싸우는 남자와 모성적인 여자'라는 이런 배틀 물에서 흔히 등장하는 관계를 굉장히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느낌으로 끌어올리게 되는 것이 소알라이다. 버언과의 결전에서 쌍용문으로 2단 변신(?)을 한 타이 앞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환영이 나타나는 부분은 드래곤 퀘스트5편에서 보여준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이랄까 그런 '끈끈한 유대'가 느껴지기도 해서 조금은 찡한 부분이기도 하다.
 = 타이의 어머니 소알라는 작중에서 큰 비중은 없지만 평범하면서도 이상적인 느낌으로 그려져서, 소알라가 갖고 있던 모성은 바란에게도 타이에게도 '인간미'를 상징하는 중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막상 타이와 레오나의 감정이 단순한 동료 이상인지 어떤지가 애매해서 타이가 레오나에게 바랬던 게 무엇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뭣한데, 굳이 말한다면 일본 식의 '소꼽친구'이자 '같이 놀았던' 단계의 호감과, 용사와 공주라는 맺어지기 힘든 단계의 중간에 걸친 그런 관계라고 할까.
  나중에 버언의 입으로 레오나의 타이에 대한 '개인적 호감'을 언급당하면서, 그 때 레오나는 슬쩍 부끄러운 것인지 아니면 마음 속 어딘가에 짚이는 게 있는지 모를 애매할 표정이 나왔는데, 만약에 이 만화의 종결 이후에 타이와 레오나가 연결되었다고 할 때에 어쩌면 타이도 바란과 같은 사태를 겪게 될지도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레오나는 소알라에 비교해서 좀더 자기 주장이 강한 대찬 성격의 여자였기 때문에 신하들을 억눌렀을 것이고, 아방과 플로라 및 에이미와 흉켈이란 비슷하면서도 다른 관계도 있기 때문에 결국 바란 때문에 죽은 소알라 때처럼 그렇게까지 막나가진 않을 것 같긴 하다. 만약에 타이가 돌아온다고 해도 바란의 비극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것이 이 만화의 '긍정적인 정의'가 가져온 힘이고 결과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거와 다른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 이 것이 바로 이 만화 속에서 그려지는 과거의 잘못이 고쳐져 나가는 그런 '흐름의 변화'이자 '성장하는 인간들의 모습'일 것이다. 이런 가능성들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만화가 본질적으로 소년만화이기 때문에 갖고 있는 '희망적'인 면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담이지만, 본인이 어렸을 때 봐왔던 한국 만화들은 어딘가 어둡고 부정적이었다. 공포의 외인구단도 그렇고 폭풍의 다이아몬드도 그렇고. 막상 그 빡빡한 환경 안에서 희망을 그려내는 만화는 외려 일본 만화였다는 사실이 왠지 더 슬프다. 여유가 여유를 낳는 것일까. 나이를 먹어서 희망적인 만화를 더 찾게 되는 것은 또 왜일까.

 -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이 만화는 '원작'이 있다. 원작이 소설이나 영화같은 그나마 남들도 쉽게 생각하고 많이들 일반화가 되어있는 대중문화 매체가 아닌, 게임이라는 지금 현재로썬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확실히) 약간 매니아 지향이고 젊은 층에게만 알려져있는 매체를 원작으로 하는 만화이다. 다름아닌 제목 그대로 [드래곤 퀘스트]라는 게임이 원작이 되는 만화이다. (타이의 대모험 같은 경우는 게임원작자의 감수를 받아서 제작된 만화이다)
  결국 이 작품은 소위 말하는 캐릭터 각색물인 셈이다. 물론 그 각색의 대상이 되는 원작은 일본 최고의 인기를 지닌 게임이기도 하다. 물론 한 때는 '드래곤 퀘스트 피버'니 뭐니 하는 아이들의 신드롬같은 것도 몰고 다녔던, 일본 내에서 가장 막강한 인기를 자랑하던 게임이고(최근에야 다른 게임들이 워낙 뛰어나게 나오는 관계로 그렇게 특별하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은 아니지만), 이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만화는 이 만화 외에도 여러가지가 더 있다. 솔직히 만화적 재미나 완성도를 생각해보면, 같은 드래곤 퀘스트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만화 중에서도 의외로 차이가 꽤 난다.
  게임 원래의 이미지를 생각해본다면 애니메이션판 [드래곤 퀘스트 - 아벨의 모험](=국내에선 '아벨탐험대'란 제목으로 방송했었음)이 토리야마 아키라의 캐릭터나 원작이 되는 게임인 [드래곤 퀘스트] 특유의 썰렁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된다. (뭐 게임의 캐릭터 디자인인 토리야마가 애니 쪽의 디자인도 맡았으니 일단 보는 맛에 있어선 차이가 안난다)
 = 뭐, 애니메이션은 제쳐두고라도 우선 만화로써의 완성도를 생각해 본다면, 이 만화보다도 솔직히 [드래곤 퀘스트 외전 '로토의 문장']쪽이 좀더 진지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을 거다. 물론 이 쪽은 몬스터들의 세부묘사가 더 뛰어난 그림 쪽의 공도 있다. 하나의 이야기로써 볼 때에 영웅담이라는 본질을 잘 지키면서도 각종 교훈과 어른 취향의 진지함을 버리지 않았다는 면에 있어서 이 '로토의 문장'이란 작품도 결코 떨어지는 물건은 아니다. 외려 일본식 판타지의 반전 중심의 에스칼레이션 면이나 원작 게임의 외전 적 측면이란 점에서는 로토의 문장이 타이의 대모험보다 조금 더 나을 수도 있다. 결국 타이의 대모험은 마법 체계 등의 세계관 일부, 제목만 빌려온 다른 세계 이야기니까.
  그러나, 굳이 '로토의 문장'이나 드래곤 퀘스트 원작의 다른 만화 및 애니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굳이 이 타이의 대모험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이 만화가 나름대로 현재 일본 소년만화의 정형성과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나름대로 그 조류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물론 이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 글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 생각이니까... 넘어가 주시고, 어쨌든 본론으로 넘어간다면,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이 만화는 일본에서 가장 잘나갔던 주간지 '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이다. 장기 연재작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무한정으로 끌어갈 가능성도 있었고, 실제로 이 만화는 37권이란 긴 시간 동안에서 파워업 에스칼레이션이 몇번이고 행해지면서 적도 계속 추가되는 식으로 내용이 늘어나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연장'도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한 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버려지는 캐릭터 없이 복선이란 복선은 대충 거의 다 이용된 체로 철저하게 잘 팔리고 있는 것이 이 만화의 장점일 것이다.
  뜻 밖의 아이템이나 등장인물로 사건이 해결 되어 지나간 다음에, 설명 용의 회상씬이 약간 남발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런 걸 모두 대충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이 만화의 흡인력은 대단했다. 단순히 재미있고 요령 좋게 길게 끌었다는 것 이외에도 종래의 소년점프 만화와는 달리 어른들의 중요함도 강조하고 있으며, 단순히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이기 이전에 어른들에게도 먹힐 만한 코드를 많이 갖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삶'이란 것에 대한 소년만화적 간단 정의도 그렇고, 원작을 어렸을 때 즐겼던 어른 팬들에게 뜻 밖의 큰 선물도 주고 있기 때문이다.
 = 이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던 '원작에 해당하는 게임'에 관련된 부분인데, 후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어른들을 위한 배려로, 아방이나 선대 용사의 파티 멤버들에 해당하는 마트리프나 브로키나 등의 인물에 대해서도 멋들어진 에피소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암의 탄생을 언급하면서 미스트번의 무적성 및 대마왕 버언의 정체에 대한 복선과 설명까지 깔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초반에 어린 제자들을 지키기 위해 멋지게 퇴장하는 아방의 부활 에피소드는 스토리를 정리하기 위한 작가진의 히든 카드이기도 했지만, 그 시점에서 아방의 역할이란 것은 단순한 배틀 멤버의 추가가 아니라 타이와 동료들이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가라는 '도덕적 덕목'의 상기이면서, 제자들인 타이와 동료들 이외에 독자들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라는 식의 일종의 롤 모델로 확실히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다음 세대를 이어가기 위한 브로니카의 명 배틀 부분은, 비록 가상세계의 이야기였다고 하지만 아이들을 싸움의 영역으로 내몰 수 밖에 없었던 어른들의 체면을 위한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 이런 식으로 이 작품은 소년 만화지만 어른들의 체면을 위한 장면도 많이 존재하며, 그와 동시에 원작이 있는 작품답게 어른이 된 원작 팬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배려는 성장하여 어른이 된 원작 팬들에게도 먹히는 훌륭한 것이었다. (작가 커멘트 등지에서도 곳곳에 작가의 원작 게임 드래곤 퀘스트에 대한 애정이 우러나는 멘트가 많았었고, 특히 "내 부하가 되지 않겠는가?"라는 최종 보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어떻게 그려낼지 고민했었다는 작가의 커멘트 같은 것은 나름대로 깊이 와닿는 부분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구식의) '드래곤 퀘스트 원작 풍의 가짜 용자' 데로링 일행이 폭파 직전의 검은 핵을 막기 위해서 "이런 한적한 곳에도 용자님이 계시니까! 비록 가짜지만 말이야!" 라고 나왔을 때에 원작 게임의 팬들은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필자에겐 이 장면에서 원작 게임의 단순한 재해석이자 소년만화 적인 변형이 아니라 작가진들이 스스로 '자신들과 독자들을 행복하게 했던 원작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것으로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뭐랄까, 그 순간 필자는 원작 게임을 통해서 용자의 이야기를 쫓아왔던 '무수한 가짜 용자 중 하나'로써 잃어버린 청춘을 보답받은 기분이 되었다고 할까. 여러 미국RPG 중 울티마 같은 한 가지 게임 스타일의 아류작 게임에서 시작했던 드래곤 퀘스트가 단순한 게이머들 간의 전설을 뛰어넘어서 이렇게 훌륭한 팬 픽션이란 2차 창작을 거치고, 그 2차창작물을 통해서 옛날 게임을 했을 때를 회상하고 공감하는 팬들이 나올 수 있다는 건, 단순한 팬으로써의 행복을 뛰어넘는 저 물 건너 나라 서브 컬쳐계의 작은 복이리라. 조금 (심히) 부럽다.
 = 그리고, 또 하나. 36권에서 타이가 고메에게 했던 "같이 또 놀자"는 말은 게임에게 있어서 최고의 칭찬이자, 모든 게임 기획자들이 듣기 바라고 꿈꾸는 말일 것이다. 정말 어렸을 때에 좋아했던 게임이라면 속편이 나오길 계속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속편을 하는 사람들은 속편을 통해서 처음 이 시리즈를 접했던 때의 어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게다가, 이 만화는 원작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로 감동 받을 수 있는 그런 물건이니까.
  고메로 그려지는 '지상 최강의 슬라임 전설'이라던가, 고메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던 기억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는 그 장면은 뻔하다 싶은 일본식 '和'의 표현이지만 그 자체는 분명히 감동적이었다. '내일 하루를 더 살기 위해 오늘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정말로 반짝이지 않을까' 싶은 정도가 된 명 캐릭터 포프와,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서 마스코트 노릇을 충실히 해왔던 고메는, 원작의 플레이어와 원작을 상징하던 마스코트로써, 2차 창작물 안에서 원작을 되새기는 차원을 뛰어넘어 원작과 이 2차 창작작품을 즐겨온 사람을 멋지게 연결시켜주는 최대한의 배려였으며, 아련하게 빛나는 결과였다고 하겠다.
  생각해보면 원작 게임의 '용자'에 대응되는 타이와, 플레이어와 독자의 감정이입역인 '용자 지망생 출신의 조역' 포프란 2인 구도에, 마스코트 캐릭터들을 비롯한 곁다리 인물을 끼워 넣는 것 만으로 이 만큼 이야기를 키울 수 있었던 작가의 역량은, 작가 스스로가 원작 게임을 진정으로 아끼고 즐긴 팬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단순히 주인공의 대리였던 플레이어가, 주인공과 대등한 레벨이 되도록 성장할 수 있었다는 그 자체가 '원작을 동경한 작가가 같이 성장해온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결과일 것이다.
  게다가, 타이가 원작 게임을 상징하는 코드인 마스코트 캐릭터 '고메'에게 남긴 작별의 말 '그 때엔 나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닐지도 몰라' 라는 대사는 아동시절을 드래곤 퀘스트 원작 게임들과 함께 보낸 어른들에겐 오마쥬를 뛰어 넘어 그 이상의 '달콤쌉싸름한 뭔가'의 영역에 도달한 대사일 것이다. 단순한 감동과 추억 뿐이 아니라 함께 '이런 걸 공감할 수 있게 해준 나의 어린 시절에 후회는 없다'라는 그런 기분이랄까.
  결국 타이의 대모험은 내가 본 게임 원작 만화에서 원작에 대한 오마쥬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원작을 뛰어넘는 무언가의 영역에 도달한 최초의 만화가 아닐까 한다. '청출어람'이란 말이 결코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막상 본인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5편 이후로 거의 하질 않았으니 이 평가는 수정되어야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원작인 드래곤 퀘스트 게임의 5편(1992년)의 3대 간에 걸친 가족 간의 이야기는 생각해보면 이 타이의 대모험(1989년 연재 시작)의 영향도 없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니, 이런 원작과 2차 창작간의 영향력에 대한 추측이 가능하다는 자체로 이 작품은 정말로 청출어람의 영역에 도달한 캐릭터 상품군 중 하나일 것이다.
  여담이지만, 포프의 주문 메드로아를 비롯한 이 작품의 오리지날 기술 몇 가지는 결국 게임판에도 나온다. 어떤 의미로던 최고급의 경의에 대한 원작자의 배려일 것이다(메드로아는 원작 게임에는 없던 만화 오리지날의 주문임. 아마 게임보이용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시리즈에서 화염 마법 쓰는 몬스터와 빙결 마법을 쓰는 몬스터가 같이 있을 때에 합체기 비슷하게 메드로아가 성립되는 게 게임 시리즈에서의 첫 등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팬과 작가 층이 주고 받아가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서브컬쳐 층이 얇고 그런 인프라가 부족한 이 쪽에선 그저 부러울 뿐이다.

 = 이 만화는 TV애니메이션화도 되었다. 원작 만화가 완결되기 전에 시작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어중간한 시점(VS바란 전투 종료 시점)에서 끝나버리는 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이야 말로 다시 한번 TV시리즈로 만들어질 가치가 있다. 어떤 의미에선 TV애니메이션의 어중간한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이 원작 만화가 더더욱 힘을 얻어서,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한 결과가 37권까지의 이 작품에서 그려진 '완성된 소년만화의 한 형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워낙 인상 깊었기 때문에, 같은 스탭의 오리지날 작품인 [모험왕 비트]는 차마 볼 생각이 안난다. 타이의 대모험을 군에 있을 때에 진짜로 행보관에게 얻어 맞아 가면서 대원판 단행본을 몰래 사서 완결을 봤던 팬 아닌 팬의 입장에서, 이 작품에 대한 추억을 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결국 초반 몇권 빼고는 태반을 군부대에 두고 제대했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이 스스로도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 작품의 인상은 깊고 굵었다.
  물론 이 만화가 시작할 때에 연재 중이였던 [드래곤 볼]나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슬램 덩크]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지명도나 인기도는 떨어지는 만화였고, 이 것은 이 만화를 국내에 들여왔던 대원동화측의 만화잡지 '소년챔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인기있는 만화라고 볼수 없었던 상황인데도 꾸준히 지속되어, 결국은 단행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재대로 끝이 지어졌다. 어떤 매니아층의 지지로 인한 이 만화의 생명력이나 인기에 대한 예찬은 아니다. 단지 일부의 아는 사람 만이 알아주어도 좋으니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써 게임 원작 만화 중에서도 볼만 한 것이 있다, 라는 좋은 선례로 이 작품을 전하고 싶은 기분이 있다고 할까.
  좋건 싫건 간에 - 일본 측과의 계약때문이였던, 아니던간에 - 이 만화의 결말을 우리나라에서 볼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재미있는 일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만화의 결말이 과연 한국 만화계에는 어떤 의미로 받아 들여질지는 미지수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 그리고, 재판이자 완전판이란 명목으로 대원에서 다시 나왔는데, 이 쪽의 번역은 대략 563배 구려졌으니 조금 난감하다. 차라리 그림 수정에, 의역에 오역까지 좀 있긴 했어도 소년 만화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던 구판의 번역이 더 맘에 든다. 뭐, 우리의 카리스마이시던 아방 선생님이 '당근이쥐' 하는 부분에서 완전판을 접었다는 사람도 있었으니 말 다 한거지만. 더욱 서글픈 것은 그 후줄근한 번역도 보다보니 익숙해지는 게 더 서럽고 슬플 지경이었다. "이런 뚜껑열리는 빠가사리" 같은 사태가…. 사람은 결국 적응하는 동물이니 개정판의 악덕 번역에도 대충 익숙해져 갔고, 이 작품도 요즘의 다양한 작품이 밀려나오는 세태에는 추억의 작품 중 하나로 밀릴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공이 덜 들어간 개정판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고 받아 들여야 할 일이다.

  단순히 대놓고 만드는 최루물부터 시작해서, 세상에는 무수한 만화가 있다. 이 만화는 소위 배틀 연속 무한 쌈질 반복의 만화로 비춰지기 쉽지만 그 안에 '왜 싸우는가?' 같은 것부터 시작해서 작품의 주제와 함께 희망찬 기분을 함께 이끌어 내어 문자 그대로 '감동'을 갖고 있는 왕도적 작품임은 틀림하다. 너무 지나치게 왕도에 충실한 탓에 좀 식상한 면이 없진 않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작품을 한번 봐둘 필요가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 소녀라고 해도 마찬가지. 요 근래의 '소녀 점프'틱한 일본의 주간점프 연재작들을 생각해보면, 이 작품 만큼 올곧은 심성을 가진 남녀노소들에게 전반적으로 어필할 만한 '왕도'급 작품을 다시 보는 건 언제일까. 물론 그 때의 그 기분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서 아직도 만화책을 뒤지는 사람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설령 어른들이 세상의 어두운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꾸며진 진실과 감동이라고 할지라도, 그 때에 얻은 감동과 작은 교훈은 정말로 진짜였다고 믿으니까.

  "그래서 다들 열심히 만화책을 보는 거야."

  이 만화에서 배운 교훈 하나를 마지막 까지 잊지 않고 써먹을 수 있기를 모든 블로거들과 함께 바라며….

P.S. : 해들러는 마지막에 타이 일행의 동료였으니, 이미 '마왕'이 아님. 생각해보면 크로노 트리거의 '마왕'이 문득 생각나는 바.
어차피 저런 세계관의 마왕은 보통 동료가 될 가능성이 있는 '중간 보스'로 끝나는게 보통. 해들러는 마지막까지 츤츤 거리다가 불꽃속에서 포프와 뜨거운 사랑을… (자폭)
by 다인 | 2005/06/20 07:33 | 서적과 전단지 | 트랙백 | 핑백(2)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saickho.egloos.com/tb/104167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Purgatorium : 문득.. at 2008/02/23 11:50

... '졸라짱센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 그 세계관의 암묵적인 법칙들 조차도 다 씹고 들어가는 게 보통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그러고보면 고등학교 때에 본인이 구했던 타이의 대모험 해적판 '드래곤 캐스트' 버전을 보고서 감동받았다는 반 친구가 있어서 "뭐가 그리 감동적이었는데?" 라고 물어보니 이 친구 왈, "보통 평범한 인간 ... more

Linked at Purgatorium : 무장.. at 2014/06/22 14:44

... 타이의 대모험</a>]에서 흉켈이 힘을 쓰러트리고 "승자에게 패자의 뭔가를 빼앗을 권리가 있다면, 나는 내게서 죽을 권리를 빼앗겠다. 동료가 되라곤 안할 테니, 우리들과 살아남자." 이런 느낌이라고 할까. 일단 작가 자신이 빠삐용 빠돌이처럼 굴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귀결이긴 한데, 좋은 결말이긴 하지만 과연 이걸로 빠삐용이 아닌 쵸노 코사쿠가 납득할 수 있을까 싶다. 물론 이 만화에서 어떤 의미론 카즈키가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통해서 ... more

Commented by Sion at 2006/03/25 10:03
오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_< 말씀하신대로 正道를 당당히 걷는 것의 힘을 알게 해준 작품이라 정말 감회가 남다릅니다;ㅁ;)b 요즘 아이들도 각박한 현실 반영물보단 이런 작품을 먼저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만 음...;;
Commented by 지사나 at 2006/03/26 14:49
열심히 모아서 창고에 넣어뒀다가 곰팡이쓸어서 버렸던 아흑..ㅜㅜ
Commented by DIVE at 2006/12/16 16:09
음음, 정말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6/12/17 19:58
아니, 찌질 4류 마왕 헤들러가 진정한 마왕이 되는 얘기는 왜 빼놓으신 겁니까요 ?(쿠쿵)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1/28 11:18
아 정말 잘 읽었습니다;ㅂ; 정말 포프는 명대사 제조기이기도 하죠. '나의 여신은 뺨을 때리지!' 라던가, '널 해치우고 사람들을 구한다. 순서가 맞잖아 뭐가 이상해?' 라던가, '섬광처럼 살다 죽겠어. 그게 인간의 방식이야.' 라던가. 정말 정말 좋아요. 츤데레 대마왕 해들러도 어찌나 멋있어지시는지. 휴. 솔직히 6대단장 중에서도 특별히 '아주 미운'놈은 없었네요. 다들 개성도 강하고. 각자 역할에 충실해서. 정말 걸작입니다.
Commented by Cecil at 2007/04/09 01:2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드래곤 퀘스트를 6탄까지 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드래곤 퀘스트 5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흉켈의 '그랜드 크로스', 바란의 '기가데인', 포프의 '베탄'이 추가되어서 나옵니다.

나중에 '메드로아'까지 게임에 나오게 되는지는 몰랐네요.^^;
Commented by 녹슨 at 2007/04/23 10:11
괜히 심각한 척 복잡한 세계관과 이런저런 잡다한 가치관을 설정하고 머리 굴리는 것은 필요없이, 작품 속의 캐릭터들이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다. 동감입니다!
Commented by 아아 at 2007/07/19 01:01
정말 내가 제일 좋아하는만화..
초딩때본거랑 지금 스물하나가 되서 본거랑 느낌이 또다르다.
간간히 눈물 핑도는 장면도 꽤나 많이 나오는 타이의 대모험 하~~
글쓴이님대로 2부가 정말 나왔으면!!!!하는 최고의 작품.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

- 불펌, 무단 전제 금지 : Copyright © 2004 by (엄)다인, All rights reserved. -


이글루 파인더

태그
최근 등록된 덧글
댓글도 댓글이지만 본문이나 ..
by 잠본이 at 05/22
시즌2가 나오는게 맞았겠지만 ..
by DAIN at 08/21
업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1...
by 서린언니 at 08/21
오래 기다렸습니다.
by sKENDaeL at 07/09
간간히 나오는 정치질의 무서움..
by 주사위 at 07/09
적군 측 조연만 죽여서 그런지..
by sKENDaeL at 06/26
일단은 본편에선 아르헨티나 ..
by DAIN at 06/24
이번주도 본방사수 실패했습..
by 주사위 at 06/19
류가 초기에는 흑인이였다고 ..
by sKENDaeL at 06/18
머 시대를 생각하면 내용을 꽉..
by DAIN at 06/17
이번 주에는 무사히 놓치지 않..
by DAIN at 06/17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퍼스트..
by 주사위 at 06/11
늘어지는 부분없이 빠르게 진..
by sKENDaeL at 06/11
결과적으로 탈주는 성장을 위..
by DAIN at 06/10
하지만 그 첫출격은 전투가 ..
by DAIN at 06/10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
by 주사위 at 06/04
앞으로의 모든 건담 스리즈의..
by 무지개빛 미카 at 06/04
전뇌조 > 막장 테크 일직선..
by DAIN at 06/03
아버지 노릇이 처음이라 부족..
by 전뇌조 at 05/28
잘린 것은 아쉽지만 섬나라 ..
by DAIN at 05/28
최근 등록된 트랙백
201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Light . Make . Enjoy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
by 잠보니스틱스
스타트렉 다크니스
by 잠보니스틱스
009 RE : CYBORG
by 잠보니스틱스
다소 마이너한 크로스오버 하나
by 잠보니스틱스
모든 것은 예비군으로 통한다
by 잠보니스틱스
치마와 아이돌.
by ☆드림노트2☆
어린 호무
by 잠보니스틱스
익명의 제보자가 보내준 사진
by 잠보니스틱스
[바톤] 나를 2차원에 눈뜨게..
by 잠보니스틱스
그, 그런 수가 있었다니!
by 잠보니스틱스
극장판 호빵맨 : 쓰레기맨의 별
by 잠보니스틱스
잠본이를 말해주는 3가지 키..
by 잠보니스틱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
by 잠보니스틱스
세기의 결전
by ☆드림노트2☆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극장..
by 콩바구니의 그림일기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by 잠보니스틱스
소년 일지매
by ☆드림노트2☆
뭣이! 독수리 오형제도 실사화?!
by 잠보니스틱스
MARVEL MOVIES : 어메이징..
by 잠보니스틱스
이전블로그
2023년 05월
2021년 01월
2020년 12월
2020년 08월
2019년 07월
2019년 06월
2019년 05월
2019년 04월
2018년 05월
2017년 06월
2017년 04월
2017년 03월
2016년 12월
2016년 11월
2016년 09월
2016년 06월
2016년 05월
2016년 01월
2015년 10월
2015년 08월
2015년 07월
2015년 06월
2015년 05월
2015년 04월
2015년 02월
2015년 01월
2014년 12월
2014년 11월
2014년 10월
2014년 09월
2014년 08월
2014년 07월
2014년 06월
2014년 04월
2014년 03월
2014년 02월
2014년 01월
2013년 12월
2013년 11월
2013년 10월
2013년 09월
2013년 08월
2013년 07월
2013년 06월
2013년 05월
2013년 04월
2013년 03월
2013년 02월
2013년 01월
2012년 12월
2012년 11월
2012년 10월
2012년 09월
2012년 08월
2012년 07월
2012년 06월
2012년 05월
2012년 04월
2012년 03월
2012년 02월
2012년 01월
2011년 12월
2011년 11월
2011년 10월
2011년 09월
2011년 08월
2011년 07월
2011년 06월
2011년 05월
2011년 04월
2011년 03월
2011년 02월
2011년 01월
2010년 12월
2010년 11월
2010년 10월
2010년 09월
2010년 08월
2010년 07월
2010년 06월
2010년 05월
2010년 04월
2010년 03월
2010년 02월
2010년 01월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2007년 09월
2007년 08월
2007년 07월
2007년 06월
2007년 05월
2007년 04월
2007년 03월
2007년 02월
2007년 01월
2006년 12월
2006년 11월
2006년 10월
2006년 09월
2006년 08월
2006년 07월
2006년 06월
2006년 05월
2006년 04월
2006년 03월
2006년 02월
2006년 01월
2005년 12월
2005년 11월
2005년 10월
2005년 09월
2005년 08월
2005년 07월
2005년 06월
2005년 05월
2005년 04월
2005년 03월
2005년 02월
2005년 01월
2004년 12월
2004년 11월
2004년 10월
2004년 09월
2004년 08월
2004년 07월
2004년 06월
2004년 05월
2004년 04월
2004년 03월
포토로그
메뉴릿
게임뮤직 웹링
get pdf rss

skin by 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