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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6월 23일
멋진 과학으로 지키렵니다!

멋진 과학으로 지키렵니다!
すごい科學で守ります!


 - 혹자에겐 지상 최강의 동인작가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듣고도 있으며, 그와 동시에 작가 자신 나름대로의 세계관을 확고하게 세우고 있는 오리지날 세계관인 [맵스]등의 작품을 대표작으로 가지고 있는 만화가, 하세가와 유이치 선생의 훌륭한 필력과 그림으로 일궈진, 어떻게 하면 "수퍼 전대의 메카닉들이 현실세계에서 그럴듯 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전략적으로 어떻게 운용될 수 있는가~" 에 대한 냉정하고도 애정이 담긴 고찰을 하고 있는 책입니다. 예, 한마디로 리얼리즘에 입각한 수퍼 전대 시리즈의 개뻥식 합리화 작품입니다.
  그런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한번 읽어보시면 이 책의 가치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유치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설령 원작이 유치한 아동대상이었다고 해도 그 원작들을 보고 자란 어른들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꾸며내는 과정 자체는 결코 유치한 작업이 아닙니다. 이 것은 최고의 애정 표현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레벨의 일입니다. 건담에 역사적 가치를 부여하고 밀러티리 풍의 무게감을 주는 것이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설정 놀음이듯이, 하세가와 씨는 이 책을 통해서 여러 종류의 특촬물 중에서 가장 고정적인 공식이 확립되어 굳어져 버린, 그래서 뻔하고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는 전대물이라는 것을 현실적이고 대충 앞뒤가 맞게 일반적으로 뒤집고 있습니다. 이 것 자체도 굉장한 노력과 애정의 표현입니다.
 = 일단 몇십미터 짜리 거대 로봇이 하늘을 날고 그러는 게 말이 되건 안되건 간에, 과학적인 근거가 있건 없건 간에... 이 책에선 전대 시리즈의 세계관을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흐름과 설정의 재정비를 해주고 있습니다. 도저히 날 수가 없을 것 같은 요상한 메카닉들이 나온다고 해도 소위 '덴지 추진 시스템'이라던가 하는 것을 가져다 붙여서 그럴듯하게 꾸며내고 있지요. 작가 자신이 만화가이고 이런 SF적인 세계관의 창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습니다만, 단순한 팬 픽션의 레벨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가 자신의 애정이 듬뿍 담긴 세계관의 재창조를 통해서 '말이 되게 꾸며내는 자체'가 작가의 애정 표현이며, 독자가 그것에 공감하는 자체 또한 애정표현이 됩니다.

 - 사실 이 책을 보고나면 소위 [공상과학대전] 시리즈엔 코웃음만 나오게 됩니다. 이 책 자체는 SF적으로 그리 큰 가치가 있는 건 아닙니다. 여러 특수 메카닉들의 존재 성립을 위하여 실존하지 않는 물질이나 기술을 이용한 해결책들이 쓰이니까요. 다만,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을 하나의 전대 월드라는 세계관 아래에서 통일된 규격과, 어째서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이어져왔는지, 어떻게 메카닉들이 변해왔는지 하는 그런 계통적인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가면서, 마치 건담 월드와 같은 소위 '설정 놀음'의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데 있겠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책은 비웃자고 쓴 게 아니라, 같이 즐기자고 쓴 책이란 것이 다르겠지요. 책에서 느껴지는 작품에 대한 애정의 척도 자체가 급이 다릅니다. 국내에서 나온 무수한 창작 작품들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세계관의 합리화를 시키려고 한 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어떤 의미에선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자체가 저 쪽 물건너 나라의 자체 서브 컬쳐에 대한 인식도가 다르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부정적으로 까댈려고 덤비는 책과, 어떻게든 이루어보고 싶다~ 라는 꿈이 담긴 책의 차이가 이렇게 날 수 있다는 건 대단합니다.
 = 팬, 그것도 보통 팬을 뛰어넘는 열성 팬이기 때문에 가능한 고급 동인지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만, 단순한 동인지가 아니라 애정을 담고서 그 애정을 남에게 알리는 것 뿐이 아니라, 장르와 대상 매체 자체에 설득력을 부가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애정이란 건 어떤 의미론 단순한 제2차 창작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 세계에 대해서, 그 가상세계를 자신과 똑 같이 즐기고 있는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설득력 있게 말을 붙이고 한다는 게 어떤 의미론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위대한 대중 지향의 컬트 장르를 최대한 일반적이며 충실한 가상세계로 다시 되새김질 한다는 것의 가치는 결코 만만한게 아닙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위대함은 본래 문자로 쓰여진 소설의, 영화란 다른 매체를 통해서 충실한 영상적 각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것 뿐이 아니라, 매체를 바꿔가면서도 그 원작에 대한 충실한 고증과 애정을 담고 그 것을 작가 나름대로 훌륭하게 표현하여 이해, 동감 시키고 있다는 걸 화면 상에서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 있지요. 이 책의 가치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나라에 사실은 태권브이가 없다는 걸 우리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태권브이가 있어서 그걸 눈으로 볼 수 있다면 팬이자 어렸을 때의 소망충족과 함께 우러날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거겠죠. 그런 기쁨을 나눈다는 심정으로 쓰여진 책이란 게 이 책의 가치일 겁니다. 어떤 의미론 이 책의 작가, 전대물의 원 제작자, 그리고 독자가 모두 같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이 책의 분석 대상인 수퍼 전대 시리즈란 가상 이야기에 대한 대상과 범주를 뛰어넘는 애정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나이 먹은 팬들이건, 어린 아이들이건 간에 아아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놀라고 기꺼워 하는 식의 묘한 정서적 동질감일 겁니다. 이 책은 단순히 설정을 갖고 장난 치는 것 이상으로, 상당한 감동과 선물을 줍니다.
 = 결국 이 책에서 감동적인 부분은 미국에서 쥬렌져를 봤다는 농담 같은 것이나, '카자미 시...'가 우주형사 노릇도 하고 수퍼 전대 장관노릇도 한다는 배우 장난 같은 것의 구체적인 기록과 문장 표현 만이 아닙니다. 현재에 존재하지 않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정말로 실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상 속 '멋진 과학'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현재에는 실현 할 수 없더라도 언젠가는…" 이라고 약속된 꿈을 같이 공유하게 되는 겁니다. 오랫동안 리얼리즘이니 작가주의니 뭐니 하는 것에 가려서 잊혀져온 '가상의 꿈'이 갖는 가치를 되찾게 되는 거지요. 아톰이 실존하지 않더라도, 아톰을 통해서 로봇이란 존재에 대한 꿈을 꾸게 된 사람에게 아톰이 실존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동력 같은 것이 실존하지 않더라도 정말로 그런 걸 갖고 싶고, 만들고 싶으며, 그런 것을 통해서 지구를 지킨다는 꿈은 결코 단순한 과대망상이나 아이들의 동화 같은 걸로 끝날 게 아닙니다.

 - 잠시, 작가의 후기에서 인용을 합니다만,
 "그 때 절실히 느꼈던 것은, '아아, 역시 모두들 (전대를) 좋아하는구나'라는 기분, 굳이 말하자면 작품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어쨌든간에 20여년씩이나 계속되어 온 시리즈입니다. 모두가 한번은 빠져들어, 몇년 정도는 열중했다가, 이윽고 '졸업'해 가는 시리즈인 겁니다."라는, 소위 '말로 표현되는 공감'이라는 거지요. 단순히 웃고 즐기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감칠 맛나는 해설과 함께 "야, 이거 이렇게 하니 말이 되네~" 하고 자신이 보아왔던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자신이 그런 설명을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서 '자신이 작품에 대해 갖고 있던 애정을 다시 확인한다'는 것이겠지요.
 = 스페이스 간담V가 표절작이라고 한다지만, 그게 실은 한국 자주 국방을 위하여 연구 목적으로 단 1기 수입된 F-14에 외계인의 오버 테크놀로지 기술력이 도입되어 만들어진 메카닉이라고 개뻥을 가져다 붙여주면서 합리화 시키는 것…, 보기에 따라선 그냥 단순한 자위 행위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자위 행위도 그 만큼의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 한 것입니다. 작가와 독자가 같은 레벨에서 같은 단위의 애정을 가지고서 진짜로 '팬으로써의 동질감'이랄까 그런 걸 느끼면서 희열을 같이 공감한다는 수준의 책이란 흔한게 아니지요.

 - 불가능한 것을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도록 하고 싶다는 마음... 그 것이 소위 열혈이고 애정이라는 것이겠지요. 이 책은 그런 열혈 스러운 애정을 통해서, 수퍼 전대 시리즈에 대한 뒷설정을 최대한 그럴듯하게 꾸며내고 있습니다. 그 것만으로도 이 책은 한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자신이 만든 세계관과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국내의 여러 창작자들에게도 한번 일견의 가치는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것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남이 만든 것도 사랑할 리가 없지요. 각색이니 빌려왔니 말하지만, 무작정 표절만 해대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교훈을 줄 수 있습니다. 남의 것도 재대로 만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신의 것을 재대로 표현하는 작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배낄려면 잘 배끼라는 말이 아닙니다. 단순히 인기 있을 것 같아서 훔쳐왔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어떤 다른 작품을 자신이 좋아하니까 그 작품에서 내용이나 아이디어를 빌려올 수도 있지만, 정말로 좋아한다면 정당한 댓가와 증명을 치뤄야 겠지요. 그냥 무작정 가져다 쓰는 자체가 문제이고, 또 그게 우연히 히트쳤다고 해서 자신의 것이 되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 이 작가는 좋아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과 동시에, 그 것을 합리화 시키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면서, 그와 동시에 원작이 본래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작품성 가치와 가능성를 더욱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그럴 정도의 애정을 표출한 자신이 없으면 사실 배끼지도 말아야지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재대로 된 '동인지'이며, 그와 동시에 '연구서'이기도 합니다. "개뻥을 치려면 진짜 이렇게 쳐야지요."

  # 일단 한국어판이 나와 있지 않은 것이 상당히 아쉽습니다만, 이 책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김선욱님의 멋진과학 포스팅을 참조하시길. 아주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일단 전대물을 아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무조건 한번 이상 읽어봐야 하는 필수에 가까운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의미론 존재 자체가 감동일 겁니다.

"남자라면 다른 누굴 위해서 강해지는 거야~!"
"진짜 팬이라면 꿈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남의 꿈을 믿는 거야~!"


:DAIN.

by 다인 | 2005/06/23 18:01 | 서적과 전단지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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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OSH at 2005/06/23 18:03
7~90 년대 일본을 이끈 엔지니어들이 아톰과 철인28호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에 현실을 발전시켰다는걸 생각하면...
Commented by 현월 at 2005/06/23 18:12
왠지 저런 책 한두권쯤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Commented by rumic71 at 2005/06/24 07:21
책 자체는 아주 재미있는데, 추천사에서 굳이 <공상과학대전>시리즈와 승부를 보겠다고 나서는 건 눈살 찌푸려집니다. 저자의 의도가 그게 아닐진대.
Commented by 다인 at 2005/06/24 07:22
rumic71 > 그 만큼 공상과학대전이 미움을 사고 있다는 게 아닐까 싶네요. 인기를 끌면 그 만큼 적도 생기는 걸까요.
현월 > 가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야죠.
JOSH > 고작 만화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던 게죠.
Commented by ahnch1 at 2005/06/24 10:24
공상과학대전 시리즈는 "용두사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군요;
갈수록 가관이 되는;;;
Commented by 암흑요정 at 2005/07/17 20:42
국내판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으면 좋겠네요.
일본에 가면 한번 서점에서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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