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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4월 23일
엑소시스트

엑소시스트 Exorcist, The (1973) - * * * *

 원작 : William Peter Blatty
 감독 : William Friedkin
 각본 : William Peter Blatty
 출연 : Ellen Burstyn, Max Von Sydow, Jason Miller, Linda Blair
 음악 : Jack Nitzsche
 장르 : 오컬트 | 유령/귀신 | 클래식
 국가 : 미국
 제작년도 : 1973
 공식웹 : http://theexorcist.warnerbros.com

< 한 줄 평 > 자신의 이해 범주 밖에 있는 모든 것들을 무시하지 말자.

  ※ 이하의 글은 2000년에 개봉한 재개봉 버젼이 아니라 73년 원판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특정종교에 대한 비하적 발언을 의도하지 않습니다.

- 시작
  : 재개봉 이후에도 여러 매스컴에서 하도 떠드는 작품이라서 대부분 이 영화의 스토리와 여러 관련된 이야기들에 대해선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체로 워낙 유명한 작품인 데다가, 또 실제로 입소문 만큼의 가치를 하는 몇 안되는 영화인 관계로 스토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며, 스토리를 알고 싶거나 이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은 직접 한번 보라고 감히 말한다.
  스토리야 안 적는다고 했지만 익히 알려진 데로, 어느 여배우의 딸이 어느날 악령이 들려서 고생하고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카톨릭 신부들이 중심이 된 엑소시스트가 출동(…)한다는 것이다.

- 무당
  : 이 영화 이후에 등장한 어떤 오컬트나 퇴마물도 이 영화의 영향에서 벗어날수는 없었으며, 그 그림자는 이 영화의 본고장인 나라를 떠나서 전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한 필자 개인적인 느낌은 단순한 공포나 입소문의 문제 뿐이 아니라, 세상사의 모든 부조리와도 묘하게 접근하고 있는 '나름대로 말하고 싶은 것'을 확실히 말하려 노력하고 있는 영화라는 느낌이였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갖는 일종의 '영험적'이다 느껴질 만한 호러의 체험은 시대나 사상적, 종교적 배경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이성과, 그 이성에 벗어나는 '미지'에 대한 공포가 이 영화에 흐르는 공포를 대표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 이상으로 복잡한 그 무언가가 흐르고 있다. 아마도 이 영화가 진짜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악마도 신도 결국 인간 이성 속에서 존재하는 존재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있지만, 누구도 그 것들을 이성 안에 확실히 가두지는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인간이 모르는 것은 인간에게서 자유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지의 것들에 접근하기 위해서 사람은 '신내림'이 필요하다. 이른바 '무당'이 되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를 생각해보자. 여기서 리차드 드레이퍼스는 알수 없는 교감을 느끼고, 기이한 행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에 그가 교감한 미지와의 존재가 외계인이나 신이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생 속에서 우리는 언제와 죽음과 함께 있어요." 살인이 잦은 추리소설에나 나올 법할 말인데, 그 말에서 '죽음'을 '악마'나 '악령' 같은 단어로 바꿔보면 어떻게 될까.

  이 영화 속에서 한 소녀는 미지의 존재가 내려와, 인간의 현실과 인간을 초월한 곳과의 매개체로써의 '무당'이 되었다. 그 결과 소녀의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으며, 일에 바빠서 마음과는 달리 자식인 자신에 대해 소홀한 어머니가 다시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도피처이자, 또 다른 의미로는 가족간의 '매개체'가 되었다. 많이 나오는 비유인데, 인간을 가지고 노는 걸 즐기는 절대자로 신이 존재한다면 악마는 그 부하일 수도 있다. 신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인간을 괴롭히는 도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악령은 결국 가족을 화합시키기 위한 신의 시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신의 의도가 아니라 그냥 그 소녀안에 무엇인가가 들어가서 그 소녀를 바꿨을 수도 있다. 이후에 소녀와 어머니가 화해했는가 어떤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이 영화가 해피 엔딩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소녀와 어머니가 그 이후로 보다 끈끈한 유대를 갖게 되었으리라 상상할 수도 있다. 물론 이 73년판 영화 속에서는 에필로그 부분이 짧아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의 불안한 여운이 진하게 남고, 차를 타고 가족이 어딘가로(아마도 유럽인듯 싶다) 떠나가는 장면과 또 다른 신부를 만나는 장면은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을 포함한 여러가지 묘한 뉘앙스가 풍긴다.
  그 밖에도 영화 속에서 '연결하는 존재'라는 무당에 대한 다른 암시는 꽤 눈에 많이 띈다. 어머니의 죽음에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된 젊은 카라스 신부는, 한 소녀를 매개체로 이용하려던 존재에게서 그 소녀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새로운 매개체로 바치면서 '무당'이 된다. 젊은 신부는 소녀를 구하는 것으로, 자신이 지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죄(어머니를 방치했다는 것)와 그에 대한 자책감에 대한 속죄를 하며, 그 것이 소위 말하는 '주의 뜻'이였는지 아니였는지는 몰라도, 그 자신은 그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그의 영혼이 구제되었는지, 그의 행동이 누군가 인간이 알수 없는 초월자의 뜻에 맞았는지는 여기선 이미 인간의 이해 범주 밖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의 행동을 보는 사람은, 그가 몸을 희생하여 '대속'이란 과정을 통해서 갖게 되는 고통의 해방에 대한 안도와, 그의 희생에 대한 슬픔을 같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과 신부의 희생이란 모든 것들이 마치 사전에 계획된 악마(나 혹은 신)의 의도였던 듯, 착착 맞아 떨어져 가면서, 영화는 인간이 잠시나마 그 인간의 이해 밖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품게 만드는 지적인 방식으로 압박해 들어가면서 차츰 서서히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다.
  모든 것은 인간의 영혼을 차지하고 그 안에서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행위, 달리 말하면 '감동'으로도 비유될 수 있는 '위험한 유혹'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신과 악마의 계획이였다고 생각해 보자. 이 영화가 얼마나 짜임새 있게 그 '계획'을 묘사하고 있는 지는, 영화 초반의 사막 장면에서 악마 조각상과 접하는 늙은 머린 신부의 모습 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지지 않는가. 이 영화는 그 순간부터 영화 마지막 장면까지 짧지만 숙명론적인 귀결과 함께 철저히 짜여진 구성으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리고, 그 장면은 유니버셜이나 해머 고전 호러물인 드라큐라 영화에서 드라큐라와 헬싱 교수의 대결적 구도에도 근접하는 원점적인 것이다.
  기독교 문명과는 또 다른 오래된 문명(메소포타미아는 현재는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 신화의 일부는 카톨릭과 기독교의 근원 매체 중 하나인 '성경'에도 전해지고 있다. 바로 세계 대부분의 문명에 공통적으로 전해지는 '근원 신화'의 일종인 '홍수 신화' 이다)에 대해 연구하던 늙은 머린 신부는, 사막에서 새로운 존재와 만날 것을 일찍부터 약속 받고, 자신이 교육받으며 살아온 고전 문명을 대표하는 신앙적 존재의 '무당'이 되어, 다른 문명의 이단적 존재를 내면적으로부터 다시 접하고 상대하게 되는 '무당'이 된다.

  위에 언급한 것 중, 어느 것 하나도 필자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일생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미지의 체험이다. 모든 미지의 것은 모르기 때문에 무섭지만, 모르기 때문에 역으로 심각한 관심과 유혹의 대상이 된다. 결국, 이 영화를 통해서 유령같은 흰 스크린 너머에서 관객들에게 안개처럼 뿌연 공포가 내려와, 관객들은 공포에 전이된 '무당'이 되고 만다. 그리고, 체험해 보지 못했던 공포와 함께 양옥집의 2층 창문에서 알수 없는 뿌연 것이 내려 비치는 장면을, 스크린에 비춰지는 뿌연 빛 속에서 짜릿하게 되새기게 된다.
- 이적과 이성
  : 원래 무당의 신내림은 이중적인 것이다. 그리스나 기타 여러가지 신화에서도 사람이 앞 일이나 초자연적인 것을 아는 만큼, 다른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은 공통적인 사실이다. 예언자는 필요 이상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말하기 때문에 그 저주를 받아서 '눈이 안 보인다'던가, 신의 벌을 받아서 '귀를 먹거나 '하는 여러가지 행동의 자유를 잃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세상 살이에 있어서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 모르는 것이 나은 게 있다는 말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는 진실에 가깝기도 하다. 적어도 구판 엑소시스트의 약간 급하게 끝내는 듯한 마무리는, 그 자체가 여운을 남겨서 묘한 공포심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관객이 본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를 애매하게 하는 당혹감을 주기도 한다. 그 당혹감은 바로 현실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되던가, 아니면 영화의 내용 자체에 대한 현재감을 강조하게 되는 것인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 걸작 공포영화에서 지금의 관객이 느낄 것은 무엇일까?
  그저 스카프를 두른 여인이 참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것에 비웃는 것 뿐이 이 영화를 본 현재 관객들의 반응일까?
  사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에 대해서 안다고 꼭집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여기까지 장황하게 긴 글을 적었지만, 필자는 안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저 필자가 생각하는 이 영화에 대해서 말할 수가 있을 뿐이다. 이 영화의 주제는 "신이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는 원작자가 감독의 말과는 달리, 필자는 이 영화의 주제가 "인간의 이해 범주 밖에 있는 그 무엇인가에 대한 공포"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73년 당시의 사람들과 현재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해 범주'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2001년의 한국에서 다시 개봉된 이 엑소시스트에서, 현재의 사람들이 느낄만한 것은 이미 모두 사라진 것일까? 고전은 고전답게 그저 추억 속에서, 과거의 체험을 머릿 속에서 조건반사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에만 쓰일 것인가?
  사실, 세기말의 공포는 새로운 세기가 열리는 중에, 어느 새 스윽 묻혀 버렸고, 멸망이나 종말 같은 알수 없는 불투명한 관심의 대상 대신, 끝없이 이어지는 현재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이목을 피해서, 몰래 스카프와 썬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체로 신부를 찾아가서 다른 존재 때문에 멀어져 버린 자식과 가족을 구할 방법을 상담할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딛치는 살가운 느낌 속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이변. 어제까지 같이 잘 지내던 가족이 어느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다. 그 자체는 무서운 일이다. 그렇다고, 가족이란 인연을 다 버릴 수 있을까? 무당 집안의 딸이 무당이 되는 것은, 단순한 인연과 운명 같은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한 무당 부모가 자식에게 전해 줄 것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바라는 무당 부모 때문에? 필자는 직업 무당이 아니니 알 수가 없지만, 무리를 짓는 동물들 중에서는 바깥을 경계하는 역할을 맡는 녀석이 꼭 존재하며, 사람 중에서도 그런 의미로 타인에게 경종을 울려 긴장감을 주려하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의외로 대다수의 호러영화는 외부로부터건 내부로부터건, 사람들에게 닥쳐오는 (알수 없는) 위협 등의 호러 코드를 통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의도의, 보수적이며 교훈적인 요소가 쉽게 들러붙기 쉽다. 하지만, 정작 호러영화를 보는 대개의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 포기하거나 무시하기가 쉽다. 경고는 쉽게 잊혀지고, 사람들은 찾기 쉬운 쾌락에 몰두하기 쉽다.
  호러는 피가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지식의 한계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이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알지 못한다. 신체 상해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는 인간이 갖는 투쟁심이나 종족보존 등의 욕구에 의한 엔돌핀 생산으로 극복 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의 지각 능력 밖에서 오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공포보다는, 상상할 수 있는 체험에 근접한 공포가 때로는 더 강렬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공포는 지각 능력 밖에 있던 공포를 지각 능력에 가깝게 끌어내리고 있다. 그래도, 이 영화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의 지각적 한계는 극복되었다고 말할 수 없고, 오히려 이 영화는 그 알수 없는 것의 암시적 표현이라는 벽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이 영화 속에서 상상 밖의 것을 느끼는 것이 가능한 것은, 이 영화가 경고와 동시에 극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 속에 몰입되서 귀신들린 소녀 리건에게 동정하며, 리건이 무사하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미치거나 귀신들렸을 때, 당신을 구하러 희생할 사람이 있는가 생각해 보자. 그리고, 화면 속의 일이 당신 곁이나 당신 자신에게 일어날 때에 극복할 방법이 있는가 상상해보자. 사람들이 당신을 외면하고 당신을 포기한다면, 당신을 구하는 것은 누구일까?
  특정 종교에서는 신이 행하는 것 만이 기적이고 사람이 행하는 것은 마술이나 사기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특정 종교의 무게에 오랫동안 눌려왔던 곳에서는 이 영화가 갖는 여러가지 이단성이나, 이 영화에 관련된 여러 일화에 연결 되는 이적성 등등이 화제가 되었다. 그 순간 이 영화는 실화에 근접하게 되었으며,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과 신(이나 그 외 알수 없는 존재들)은 멀면서도 가깝게 있는 것처럼 느꼈을 사람도 많았고, 세상의 모든 것에는 신이 깃들여져 있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다. 극복과 평안을 믿는 것에서, 사람은 모든 것에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신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상상의 동기에서 이 영화의 카타르시스는 숙명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신이 절대자라면 인간의 이성 밖에 있어야 할 일이지만, 모 종교의 신은 유감스럽게도 그 신을 숭배하는 인간의 이성에 매여서, 인간의 논리로 다른 인간들을 판단할 것처럼, 인간에 의해 말해지고 있다. 불신지옥 신앙천국. 이런 흑백 논리가 인간이 아닌 전능한 신에게 말이 되는 건가. 물론 신은 무엇이든 말이 되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인간이 흑백논리를 바란다면, 신은 인간에 흑백으로 어우러진 세상을 보여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많다. 이 영화에 대한 수많은 칭찬과 찬사와는 상관없이, 이 영화를 재미없어 하는 사람도 많고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할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틀렸다거나 자신이 옳다거나 단정지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지각 범위 밖에서 오는 공포와, 무당의 희생을 통한 그 공포의 극복을 거쳐서 일시적인 평안을 얻는 만큼,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공포'는 계속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모든 사람은 죽기 때문이다. 죽어본 사람은 없지만, 죽는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궁극의 공포 중 하나가 된다.
  죽음이란 궁극의 공포는 이 영화 속에서 한 소녀의 여생을 지키기 위한 젊은 카라스 신부의 희생으로써 이어진다. 누구도 피하지 못하는 죽음이지만,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다른 한 명을 구한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죽는다는 희생은 용기의 상징이지만, 죽음이란 공포의 투영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카라스 신부의 죽음은 전승이며 희생이고, 위에도 언급한 '무당'의 계승이며, 어떤 의미론 정신적 성장이다. 그와 동시에 현실에서의 도피이기도 하고, 덧 없는 자위행위이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것과 함께 신부 본인의 종교에서는 가장 무서운 죄악 중 하나인 것이다. 과연 카라스 신부의 이 마지막 행위는 절망 때문일까 분노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과 리건에 대한 연민 때문일까. 이 영화는 답과 결론을 내지 않는다.
  실제로 두고두고 욕먹는 속편 『엑소시스트2』에서는 카라스 신부에게 구해지는 대상이였던 리건이, 진짜 '무당'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필자의 경우엔 이 속편도 좋아하고 공감하는 편이라서 비록 전편과는 다른 영화가 되었다고 해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공포의 '극복'이란 면에서는 속편쪽에도 점수를 줄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매일 밤, 내일 아침에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를 극복하며 살지만, 그 공포를 깨어 나는 아침에 쉽게 잊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이 참 특이한 존재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잊어 버릴 수 있다…. 물론 죽으면서 모든 것을 다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설도 있지만, 그래서 살아 있다는 것은 죽어 있다는 것과 구분되며, 살아있는 동안의 성장이나 극복은 죽은 다음의 현재로썬 알 수 없는 영역에서도 중요한 것이 되리라 믿을 수 밖에 없다. 공포를 알 때 용기도 생기니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성장과 극복은, 미지의 것과 접하는 것에 대한 공포와 항상 함께 하는 것이다. 세상은 타인의 존재와, 타인의 생각에 대한 공포로 이미 가득차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서 사람들이 따분해 하건 비웃건 간에, 한 때나마 세상엔 이 영화를 보고 감탄하고, 놀라고 토하고 자살한 사람이 나왔었다는 사실은 남는다. 이 것은 이 영화가 타인의 공포를 쉽게 또다른 타인에게 전이시켰다는, 일례의 여러 작은 기적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이적'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이다. 타인과 자신의 기분과 공포를 동일시 할 수 있다는 '마음의 전이'라는 이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확실히 말할수 있는 것은, 이 영화를 사실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겐, 이 영화가 만들어낸 여러 이야기가 사실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것 뿐이다.
  믿는 자에겐 복이 있지만, 복 말고도 공포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서 공포를 느낀 사람은, 그 만큼의 경험을 통해서 성장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우연이던 우연이지 않건 간에 이 지구가 사람과 기타 생명이 살수 있는 별로써 자리잡은 것은 알수 없는 존재가 행한 기적이다. 이런 크고 작은 기적들에 의해서 이 별에 살고 있는 존재는, 과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탄생부터 시작해서 성장 자체도 하나의 기적이고, 성장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낳고 기른다는 것은 또 다른 기적이다. 그리고, 사람은 평생가야 다른 한 명을 겨우 구할 수 있을까 말까한 존재다. 그 것도 자신의 생명을 바쳐야 가능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이며,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 존재인지 확실해 진다. 그런 인간이 다른 인간이 만든 그 무엇인가에 대해서 마치 다 아는 것처럼 뭔가를 적고 있으며, 그 것을 또 다른 인간이 읽으면서 원래의 그 '무엇'에 대해서 상상하며, 자신 마음 속에 무엇인가를 그려낸다.
  그 상상으로 그려진 그림이 어쨌든 간에, 사실 당신은 이 영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들 중, 결코 무엇 하나도 보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두운 집에 혼자 있을 때, 길거리의 가로등 밑의 뿌연 어둠. 어디에도 공포와 마성은 존재하며, 그런 것들 속 안에는 잠깐잠깐 스쳐 지나가는 미지의 공포가 항상 같이 함께 존재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인터넷에서 붉은 피와 흰 살점이 뒤범벅이는 시체나 스너프 사진들을 찾는 중에 그 사진 속에서 하얀 악마의 얼굴이 살짝 보이는지 떠올려 보라. 성인들만이 보는 거라는 에로 사이트 속의 뿌연 살색 속에서 희번득거리는 눈동자에 거칠고 상처입은 피부와 뽀얀 입김을 내뿜는 악마들린 소녀의 미소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지금 PC 앞에 앉아 있는 당신의 등 뒤 에서 당신이 열심히 일하는 줄 믿고 있는 가족들의 미소 말고, 유혹에 대한 자신감을 품고 미소짓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누군가가 당신을 보고 있다…고 때때로 시선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 순간 당신의 눈에는 강렬한 공포의 체험이 보이진 않았더라도, 상상의 영상으로써 비칠 수가 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접한 사람이라면 그 강렬한 체험과 상상을 돕기 위한 영화 중의 하나로 이 영화를 꼽을 수가 있을 것이다.

- 그리고, 그 무엇인가가 돌아올 때…
  : 자신이 느끼건 느끼지 못하건 간에, 사람은 매일매일 삶의 끝에 있는 죽음으로 나아간다. 죽음은 사실 누구도 본 적이 없지만, 상상할 수는 있다. 그러면, 상상을 현실화 시키기 위한 가상의 영상이란 가치로 따질 때에, 과연 이 영화의 재개봉 버젼에 대해서 본래의 73년판을 본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과 상상을 하고 있을까?

  국내에 재개봉한 "당신이 본적 없는 버젼"은 일본을 거쳐서 '감독판'이란 부제가 붙으면서, 정작 필자가 찾아갔던 시사회 장에선, 오히려 몇몇 장면이 더 잘리고 마는 처절한 모습을 보이게 되기도 한다. 그나마 실제 개봉한 극장에 따라서 제 러닝 타임을 다 하는 곳도 있고, 또 아닌 곳도 있다고 하니까 알아서 보도록 하자.
  하지만, 이 리뷰가 올라가는 시점에서 이 영화는 대부분 한국의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겠지만, 잘렸건 안 잘렸건 간에 왠만하면 극장에서 봐주는 것이 확실히 나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 자체보다도 그 영화를 체험했다는 것 자체를 통해서도 가치가 생길 수 있는 몇개 안되는 수작 중 하나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는 순간, 관객들은 또 하나의 입회인이자 무당으로써, 냉정한 흥행의 역사 속 진실에 접하게 될 것이다. 그것 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생긴다.
  추가된 장면들에 대해서 말하면, '스파이더 워크' 같은 쇼크 장면들 자체는 관객을 놀라게 하고 이 영화가 호러 영화다 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효과적이지만, 그 배치에 있어서 조금 이야기의 점층적 구조에 관해서는 순서를 무시한 듯한 묘사가 되고 말았다. 물론 덕분에 리듬적인 기복이 뚜렷해져서 사람들이 표면적 체험으로는 더 만족할 만한 면이 없다고는 못한다. 실제로 그 밖에도 몇몇 노골적인 악마의 영상이 보다 많이 추가됨을 통해서, 깜짝 깜짝 놀라게하는 요소는 늘었다. 하지만, 놀랍고 무섭기는 해도 그 자체가 공포를 준다기 보다는 초반의 긴장감만 존재하는 분위기를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공포영화'라는 것을 환기시키는 이상의 가치는 없다.
  하지만, 엑소시스트는 본래 일상 속에서 잠재된 공포를 현실의 단계로 끌어 올리는 영화이지, 노골적인 가상체험적 공포를 전달하고자 애쓰는 영화는 아니다. 어떻게든 뭔가 보여줄려고 노력한다기 보다는, 관객이 그 안에 몰입해서 그 안에 내재된 그 무엇인가를 가슴에 같이 나눠서 가지고 나가길 바라던 영화가, 공포의 고전 '엑소시스트'인 것이다.

- 마지막 대사
  : 이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나, 괴담 비스무리한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그런 것을 믿는 것 만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영화는 홍보를 위해서 어느 정도 그런 스캔들이나 가쉽을 이용했던, '블레어 위치'와 같은 이벤트 성 영화의 선조격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공포는 '자신에게도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받는 것에서 느끼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특히 기독교 계통에서 이 작품은 터부시 되어 오던 '교황청 밑의 조직' 에 대한 은근슬쩍 까발림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의미에서 '소문을 구체화 시킨' 그런 도시 괴담의 영상화 라고 할수도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영화 제작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는 것 말고도, 이 영화의 공포에 접근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 또 있기도 하다.
  직접 어두운 극장 공간 안에서 이 영화의 숨소리를 느끼는 것이다. 최근의 재개봉판은 장면추가로 편집적으론 약간 늘어졌지만, 아직도 그 쇼커로써의 가치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20년도 넘은 옛날 영화(그것도 일회성 요소가 강하다는 호러라는 장르 물에서!)가 아직까지도 이렇게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이 영화의 공포가 단순히 자극적이거나 한 것이 아니라, 보다 인간 내부의 내면에 잠재된 원형적 공포에 가깝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보는 사람들 모두가 그 사람의 내면 안에 본래 갖고 있던 공포를 끌어내는 것이다.
  이 경우에 이 영화는 제작자와 관객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을 뛰어 넘어, 관객이 본래 갖고 있던 것을 꺼내게 하는 자극적 촉매, 즉 매개체이며 그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던 것을 직접적으로 전해 받기보다는 스스로 이런 걸 원했구나 하고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건조한 방법이며, 작가의 역량에 따라서 그 편차는 커지지만, 재대로만 이루어지면 직접적인 공포의 묘사를 (피와 살육 등을 통해서) 하는 것 보다 훨씬 효과적이게 되는 형식의 간접적 내용전달 방법인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서양과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적인 묘사가 대부분이지만, 그 공포는 사실 서양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 영화가 갖는 미지의 존재(신인지 악마인지)에 대한 공포는 종교적인 동시에 범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묘한 것이다.

  "무당 불러서 굿하란 얘기군요."

  출시판의 자막에서 번역된 대사 한 마디는 이 영화가 갖는 원형적 공포에 대한 직접적 설명이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람은 간단하게도, 자신이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을 두려워 한다. 물론, 모르기 때문에 아무 것도 무서워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정작 두렵기 때문에 남의 희생을 원한다. 누군가가 자기 대신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존재와 접근하고 그 결과물을 비춰주길 바란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간접 체험만으로 충분하며,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이성을 통한 상상 만으로 만족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속삭이는 체험이며, 귓가에서 윙윙거리는 모기 소리와 같은 공포를 부여한다. 영매와 무당은 희생자이며 희생을 대신하는 대속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당을 사는 사람은 돈주고 희생을 치루며, 사람들은 제사를 통해서 수확물을 희생하여 과거에 이미 생을 잃어버린 영혼들에 대한 희생을 시킨다.
  적어도 엑소시스트는 그냥 자극적인 영상 만으로 공포를 주지 않고,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공포에 대해서 보는 사람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느냐 만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지적인 공포 영화였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보는 관객의 수준을 높이게 되는 영화였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 그런 영화가 사람을 자극하고 동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이 영화를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P.S. Exorcist =
  : CIC 워너 홈 비디오에서 출시한 구 극장 공개판의 비디오 대사번역 자막은 상당히 '순화'되어 있다. 그리고, 재개봉 판의 번역은 '날림'이다. 그나마 '당근' 같은 유행어가 사용되지는 않아서, 말도 안되는 개그는 적다. 그래도, 이번 재개봉 시사회에서 사람들은 그 70년대 스타일의 옷을 보고 웃었는데, 세상 사람들이 왜 자기가 사는 시대에만 세상 모든 것을 맞춰 보는 지 모르겠다.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엘렌 버스틴의 스카프 차림이 웃기다는 당신들은, 그럼 학교에서 '진지한' 공부의 대상이자 일반 상식 레벨로 생각되는 고전 문학들의 대명사처럼 배우고 읽고 외워야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로 시작되는 세익스피어 영감의 각종 개폼 대사도 웃긴다고 생각할 것인가?
  고전을 받아 들이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고, 그 것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결국 누구에게나 결국 공통되는 사실일 뿐이다.

 - 2001. 6. 29.
 : DAIN

  comment : 아무리 생각해도 지극히 개인적인 까발림. 잘난 듯이 뭔가 잔뜩 써놓긴 했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칭찬으로 가득찬 보도자료 수준의 글이다. 다시 보니 이런 글을 공들여 써서 호러 전문 웹진에 올렸던 자신이 조금은 가슴 아프다.

by DAIN | 2006/04/23 00:01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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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kachan at 2006/04/23 14:17
이 영화는 결국 신의 권능이 악마를 이기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카톨릭계에서는 상당한 질타를 받았었죠. 너무 좋아해서 DVD만 버전별로 3장이나 산 영화...-_-
Commented by rumic71 at 2006/04/23 20:47
그런 관객들은 당연히, 웃기다고 생각할 겁니다...
Commented by FAZZ at 2006/04/23 21:35
마지막 PS에서 써놓으신 말 절대 공감합니다. 탐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도 어찌보면 같은 맥락으로 한국팬들에게 욕 바가지로 먹은듯. 스필버그야 원작 매니아라 원작에 충실했는데 그거가지고 욕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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