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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learning to live with a lot of things" - 다양하게 사는 법을 공부하는 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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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08일
오늘의 뜬금없는 잡담 - 스피드 레이서 외

 - [스피드 레이서] 관람.
  이제 이걸로 정말 '[매트릭스]는 워쇼스키 형제 작품들 중에서 제일 구리다는 게 증명되었다!'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
  [바운드]도 [스피드 레이서]도 매트릭스 3부작보다 더 나은데 말이지.
  매트릭스 따위에 신화니 코드니 넣어서 복잡한 척 부풀려 해설할 시간이 있으면 이 스피드 레이서의 덕혼이랄까 팬보이의 빠돌이심을 찬탄하는 게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이 영화는 국내에서 [달려라 번개호]라는 제목으로 TV방송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인데, 의외로 그런 정보는 일반인들에겐 최대한 '통제된 체'로 그냥 한국인 스타 비가 출연하고 [매트릭스]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헐리우드 액션 영화인 양 선전되고 있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이 영화는 그냥 때려부수는 액션 영화는 아니란 말이다. 원작이 일본 애니메이션, 흔히 말하는 '만화'이고 그런 '만화적 상상력'을 그대로 실사로 옮기면서 워쇼스키 형제의 적당히 B급스러운 센스가 대놓고 폭발하는 그런 영상에 더 가까워진 영화일 뿐이지. 게다가 감독이 얼마나 원작의 팬이었는지 몰라도 중요한 장면에서 원작 주제가의 멜로디를 BGM으로 대놓고 계속 써먹는 건, 원곡을 좋아했던 본인 개인적으론 매우 좋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결국 모르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하여튼 영상으로 본다면, 유치하다 싶을 정도의 현란함이 극에 달해서, 외려 '찬란한 아름다움'에 도달했다고 할까. 문자 그대로 '유치찬란'의 극치인데, 그 와중에 제법 그럴 듯한 원전의 재해석이 있어서 흥미롭다. 게다가 이거 사실 제목만 [스피드 레이서]지, 따지고 보면 국내에서도 제법 유명한 '영광의 레이서'=[사이버 포뮬러] 까지의 일본 모터 레포츠 만화의 총집편이란 해석도 가능하고….
  일단 첫 대회에서 형의 그림자를 쫓는 연출은 뻔하지만 개인적으론 제법 괜찮았고, 우승 장면이나 중요 장면에서 옛날 '번개호' 주제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삽입하는 등의 센스는 정말 덕혼을 가진 자라면 마음이 울리는 뭔가의 영역이다.
  내용적으로도 한국판 번개호 주제가 가사인 "정의의 깃발 들고 세계 끝까지" 같은 내용이 제법 그럴 듯하게 다가올 정도로 전형적인 통과제의와 성장을 느긋하게 보여주면서 그 와중에 원전의 코드를 갖고 현대적으로 리파인해내서 일궈낸 작렬하는 양키 센스의 뽕빨이 폭발하듯 쏟아진다.
  결국 어린 주인공이 교과서 구석에 '페이지 넘기며 보는 애니메이션'을 그려나가면서 자신의 레이싱 활약을 꿈꾸는 컷에서 연상되듯이 어렸을 때 본 '우상'을 쫓아가는 것에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여러 아메리칸 히어로 만화 원작의 영화가 결국 도달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다고 하겠다.
  그러니까 어감은 좀 다르지만 단순히 '만화의 영화화'가 아니라 정말로 '만화 같은 영화'를 진지하고 또 영화답게 만들어 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할까. 여러가지 의미에서 단순히 이런 원소스 멀티 유즈의 성공 같은 개념을 이미 뛰어넘어 버린 '마하고고'라는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베이스로 하는 영화 [스피드 레이서]라는 '재탄생'이기 떄문에, 한번 진지하게 봐 두고 살펴둘 가치가 충분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결국 주인공 스피드의 자기 성장과 동시에 결국 돈으로 낭만도 쾌락도 살 수 있는 빡빡한 자본주의 업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의지의 승리'이며, 개인적 정의의 사회적 실현이란 영역에 있어서 타츠노코 히어로 물의 현대적인 개수이며, 그와 동시에 팬보이 출신의 상업주의 감독이 보여주는 뻔한 사회적 고찰 수준이지만 그래도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 결국 돈이 전부인 업계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는 뻔한 교훈담이며, 세상의 벽이 험해도 '차로 절벽을 기어오르기 위해' 맨땅에 헤딩하며 노력하는 자들에 대한 감탄사이다.
  버티고 서 있기만 하면 인생에서 뭔가 이룰 수 있던 록키의 시대는 흘러갔다. 달리고 달려서 왜 달리는 지의 의미를 찾아내는 마하 고고(나 '서킷의 늑대' 같은…)의 시대도 흘러갔다. 진짜 내가 누구이고 내가 어디에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네오가 고찰을 하던 것도 이미 과거다.
  지금 [스피드 레이서]에서 보여주는 건 과거의 꿈이 현재 눈 앞에 나타나면, 그것은 이미 현실도 꿈도 아닌 환희라는 것이 아닐까.
  엔딩 크레딧에서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타츠노코 프로의 요시다 타츠히코 이름이 원작으로 뜨는 것은 당연한 일. 주제가 작곡가와 가수 이름도 나온다. 고 스피드 레이서~

  본인 평가로는 음악을 되게 잘 쓴 편이면서, 동시에 음악을 되게 못 쓴 편. 음악이 좋은 부분은 원전 [마하 고고]의 주제가를 오케스트라나 적당히 요즘 팝스 스타일로 어레인지 해서 삽입하는 식의 뻔한 수작으로 제법 그럴듯하게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부분이고, 음악이 나쁜 부분은 전형적인 헐리우드 액션 테마 스타일의 쿵쾅쿵쾅으로 일관하는 부분. 에잉 식상해. 차라리 회고 정서 하나 만이라도 계속 좀 찡하고 확실하게 자극하게 해줘.
  그래도 OST는 나오면 무조건 산다. 사실 상의 주제가인 'GO SPEED RACER GO'가 엔딩 크레딧에서 나오고, 크레딧 중반 이후 부터는 원전 [마하 고고] 주제가를 [Out Run 2] 음악들이 떠오르는 스타일로 편곡한 2008년 경음악 버전이 나오는데 이게 진짜 나 같은 80년대 덕후들에겐 노스탤지어 이상의 뭔가로 다가온다고 할까.
  게다가 엔딩 크레딧 버전의 GO SPEED RACER GO는 앞 부분에 대놓고 오리지날 일본판 노래가 차용 삽입 식으로 나오다가 본래 곡으로 연결되는 연출도 있다. 아니 본편 도중에도 끈질기게 흘러나오면서 인프린팅=각인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도 대단한 수준이라 크레딧에선 극장 안에 다른 사람만 없었으면 번개호 주제가를 맞춰 불러보고 싶어질 지경이라고 할까. T_T
  결국 엔딩에선 울어 버렸다. 요즘 일본 서브컬쳐 계통에서 잃어버린 걸 양키 센스로 '트랜스포팅'한 게 이렇게 제법 그럴듯한 진국급 잡탕찌개가 메인디쉬로 나올 줄 몰랐다고 할까. 이걸로 다들 매트릭스는 잊어라, 제발.

  사실 본인도 74년 생이라 '마하고고'를 리얼타임으로 제대로 접한 세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뭐랄까 원작의 코드만 갖고와서 재편성하는 것과 동시에 나름대로의 주제의식을 갖고서 엑기스만 추려내면서 오마쥬와 동시에 자기네들 할 이야기를 일궈서 써낸 '인용의 예술성'은 제법 그럴 듯한 수준이라고 할까.
  아니 이건 정말 유치가 찬란하게 빛나듯이, 인용의 밭에서 오리지날리티를 만들어낸 가이낙스 작품 이상의 영역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떤 의미론 '정말 다시 봤다' 라고 할까. 피터 잭슨의 킹콩을 보고서 '잭슨 아저씨는 정말 행복하실 꺼유~' 라고 생각하면서 부러움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는데, 이 스피드 레이서도 그런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뭐 대다수의 국내 비평가들은 (마음 속에 덕혼이 없어서) 이 감각을 진짜 이해 못할 거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단순히 팬보이의 오마쥬 작품 이상으로 보이지 않을 테니까 그 점은 뭐 이해할 수 밖에 없겠지만.
  역시 이 영화는 국내 개봉 흥행의 홍보 자체가 미스다. 30대 이상의 아저씨들에게 '번개호'가 미국에서 영화화 되었다는 걸 어필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흥행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은 사실로 전해야 하는 법이고. 역시 이 나라에선 아직도 일본 문화의 성공적 헐리웃 진출이라는 본보기가 되는 게 높으신 분들께 꺼려졌던 것일려나?
  이 영화는 비의 출연으로 한류 해외 진출의 실상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영화는 한류보다는 일본병 팬보이 감독의 합법적인 문화 역수입인 'Reverse-FEEDBACK'이자 진성 덕혼의 컴백이다.
  분명히 '타이조 토고칸'이다. 뭔놈의 태조냐.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아무래도 워쇼스키 형제가 볼 때엔 요즘 일본 연예인들이 (키무라 타쿠야가 그렇듯이) 별로 일본인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한건지 자기들이 볼 때에 더 일본인 같아 보이는 '비'를 일부러 대려다 쓴 것 뿐이더만. 헛 참.
  하여튼 일단 비는 많이 나온다. 그리고 연기도 제법 잘한다. 단지 영화 캐릭터 설정 상 하는 짓이 찌질이고, 결국 이 영화의 진짜 악당과 그 수준이 별로 다르지 않을 뿐이지….

  아,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그 원작 만화의 비밀장비 중 '날아가는 제비'가 언급만 되지, 본편에서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라고 할까. OTL

  하여튼 다들 닥치고 극장으로 고고씽. 노래방에 주제가 넣어줘~ T_T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시 쓰게 될지도….
  (적어도 태권브이 실사판은 이 영화 등장으로 볼장 다봤다는 기분이 드는 게, 참 합장하고 싶어지는 상황.)

 = [절대가련 칠드런] <해금> 공식 가이드북.
  해금이란 부제를 봤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거 아무래도 예전 선데이 스페셜 무크처럼 시리즈화 될 듯 한 예감? (우루세이 야쯔라 선데이 스페셜이 모두 몇권이었지. OTL)
  일단 단행본 12권까지 분량 내용을 정리하고 있음에도 11권의 '캐리'의 정체에 대해 언급안하는 것은 나름대로 중요한 내용적 비밀을 감추는 센스일려나.
  실제 절대가련 칠드런 내용은 반 정도이고, 나머지 반은 시이나 선생 기존 작품들(GS미카미의 엽기열탕 카나타 등등)의 일러스트와, 묻혀버린 [울트라맨 넥서스] 코믹스판의 에피소드 및 [고스트 스위퍼]의 단행본 미수록 에피소드(라고 해봤자 DVD박스 한정판 부록 만화지만)로 땜빵. 책 맨 뒤의 시이나 선생 본인 얼굴은 제법 후덕한지라 "와 벨제꾼이다~"라고 외쳐버리게 된다는(^_^).
  그나마 울트라맨 넥서스 단행본화는 현재 '진지하게 재협상 중'이란다. 역시 혼은 계승되는 것이고 빛은 인연인 거다.

 :DAIN.

P.S. : 교보에 타입문 에이스가 있더라. 나올 때 보니 왜 한권이 내 손에 들려있지? 교보 포인트가…

by DAIN | 2008/05/08 18:25 | 신변 잡기 잡상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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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르기닷컴] at 2008/05/09 01:18

제목 : 『스피드 레이서』, 비(Rain)는 거의 주연급입니다.
【미르기닷컴】 이미 지난 달에 언론시사회에서 봤습니다만, 영화 『스피드 레이서』에서 다른 건 몰라도 비(Rain)가 거의 주연급이란 것은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우선 등장하는 분......more

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08/05/08 19:05
해금 들어왔군요! 어여 챙겨둬야...! (후더덕~)
Commented by Dalpang-e at 2008/05/08 20:17
사실 마케팅에 중요한 것은 얼마나 떡밥을 뿌리냐...에 있는거니까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5/08 21:03
재협상에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믿으며 해금은 패스 (...후회하게 되려나)
Commented by 풍신 at 2008/05/08 21:08
빨리 봐야겠군요.(그나저나 한국에서 애니원작이란 것을 배제한 선전 방법은 엄청 틀려먹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lappy at 2008/05/09 00:56
형의 그림자를 쫓는건 레이싱게임에서 고스트랑 싸우는걸 연상케 해주더군요. 역시 F제로 실사판 다웠습니다(?).
Commented by 건빵맨 at 2008/05/09 20:07
처음 글 남깁니다. 저는 평일날 낮에 가서인지 사람이 없었고, 처음 주제가 나올때 따라 불렀다지요...^^;; 그랬더니 제 왼쪽에 앉아 계시던 여성분이 저 옆으로 넘어가시더라는 아픈 추억이ㅠㅠ 저로서는 비가 나오는 장면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부분이 비와 주인공과 레이서 X가 얘기하는 장면이었던가 거기서 뒤의 레이싱 팀 깃발에 한글이 적혀있고 그 로고가 한국의 용을 그린 묵화 같은 분위기였다는 거였습니다. 아마도 비와 소속사가 힘을 쓴 결과겠지만, 캐릭터와 그 주위 인물들이 다 일본인 오마쥬니 씁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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