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늦게 집에 들어왔더니 인터넷 케이블 모뎀이 죽어버려서 복구하느라 시간 잡아먹고. 젠장.
일단 출근을 위해 잠을 자야 하니 가볍게 정리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첨부하던가 따로 쓰던가.
당일 대충 표사고 들어가서 아무데나 앉아서 봐야지 싶었던 것치고는 그렇게 자리는 나쁘지 않았다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B열의 167번이었던가.
어째 신기할 정도로 아는 얼굴이 보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이 동네에서 제법 많은 사람이 갔다온 것 같다는 건 코메디 아닌 코메디.
예매율이 JAM쪽 공연때에 비해서 약간 떨어진 편이라서 솔까말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막상 실제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만석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자리는 들어찬 것 같고, 아이를 끌고오신 여의도 시민분들(…)도 좀 계신 것 치고는 별 다른 사고도 없이 그냥 뭔가 휘리릭 열띈 가운데 흘러갔다고 할까요.
다만 JAM 때처럼 끝까지 악쓰는 사람이 없어서 그게 또 의외라면 의외였습니다. 적당히 분위기를 즐기는 측면에서는 굳이 일어설 필요도 없었지만 이래저래 딱 적당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이 째지거나 하는 등 마이크 설비는 좀 애매했지만 음향의 울림 자체는 적당히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되어 있던 덕분에 오버하는 분위기로 안 몰려간 건 나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그렇게 다들 얌전하게 듣고 있던 덕분에 오히려 '왜 반응이 부족한거지' 하고 화장실이나 쉬는 시간에 웅성거리는 일부 측도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론 KBS 홀에서 악 쓰는 건 좀 자제했으면 싶기도 하고. KBS 열린 음악회 같은 정도의 분위기는 뛰어넘었다고 보니 그럭저럭 즐겁지 아니한가~ 싶기도 하고.
카메라 찍겠다고 설치는 사람은 은근히 많았지만, 곡 셋 리스트 적을려고 핸드폰 메모장을 이용하는 나 같은 바보도 있었기 때문에..., 일일히 막기도 힘들기도 했겠지만 그래, 그렇게 찍어서 어디 올려서 폼잡아 볼려고 그랬을까 싶기도 합니다. 단속은 할텐데...
막상 내가 그런 거 안적어도 어차피 누군가는 적었을 텐데 왜 그런 삽질을 하고 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 행사 자체는 의도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좀 서두른 감이 없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잘 치뤄진 행사라고 생각됩니다. 섭외 과정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에 막상 행사 진행이나 서포트 쪽은 살짝 거칠은 기분도 없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음향 발란스 및 마무리 쪽의 음악과 볼륨 문제라던가) 그래도 행사 자체의 의의는 컷고 정말로 즐길 거리는 제법 많았다는 기분입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이고, 다음에는 하루가 아니라 이틀 이상의 진짜 페스티벌이라는 느낌이 드는 규모였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건 무리일듯 싶고.
BG로 영상을 쓰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쓸거면 다 쓰던가 안 쓸거면 아예 안쓰던가 통일시키는 게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영상 자체가 아니라 무슨 곡을 튼다~ 라는 걸 보여주는 거였다고 생각하거든요.
판권 문제 때문에 영상을 쓰지 못해서 이것저것 미디어플레이어의 시각효과 스킨 비슷하게 깔리는 곡이라도 BG영상 구석에 작품명과 곡명을 넣었으면 더 좋았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하기사 곡 가사도 판권 대상이니 그런 것도 그냥 막 쓸 수는 없었겠습니다만.
- 그리고 제 나이 또래나 저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은 김국환씨나 마상원 밴드 없이 한국애니송 페스티발이라니 어불성설 운운하는 의견이 분명히 있었겠습니다만 (…)
글쎄요, 김국환씨가 나오는 것은 저도 환영입니다만 적어도 이번 행사에 어울리는 구색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서 미즈키 영감님 정도가 오시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캐스팅이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런 모든 것을 다 능가할 만큼 방대식씨의 협연이랄까 서포트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국내 가수와 일본 가수의 듀엣도 많이 시도되어서 상당한
이벤트적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력이 어쨌던 간에 아무래도 세대차이(?)가 큰 김국환씨가 일본가수들과 함께 부르는 그런 역할을 할 수는 없었을 거라 생각이 되니까요.
방대식씨는 정말 제자로라도 들어가고 싶어지더란(웃음).
개인적으론 그런 자리에서 포켓몬스터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보는데, 애들이 좀더 많았다면 더 좋은 선택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위기를 해친다기 보다는 이번 페스티벌의 선곡 대다수가 '예술성' 중심이랄까 보다 일반지향적인, 소위 말하는 '가요풍 곡'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곡으로 환기를 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역시 아이들이 더 많은 무대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게 더 미래를 위한 방향성이라고도 생각하고요.
= 하지만 결국 오래가는 노래는 친근하고 좀더 정서를 울리며 기억하기 쉬운 노래여야 하기 때문에, 정말로 보편적인 애니송을 만들려면 아따맘마 같은 그런 노래들이 좀더 많았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막상 그런 노래들로 때우면 이런 요금 내는 행사에 요금을 많이 내는 어른들이의 참여도가 줄어드는 것도 현실일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타협과 배려가 필요했을거라 봅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였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애들도 부담없이 볼수 있으면서 어른들도 어렵지 않은 행사가 된다는 게 쉬운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연구랄까 배치에 신경을 더 쓸 수 있는 식의 이벤트 코디네이트가 더 강화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솔직히 저는 이 정도로도 매우 만족합니다만, 애들이랄까 노인네들을 위한 부분도 조금 더 강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일 뿐이지만요.)
일단 '잡담'은 이 정도로...
하여튼 이런 행사로 좀더 세대차이랄까 그런 벽 같은 것이 많이 허물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쪽을 굳이 애니송 게임송 같은 '매체에 부속된 음악'이란 면에서의 차별적인 명칭보다는,
앞으로는 Culture Variety 라던가... 줄여서 말할 수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CV라면 '캐릭터 보이스'하고도 겹치는 나름 재미있는 축약 단어 아닐까 싶지만 말이죠)
아, 관련 음반을 파는 건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한국 정발된 물건만 판다는 점이랄까... 뭐 그런데서 중고 바자회 같은 거 열고 있으면 그것도 코메디긴 하겠지만 재미는 있겠지요.
(근데 제가 갔을 때엔 어째 다이나가 사치
앨범은 안보이고... 결국 SiD사운드하고 타카하시 요코 것만 샀다는. 만의 하나 싸인 받을 기회가 있으면... 하고 데빌맨 레이디 OST하고 disillsion싱글, 사야의 노래 OST를 들고 갔는데 허탕 친 건 아쉽...)
:DAIN.
P.S. : 개인적으로는 이와오 준코의 루로니 켄신에서 유키시로 토모에 연기나, 데빌맨 레이디의 후도 쥰 연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 분 수로대 OG의 레피나 함장... 다음에 뭐 나온 거 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