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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2월 10일
[CD] Press Start : The 5th Anniversary

  - 오늘의 게임음악 단상 :

  오늘은 일본 쪽에서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게임음악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전에 포스팅한 미주 쪽에서 만들어진 오케스트라 편곡 음반들과 비교하면서, 일본식 오케스트라 편곡과 구미 쪽의 오케스트라 편곡에 대한 비교~를 하면 좋았겠습니다만 이래저래 그런 식의 글을 쓰는 것은 후일로 미루고…

  이 블로그에서 앞에 소개한 GREATEST VIDEO GAME MUSIC(이하 GVGM으로 줄입니다)과 VIDEO GAMES LIVE(이하 VGL)과 비교하면서 들으면, 구미 쪽과는 차이가 있는 일본 쪽의 오케스트라 작법 같은 게 재미있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PRESS START The 5th Anniversary

  EBCD-0001 : 정가 3150엔


  : 이 앨범은 2006년부터 패미통이란 게임 잡지가 주최하고, 패미통의 출판사인 엔터브레인이 후원하는 일본의 게임음악 오케스트라인 "Press Start"의 5주년 기념으로 2010년에 발매된 음반입니다.

  수록된 내용 자체는 2008년과 2009년에 한 공연에서 선곡해서 뽑아낸 소위 베스트 트랙이란 개념인데, 의외로 이 Press Start 공연의 앨범화는 되지 않고 있다가, 5주년 기념으로 처음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국내에서 구할려면 조금 번잡한 CD 앨범입니다만, 게다가 가격도 비싼 편이라 그렇게까지 추천하기 좋은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앨범은 소위 (존 윌리암스로 대표되는) '헐리우드 영화 음악' 같이 웅장하게 보일려는 연출은 거의 전무하고, 게임에 사용된 원곡에 최대한 가깝게 오케스트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GVGM이나 VGL하고 비교를 한다면, 우선 이 앨범이 약간 짧고(…) 미주 쪽의 게임음악은 배제된 체, 소위 일본 국내의 히트 작만을 연주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편중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이 쪽은 어떤 웅장하고 꽝꽝 울리면서 분위기를 잡기 보다는 그냥 성실하게 원래의 전자음 게임음악을 그냥 오케스트라로 옮기는 데에 중심이 실려 있기 때문에, 화려하다거나 큰 스케일 감보다는 단촐하고 풋풋한 느낌이 메인이며 (악기 하나에 의한) 독주가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일단 수록곡은 아래와 같습니다.

 1. ペルソナ4 : 페르소나4 (ATLUS) 7:58
  全ての人の魂の詩
  Reach Out To The Truth
  記憶の片隅

 2. イース & イースII : 이스 & 이스Ⅱ (일본 팔콤) 4:54
  FEENA
  FIRST STEP TOWARDS WARS
  TO MAKE THE END OF BATTLE

 3. サムライスピリッツ : 사무라이 스피리츠 (SNK PLAYMORE) 3:58
  男節 日
  祭り奏でる

 4. かまいたちの夜 : 카마이타치의 밤 (Chun Soft) 8:45
  レクイエム
  悪夢
    弟切草 : 제절초 (Chun Soft)
  館までの道で
  奈美の思い出

 5. スペランカー : 스페랑카 (IREM SOFTWARE ENGINEERING) 3:14
  スペランカーのテーマ(タイトルBGM)
  地底探険(メインBGM)~ステージクリア
  ミス~ゲームオーバー

 6. 幻想水滸伝 : 환상수호전(KONAMI) 5:15
  幻想の世界へ

 7. レイトン教授と不思議な町 :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LEVEL 5) 4:11
  謎
  レイトン教授のテーマ

 8. 大神(OKAMI)견신 : 오오카미 (CAPCOM) 6:33
  始まり
  両島原 其の二
  「Reset」~「ありがとう」バージョン~

 9. ファンタジーゾーン : 판타지 존 (SEGA) 5:39
  ファンタジーゾーンメドレー
  (OPA-OPA! / SHOPPING / KEEP ON THE BEAT / SAARI / HOT SNOW / BOSS / YA-DA-YO / GAME OVER / VICTORY WAY)


  = 일단 이 앨범은 실황 녹음이라고 합니다만 막상 박수 소리나 사람의 반응이 나오는 트랙이 별로 없어서 그런 느낌이 적습니다. 확실히 청중의 반응이 녹음되어 있는 것은 5트랙의 스페랑카 정도입니다. 편집을 잘했다고 해야 할지 뭐라할지…
  다만 4트랙 등에서도 잘 들어보면 청중의 반응이랄까 묘한 반향음이 녹음되어 있어서 이게 실황이 맞긴 한가보다~ 생각하게 됩니다만, 이왕이면 좀더 공연 당시의 반응을 느낄 수 있었으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하게 됩니다.

  먼저 소개했던 VGL이나 GVGM이 공연 실황이 아니라 편집된 녹음 수록이라는 기분이 강한데에 비해, 이 앨범은 실황의 비중이 많기는 합니다. 몇몇 곡은 박수소리를 짤라버리려는 듯이 급격하게 끝나는 기분도 있고, 또 중간중간에 웅성이는 소리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오케스트라에 의한 게임음악 앨범 중에서는 실제 공연의 분위기를 잘 잡고 있는 편이라서, 그 점은 조금 더 평가점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

  CD 디스크 이외의 내용물을 본다면, 일단 Press Start 공연의 발기인이랄까 협력자로써 우에마츠 노부오 같은 음악가와 게임제작사의 간부들 같은 소위 관련자들의 프로필 소개 등이 설명서에 적혀 있습니다.
  VGL도 설명서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이 Press Start쪽이 관련자들 소개나 그런 기타 정보 쪽이 조금 더 자세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일본 내수용 앨범이라서 일본어로 되어 있고, 한국에 정발될 가능성도 낮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앨범의 진짜 가치는 처음부터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영화음악 삘나게 만들어진 서양 게임음악과 다른,
  진짜로 뿅뿅거리는 전자음에 어울리는 조금 오래된 구시대의 일본 게임들의 전자 음악, 소위 칩툰 계통의 곡들을 곧이 곧대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점, 그 자체에 있습니다.

  덕분에 조금 무리했달까… 어색하게 느껴지는 트랙도 있습니다만, 그런 점을 감안하고 볼 때,
 단촐한 전자음을 오케스트라로 옮기면서 필요 이상의 재해석은 하지 않고 최대한 원곡의 분위기에 충실하게 연주하고 녹음되었다는 점은 제법 가치가 있지 않은가 합니다.
  즉 대편성의 오케스트라 연주로써는 가치가 약해도, 게임음악의 오케스트라 연주라는 면에 있어서는 제법 균형이 잡힌 무난함이 최고의 미덕인 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뭐… 이러쿵 저러쿵 말해도 결국 이 앨범은 국내에선, 단순히 희소가치가 더 클것 같습니다만.)



  - 간단한 곡 별 잡상

  일단 이 앨범 전체로 보면 곡 수는 적지만 하나 하나의 곡 길이로는 그렇게 짧지 않은 편이랄까, 제법 진득히 들을 수 있는 앨범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랜덤 플레이를 했을 때에 더 괜찮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마지막 트랙이 약간 힘이 부족해서 '그랜드 파이널' 적이 느낌이 약한 면이 있달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랜덤 재생으로 순서와 상관 없이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1. ペルソナ4 : 페르소나4 (ATLUS) 7:58
  : 한국에서도 한글화되어 정발된 PS2용 게임 페르소나4의 음악입니다. 첫 트랙으로는 제법 단촐하게 시작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이 앨범에서는 유일하게 사람 목소리로 코러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나마 가장 인상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우선 트랙 초반의 곡인 '全ての人の魂の詩'는 (게임을 해보신 분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고명한 벨벳 룸의 테마 곡이지요.
  원곡이 전자악기로 제법 클래시컬하게 만들어진 곡이라서 오케스트라 연주도 거의 위화감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소프라노에 의한 보컬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가사가 없고 아아아~하고 멜로디에 따른 코러스가 들어가는 셈이니 스캣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그냥 분위기 잡는 곡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중독성은 상당한 곡입니다만…
  갑자기 깜짝 놀라게 하려는 듯이 튀어나오는 'Reach Out To The Truth'는 전투 음악인데, 원곡은 (이 여신전생 관련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장조로 시작한다는…) 락 계통의 제법 신나는 빠른 템포의 곡이고 곡 후반에는 약간 랩 스타일의 영어 보컬 코러스가 들어가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순수하게 오케스트라로 편곡되면서 묘하게 학생 체육 대회의 응원가삘 나는 편곡이 되어 있습니다.
  뭐 이건 이대로 인상적이고 원곡의 느낌은 거의 버리지 않은 체 잘 살려진 편이긴 합니다.
  한참 분위기를 띄웠다가 뚝 끊어진 다음에 곡의 마무리를 짓는 '記憶の片隅'은 게임의 타이틀 메뉴나 잔잔한 이벤트가 나오는 부분에서 사용되는 모티브입니다.
  중간 부분에서 빠르고 경파하게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가 살짝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잔잔하고 묘하게 구슬픈 느낌의 마무리가 되어줍니다.
  이렇게 3곡이 메들리되어서 교향곡의 한 악장을 이루는 식으로 편곡되어 있는데, 특히 이 마지막 마무리 부분은 잔잔한 전자 피아노와 챠임이 메인인 원곡을 기억한다면 제법 감칠 맛이 나는 풍부한 소리 울림을 들려준다는 기분입니다.

 2. YS & YSⅡ (일본 팔콤) 4:54
  : 일단 이름 값만 따진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트랙입니다만, 의외로 검소한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2번째 트랙은 조금 미묘한게, 이스 시리즈는 게임음악 매니아들 사이에선 (피해갈 수 없는) 나름 유명작이고, 또 기존의 1989년에 나왔던 '교향곡 이스' 독집 앨범을 시작으로 이미 여러번 오케스트라화가 되었던지라, 상대적으로 이 곡은 기존의 오케스트라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89년의 '교향곡 이스'는 마크로스 등의 음악으로 유명한 故 하네다 켄타로가 편곡했었기 때문에 무시하기 뭐한데, 일단 도입부 첫 마디를 제외하면 FEENA에서 FIRST STEP TOWARDS WARS로 연결되는 부분은 의외로 89년의 교향곡 이스 1악장과 이미지가 상당히 겹칩니다. (아무래도 무시할 수는 없었겠지요…)
  다만 연주 자체는 익숙한 만큼 보편적인 스케일 큰 오케스트라 이미지에도 잘 맞아 떨어져 있어서 상당한 힘이 있습니다. 게다가, 매번 따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던 이스2 오프닝 곡인 TO MAKE THE END OF BATTLE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이 앨범 만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몇번 반복해서 말하는 식이 되지만 이 오케스트라 편곡은 기존의 교향곡 편곡에 상당 부분을 빚지고 있는 면이 있어서, 순수하게 평가하기 어렵기도 합니다만, 일단 이 트랙 자체는 약간 뚝뚝 끊어지는 감이 있긴 해도 이스1 오프닝~ 이스1 필드~이스2 오프닝으로 단도직입적으로 그냥 이어버린 면은 나름 좋게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곡의 마무리가 되는 이스2 오프닝 부분이 취향은 좀 갈릴 지 모르겠지만, 기존 오케스트라 편곡들 보다는 원곡에 충실합니다. 기존 교향곡에서 브루크너나 존 윌리암스가 떠오르는 추임새 부분이 빠져버려서 순수하게 이스2의 오프닝 곡을 오케스트라로 즐긴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고 하겠습니다.

 3. SAMURAI SPIRITS (SNK PLAYMORE) 3:58
  : 한국에서는 사무라이 쇼다운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졌을 대전격투게임,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음악입니다. 원곡이 일본 악기 위주의 딱 일본 사극 음악 삘 나는 곡들인데, 오케스트라와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사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의외로 정서 면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적은 편이고, 이 사무라이~ 시리즈도 후기로 가면 음악이 점점 대중적 취향을 쫓는달까 일본 전통 음악 삘에서 벗어나서 일반 이지 리스닝 계통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 트랙은 사무라이 시리즈의 첫편의 음악을 담고 있기 때문에 원래 본 게임에서 주가 되던 일본 사극 음악 삘을 그대로 오케스트라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제법 재미있는 곡이 되기도 합니다.
  주인공 하오마루의 테마 '男節 日'은 스테이지가 파도치는 바닷가 암초 위에서 결투한다는 느낌이고, 그것에 맞춰서 느긋한 가운데에 은근히 쏴악쏴악 오가는 파도소리에 맞춘 듯이 박자감이 실리는 게 포인트인 곡입니다. 여기서는 일본 현악기의 짧게 끊어치듯이 계속 연주되며 줄기차게 이어지는 것이 제법 기분좋고 경파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반부가 주인공 테마였다면 후반부의 '祭り奏でる'는 게임 엔딩 뒤 제작진의 이름이 들어간 스탭 롤이 나오는 부분에서 흐르는 흥겨운 곡입니다. 의외로 이 두 곡이 거의 위화감을 못 느낄 정도로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 있는 편인데, 굳이 말하자면 이 트랙의 2분 10초 넘어가서 현악기 독주로 '男節~'의 클라이막스부분에서 스탭 롤 곡 '祭り奏でる'의 배경 반주가 연결되어서 그 뒤에 오케스트라로 스탭롤 곡이 마무리를 장식하고 끝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일단 이 곡은 녹음이 급하게 끝나는 것을 봐서는 박수소리를 자른 것처럼 보입니다.

 4. かまいたちの夜 & 弟切草 (Chun Soft) 8:45
  : 카마이타치의 밤과 제절초는 수퍼패미콤 시절에 만들어진 소위 '사운드 노블' 형태 계통의 게임입니다. 게임화면은 배경이 되는 장소의 그림과 텍스트 만으로 체워지고, 그리고 음악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형태의 '읽는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선택지가 있고 선택지를 잘 못 고르면 이야기가 끝나지 않게 되거나 도중에 화자가 죽어버리는 식의 결말이 나겠지요.
  사실 이 두 게임 모두 호러 분위기가 강한 편인데, 음악에 있어서는 악기의 수가 적어서 듣는 느낌으로는 단촐하고 서정적인, 동시에 수수하면서도 은근한 맛이 있는 쪽이었는데… 오케스트라 편곡이 과연 어울릴 것이냐~ 라고 생각한다면 외려 풍은 좀 변했습니다만, 잘 된 호러 영화에서 느껴지는 몽롱하고 은근한 맛이 살아 있는 곡으로 탈바꿈 했다고 하겠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호러 소설에서 호러 영화로 정서가 바뀌었다~라는 게 맞겠지요.
  4곡이 순차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편이라서 따지고 보면 의외로 기승전결에 잘 맞는 편이기도 합니다. 잔잔하게 시작해서 나름 위기감 가는 분위기 잡았다가, 살짝 달리는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다시 잔잔하게 가라앉으며 마무리를 짓는… 클래식이라면 흔하지 않을까 싶어지는 전형적인 구성의 오케스트라 1악장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잔잔하고 은은한 가운데에 심장 고동과는 또 다른 의미로 두근두근 거리는 가운데에 은근히 긴장감과 불안감과 여러가지 맛을 담고 있는 초반 '레퀴엠' 부분이 상당히 맛이 좋다는 기분입니다. 상대적으로 이 트랙에서 차지하는 시간 비중도 적지 않고 말이죠. 두번째 파트 '악몽'의 긴장감도 제법 인상적입니다.
  두번째 파트에 이어지면서 폭주하듯 달리는 세번째 부분 '집까지의 길에서'는 쫓기는 듯한 인상이 강렬하게 어필합니다. 그리고 세번째와 네번째 곡이 붙는 이 트랙의 후반부 부분은 약간 사족이랄까 결말을 짓기 위해서 따라 붙었다는 느낌도 들지만, 네번째 '나미의 기억' 부분도 은근한 맛이 있어서 "기억"이랄까 환상을 소재로 하는 제절초 원작을 생각할 때에 그렇게 나쁘지 않은 마무리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이 앨범은 실황 녹음인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한데, 멀리서 뭔가 사람의 행동이랄까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소리의 움직임'의 감각은 약간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일단 이 트랙의 도입부에서는 웅성거리는 느낌도 느껴지니까 그런 점은 재미있다고 하겠습니다.

 5. スペランカー : 스펠랑카 (IREM SOFTWARE ENGINEERING) 3:14
  : 게임 사상 가장 허약한 주인공으로 유명한 패미콤 판 [스펠랑카]의 음악입니다.
  게임이 특별히 튄다거나 음악이 아주 좋다거나 유명하다고 말하긴 뭐한데…, 그래도 인터넷 시대에서는 이런저런 연유로 의외로 지명도가 높게 남아 있는 편이라서 이렇게 끼어 들어가 있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트랙 자체는 게임 플레이에 맞추었달까, 타이틀 곡인 테마 곡에서 부터 실제 지저 동굴을 돌아다니는 게임 플레이 도중의 BGM과 스테이지 클리어 및, 죽었을 때의 음악이 거의 순서대로 깔리기 때문에 실제 게임 플레이를 해본 사람에겐 어필하기 좋은 편의 메들리 편곡이라고 하겠습니다.
  덤으로 실제 공연 도중에 배경에 깔아주는 영상에서 '게임 도중 죽는 영상'이라도 나왔는지 곡 중간에 청중들이 웃는 부분이 녹음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연주나 편곡 자체에서 그렇게 특기할 만한 점은 없습니다만, 역시 화제성이랄까 그런 면에서 선곡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뭐 무난하게 들을만 한 트랙임은 확실하네요.

 6. 幻想水滸伝(KONAMI) 5:15
  : 이 트랙은 상대적으로 이 앨범 안에선 가장 튀는 편입니다. 일단 메들리가 아니라 하나의 곡 모티브로 한 트랙을 꽉 체운 건 이 곡이 유일하거든요.
  코나미의 환상수호전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편이고, 상업적으로도 그럭저럭 히트한 시리즈라서 이 앨범 이외에도 기존에 만들어진 앨범의 숫자나 지명도가 적지 않습니다만…,
  일단 이 곡은 보컬로도 만들어졌고 이런저런 앨범에서 많이 사용된 곡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환상수호전 보컬 콜렉션이나 난바 히로유키의 환상수호전 음악의 편곡 앨범 등에서도 같은 곡이 다르게 편곡되기도 했고, 뭐 그런 이유로 이 오케스트라 버전은 그냥 다른 버전이 하나 더 나왔다~라고 봐도 될 정도이긴 합니다.
  뭐 연주나 편곡이나 무난함 그 자체라서, 유일하게 한 트랙 당 한 곡이란 점 이외에는 이 앨범에선 그렇게까지 튀는 쪽은 아니게 됩니다만,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듣고 즐길만은 합니다.

 7. レイトン教授と不思議な町 : 레이튼 교수와 이상한 마을 (LEVEL 5) 4:11
  : 레이튼 교수 시리즈는 국내에도 닌텐도DS용 게임이 2편 정발되어 있기도 하고(일본은 시리즈가 그 뒤로도 더 나와 있습니다만), 아동대상 TV 채널을 보다보면 TV광고도 해주기 때문에 이 트랙에 수록된 두 곡은 광고에서 종종 들을 수가 있습니다. ^_^
  혹시나 TV에서 레이튼 교수 광고를 보신 분이라면 이 트랙이 굉장히 낯설지 않으실 것이고 나름 오케스트라 특유의 무게감을 잘 살리면서 나름대로 정갈하달까 깔쌈한 맛이 나게, 한 마디로 멋들어지게 편곡 되었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레이튼 교수 시리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곡은 제법 마음에 듭니다. 뭐랄까, 이 곡 자체만으로 보면 원래 레이튼 교수란 게임의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꼼꼼하고 차가운 분위기…, 그러니까 셜록 홈즈 같은 안개 속의 비밀을 캐는 탐정물 같은 분위기에서 좀더 활달한 모험물 분위기로 편곡이 되어있다는 기분이지만요.
  일단 레이튼 교수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제법 괜찮은 모험물이기 때문에 그런 인상도 있습니다만, 일단 이 앨범에서 이 트랙은 후반을 책임지는 훌륭한 편곡이라고 생각됩니다.

 8. 大神(OKAMI) (CAPCOM) 6:33
  : 국내에선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오오카미라는 게임의 음악입니다.
  원작 게임 자체는 흰 견신(犬神)이 주인공인 툰 랜더링을 사용한 퍼즐 기믹이 들어간 액션형 어드벤쳐 게임입니다만, 숨은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짝이는 보석 같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원작 게임 자체에 일본 전통 신화의 각색 요소가 많은 탓에, 소위 일본 전통음악 삘의 토속적인 악기 소리가 메인이기도 해서 이런 스타일의 오케스트라 연주에는 약간 안 맞지 않나~ 싶은 기분도 있었습니다만…,
 이 트랙도 은근히 오케스트라에 잘 맞추어져서 듣기 편하고, 동시에 제법 인상적인 경파함을 잘 드러내는 편입니다.
  레이튼 교수와 함께 이 앨범에서 추천할만한 곡을 추린다면 이 곡도 괜찮은 축에 들어간다고 하겠습니다.
  이 트랙의 곡 자체는 심심하지 않게 제법 다이나믹하게 변화를 주면서 이리저리 숨돌릴 틈 없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나가는 식으로 편곡 되어 있어서 들을 만 합니다만,
  게임의 원곡들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또 장르 특성 상 오케스트라와 완벽하게 매칭이 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약간 뻣뻣한 느낌을 갖고 있는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원곡의 무난한 편곡이란 점 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합니다.

 9. ファンタジーゾーン : 판타지 존 (SEGA) 5:39
  : 세가의 고전 명작 아케이드 게임인 판타지 존의 음악인데, 원곡이 신나고 경파한 중남미 풍…이랄까~ 아예 삼바는 아니고(^_^) 적당히 고고~ 스러운 분위기의 음악입니다만 오케스트라에는 약간 안 맞지 않나 싶네요.
  일단 게임기의 전자음으로는 상당히 흥겨운 쪽의 명곡 대접 받는 곡입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이 앨범에서 이 곡은 조금 실패한 감이 듭니다. 메들리 연결이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 곡이 좀 짧게 잡혔다는 기분도 들고, 허겁지겁 넘어간다는 기분이 있어서 그럴까요.
  원곡이 전자음 곡이긴 했어도 그렇게까지 기타 사운드 같은 것에 의존하고 그러진 않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로 바꾼 게 그렇게 나쁜 느낌이 아닌데도 원곡보다 템포가 살짝 느려지면서 어색한 기분도 납니다. 오케스트라 특유의 무게감은 원곡보다 좀 더 잘 살렸을 지도 모르겠지만, 원곡의 특유한 발랄하고 톡톡튀는 느낌이 사라져 버렸다고 할까요.
  대신 좌우에서 딸랑딸랑 거리는 여러 여흥음을 듣는 맛은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원곡의 느낌보다는 원곡을 디즈니스럽게 연주했다~는 정도로 결국 오케스트라의 한계에 묶여버렸다는 기분이 드는 편곡입니다.
  나쁘진 않은데 원곡에 비교하면 뭐랄까 약간 위화감이 있고, 그 위화감이 오케스트라 편곡 만의 개성을 살리거나 하진 못했다고 할까요. 그냥 어색한 게 어색한 체로 충실하게 잘 가고 있다~라는 정도입니다.
  조금 더 빨리 연주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싶은 감도 있지만, 뭐 템포가 느려졌다고 어색한 건 아니기도 합니다.
  뭐 이런 편곡도 그냥저냥 인정하고 감수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역시 원곡의 포스가 안나온다고 할까 뭐 그런 기분이 드는 거죠. 특히 보스 음악은 무게를 잡다보니 원곡이 갖고 있던 정서가 그렇게까지 살아나지 않는다는 기분일까요. YA-DA-YO도 약간 미묘하고요.
  게다가 앨범 전체로 볼 때에 마지막 트랙이란게 좀 큽니다. 좀더 진중하고 웅장하게 마무리에 잘 어울리는 쪽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이 트랙은 약간 허겁지겁 달려가다 그냥 끝나는 기분이 있어서 마지막으론 약간 미묘한 기분도 드네요.
  하지만 앨범을 쭉 듣지 않고서 MP3로 인코딩해서, 다른 많은 앨범들과 함께 아이팟 같은 기계에서 랜덤 재생으로 들을 때에 중간중간에 튀어나온다면 이 곡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저 원곡의 인상이 너무 강할 뿐…)
  뭐랄까 아예 앨범 중간에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은게 이 트랙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도 싶네요. 허허.


  = 기존에 소개한 GREATEST VIDEO GAME MUSIC이나 VIDEO GAMES LIVE와 비교한다면 녹음에서 유럽 쪽 녹음과 일본 쪽 녹음의 차이가 제법 난다는 감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 CD는 또 일본의 뻑적지근하게 뭔가 붙여서 선전을 한다는 라인에 충실해서 SHM-CD운운하는 일반 CD보다 음질이 좋아진다는 기술을 썼다고 하는데, 실제로 음질 차이가 나긴 납니다만…

  실제로는 선명하게 들린다기 보다는 풍성하게 들리는 녹음이라서 "홀"의 느낌이 조금 더 난다는 것 외에는 그렇게까지 확 녹음 수준의 차이가 나는 앨범은 아니란 기분입니다.
  전에 소개한 오케스트라 게임음악 앨범 중 GVGM의 경우 또렷하고 강하게 녹음 되어 있지만 편곡이 지나치게 영화음악이나 기존 팝스 오케스트라의 영향이 느껴지고 있고, VGL의 경우 원래 공연 중심이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음반보다는 실제 공연에서 들을 때 인상 깊을 법한 '열띤 연주'나 코러스의 많은 활용들이 인상적입니다. VGL의 경우

  지금까지 3장의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게임음악 앨범들에 대해 적어 보았는데,
  일단 이 중에서 아무래도 가장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역시 Video Games Live 쪽일 겁니다. 이 쪽은 나름 생동감이 있고 현장감도 나쁘지 않은 녹음과 연주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또 연주자의 이름 값이나 기타 외적인 요인, 수록시간이나 곡수 같은 것을 따진다면 어쩔 수 없이 '질보다 물량'이란 느낌도 조금 나오는 Greatest Video Game Music쪽이 약간 우세하다고 하겠고요.

  그렇다면 이 Press Start의 개성은 없는 거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일단 이 Press Start의 개성은 단촐하달까, 필요 이상의 멋부리는 치장 같은 게 적다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녹음 자체도 현장 느낌을 살리면서도 전반적으로 무리하게 큰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살짝 가라앉힌 느낌의 분위기로 녹음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살짝 감이 멀다~' 싶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오케스트라의 연주 수준이나 녹음 같은 걸 상관하지 않고 본다면, 이 Press Start 쪽은 (이 음반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언급한 3가지의 게임음악 오케스트라 중에선 오케스트라로 편곡되면서 생기기 쉬운 지나치게 과장된 무게감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도 오케스트라가 갖는 기본적인 스케일 감 같은 걸 무시하진 않습니다. 꽈광하고 울려줘야 할 때엔 잘 울려주지만 기본적으로 원곡인 게임음악이 3화음을 쓰는 간단한 곡이면 정말로 악기 수를 줄여서 가볍게 연주하고 있다고 할까요.
 그런 덕분에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느끼기 쉬운 진중함이나 무게감, 혹은 똥폼 같이 느껴질 수도 있는 '필요 이상의 큰 소리'를 가급적 제외하고 필요없이 악기를 많이 쓰거나 하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다른 두 서양계열 앨범이 '영화음악 같은' 드라마틱하고 큰 스케일을 화끈하게 보여주는 데에 중심이 실려 있다면, 이 Press Start 앨범은 수록된 각각의 게임 음악들의 원곡 느낌에 비교적 가까운, 약간 절제된 기분으로 연주를 들려주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나름대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는 정도가 장점이겠네요.
  얼핏 들으면 감도 약간 멀고 무개성한 게 아니냐~는 생각도 가질 수 있겠습니다만, 결국 (기존 교향곡의 편곡 방향에 영향을 받은) 2트랙의 이스 같은 경우를 제외한다면 오케스트라에 휘둘리는 느낌이 드는 곡은 마지막 9트랙의 판타지 존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그냥 게임음악을 게임음악스럽게~ 연주한다는 기분이 드네요.

  지나치게 영화와 영화음악을 의식한 게임과 게임음악이 늘어나고 있는 기분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런 고풍스러운 옛스러움이 살아 있는 편곡은 나름 희귀성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물론 돈을 들여서 비싸게 공연을 보는 입장에서는 기존의 원곡과는 구별되는, 오케스트라로써 확고한 표현 의도가 강하게 어필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이 앨범은 그런 면에서 무리하게 변화를 주기 보다는 오케스트라로 게임음악을 재현하는 데에 중심이 실려 있다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VGL이나 GVGM이 비교적 영화음악에 가까워진 근래의 서양게임들 중심으로 곡이 선곡, 수록되어 있는 데에 비하면, 이 앨범은 일본인 주축의 일본 게임의 음악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썼음에도 느낌이 좀 독자적이랄까 기존의 클래식 컴필레이션들과는 녹음과 곡 파악의 방향이 확실히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클래식 스타일의 연주에 있어서는 아직 일본 쪽이 구미 쪽에 따라가지 못한다~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몇번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 같은데…,
  이 앨범은 결국 스케일보다는 간소하달까 적당히 겸손한 연주로써 관객을 포용하는 데에 힘이 더 실렸다는 기분입니다.
  조금 더 많은 게임에서 다양한 곡들을 받아서, 앨범의 시간이 조금 더 길었다면 금상 첨화겠습니다만, 일단 일본 쪽의 오케스트라 녹음을 들어본다는 면에서는 제법 유니크함이 있기는 합니다.

  반드시 구해서 들을 필요는 없고 구하기도 쉽지는 않은 편의 음반이지만,
 단순히 음악적 휘향의 영역에서 게임을 게임 이상으로 오래 즐기고 싶다면 이런 식으로 가볍게 편곡된 고전 명곡들을 들으면서 요즘 게임음악들이 지나치게 영화음악 같다~라고 투덜거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 관련 글 ==
 GREATEST VIDEO GAME MUSIC
 VIDEO GAMES LIVE

:DAIN.


by DAIN | 2012/02/10 00:13 | 게임음악 단상 | 트랙백 | 덧글(4)
트랙백 주소 : http://saickho.egloos.com/tb/3804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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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_raffe at 2012/02/10 21:53
오오
프레스스타트를 의외의 곳에서 보는굼요
Commented by DAIN at 2012/02/13 22:19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_^
Commented by CARPEDIEM at 2012/02/13 22:13
소개해 주신 게임음반 셋 중에선 이게 가장 제 취향인 듯한데...
곡 찾아서 유튜브나 니코동 뒤지고 있으려니 뒤통수가 따끔따끔하네요.
Commented by DAIN at 2012/02/13 22:20
따끔따끔하다는 건, 일하는 데 눈치 보이신다는 의미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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