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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12일
몬스터 호텔 (Hotel Transylvania)


 - 1월 10일에 지인 선모님과 함께 보게 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뭐 개인적으론 이런 쪽의 '캐릭터물' 관련으로 약간 집착까지는 아니지만 일종의 지켜야하는 '한계선'을 조금 설정하고 보는 편인데,
 최소한 지금은 잊혀진 프레드 데커의 [악마군단 (Monster Squad)] 급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 CG애니메이션이 그 정도 수준은 될까요?


  몬스터 호텔 (Hotel Transylvania)


  일단 이 작품은 소니 배급 콜롬비아 계통 작품인데, 스탭은 2011년의 실사판 스머프 관련의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감독만 나름 이름 있던 사람…인 모양입니다만…,
  결과물은 그냥저냥 평범하군요.

  앞에 언급한 '악마군단'에 비교하면… 음, 80년대 저예산 괴물 영화의 촌스럽지만 유쾌한 맛과는 다르긴 한데…
  분명히 이 영화는 세련되기 보다는 그냥 요즘 애들도 무리없이 좋아할 수 있는 수준인데, 막상 이 쪽 장르의 골수팬들이 보면 하품 나오고 어이없어질 정도의 그냥저냥인 물건이라고 하겠습니다.


  = 뭐 예고편이나 전단지, 영화잡지나 웹 페이지등에서 검색하면 스토리 라인 같은 건 금방 나오니까 뭐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이야기 자체는 드라큐라가 딸을 인간으로 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트랜실배니아의 성에 거주하면서 성을 호텔로 개조해서 인간에 쫓겨서 숨어사는 다른 몬스터 캐릭터들이 모이는 장소로 삼았는데, 거기에 뜨내기 인간이 우연히 흘러들어 와서 왁자지껄한 소동이 벌어진다~라는 투의 코메디입니다.

  그런데 문제라면 코메디로는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그냥 구멍이 솔솔~입니다.
  아동용 영화라면 슬랩스틱에 적당한 모험물 소재로 조금 더 편하게 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 영화는 나름 주제의식이랄까 소통의 소중함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부모자식 간에서의 갈등이나 몬스터로 대표되는 '같은 부류'안에서도 위 아래를 따지는 꼰대스러움까지 느껴질 정도의 낡은 의식과 '재미있으면 뭐든 괜찮아'라는 무신경한 요즘 젊은이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공존하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뭐 애들 대리고 영화보러올 부모들에게 최소한의 흥미거리를 던져주겠다는 의도였겠습니다만, 이게 참 난감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피해 숨어사는 몬스터들이 모이는 호텔에서 결국 몬스터들 끼리 농담따먹는 이야기가 '소통의 소중함'에 대해서 논해봤자 얼마나 대단한 게 나올 수 있을까요?
  순박하지만 촌스러운 시골사람들처럼 그려지는 드라큐라나 늑대인간 등의 몬스터들의 집합 속에, 그냥 치기어린 요즘 젊은이가 한명 끼어들어서 이런저런 사고 뭉치 노릇을 하는데…
  이건 뭐 70년대 코메디도 아니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지나친 '복고'의 감정이 없이는 그리 편하게 볼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이게 솔직히 픽사와 디즈니의 작품군이 있는 마당에 먹힐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접 보시고 판단하라고 하고 싶지만, 개인적으론 초등학교 연령대는 되는 아이들을 데려가서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 아닌 이상 굳이 극장까지 갈 수준이 된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 개인적인 평가로는 솔직히 인간 세상에 적응(?)해서 사는 흡혈귀 가족 이야기로는, 왜쿡산 컨텐츠인 '카린 증혈귀' 같은 쪽들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인간 세상에 적응했다기 보다는 살짝 등을 돌리고 숨어사는 이야기긴 한데, 어쨌든 현재로 소재를 옮겨온 쪽이라서 적응과 은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쪽으로 본다면 평가가 좀더 박해질 만한 면이 있네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아동대상으로 놓고 만든 더빙판 쪽이 개봉관을 당연히 훨씬 많이 잡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이것도 연예인 더빙이긴 한데, 연예인의 비중은 적고 더빙 자체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습니다.
  솔직히 컬투가 등장인물 누구를 맡았는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전문성우들과 어우러지고 있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다만 번역하면서 원래 서양식 유머들이 우리말로 바뀌면서 얼마나 깎여나갔는지는 원어 판본을 보기 전엔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원어판을 굳이 찾아가면서 보고 싶지는 않은 물건이군요.
  안타깝지만, 딱 그냥저냥한 범작입니다.

  CG로 그려지는 '박쥐의 비행' 같은 다양한 액션이나 이런저런 개그 효과, 그리고 호텔의 '귀신들린 테이블'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식의 작중 상황에 따른 꽤 많은 변형된 슬랩스틱 등등 영상면에서 평가받을 면도 있고, 영화 막바지에 뮤지컬 흉내내는 노래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며… 또 그런 노래들의 더빙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게 만약에 옛날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루돌프 사슴코'나 데즈카 오사무 원작 애니메이션 '유니코' 같이 휴일이나 주말에 깜짝 방송해서 아이들의 시선을 모은다면 괜찮은 수준이 되겠지만,
  극장에 찾아가서 본다면 사람에 따라선 표 값에 대해서 고민할 사람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싶은 수준이 되기도 합니다.


  = 하여튼 그리하여 개인적인 결론을 말하면, 기술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개그 센스가 안 맞으면 매우 취향을 탈 수 있는 물건이라 생각됩니다.
  딱 잘라 말해서 이런 장르에서 설정이야 다크하게 갈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설정이지만, 결국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아무래도 어린이 취향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선 우리나라 포스터의 '허당 몬스터들의 천국' 운운하는 카피는 나름 핵심을 찌르고 있긴 합니다.
  드라큐라 늑대인간 미이라 프랑켄슈타인 등등의 이런 저런 클래식 호러 몬스터들이 그냥 평범한 개그 만화의 개그 캐릭터화되어 있어서 조금이라도 진지한 뭔가를 기대했던 사람에겐 '그냥 맥아리 없는 TV코메디'처럼 보일 지경이라서 말이죠…

  그런 주제에 뜬금없이 나오는 (흡혈귀 장르의 기본 공식도 엿으로 아는) 트와일나잇 시리즈 공격하는 농담까지 있어서 "매우 허술한 놈이 장르의 공적을 공격하는" 척 해봤자 별로 먹히지 않는달까요.
  제게는 그나마 그런 농담이라도 없었으면 "아 이 왁자지껄 코메디를 얼마나 봐야하나~" 싶어질 지경이었습니다만, 뭐 그냥저냥 슬랩스틱 액션과 이런저런 색드립~스러운 농담도 그럭저럭 있긴 하고…, 또 세상의 변화에 늦은 고집장이 부모와 자식에 대해 잘 모르는 별 관심도 없는 다른 부모들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코메디는 (솔직히 이런 역할에 시대에 뒤쳐진 클래식 호러의 몬스터 캐릭터들이 맞는다면 맞긴 하지만,) 그냥저냥 평균은 되지만 개인적으론 그다지 보기 편한 쪽은 아니었습니다.
  뭐 아이들 시점에선 세상의 변화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아이를 통제하려고만 드는 얼뜨기 부모들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제법 감정이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 같은 영화도 너그럽게 웃으면서 볼 수 있지만, 이 놈은 기대와는 달리 충분히 웃음 속에서 다양한 요소를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그냥 "좋은 게 좋은거지" 투로 대충 넘어가버리는 매우 게으른 작품입니다.

  뭐 처음부터 이런 장르물의 대단한 재해석이나 재구성 같은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딸바보 드라큐라와 반항기 딸의 옥신각신 소재만 해도 훨씬 잘 다룰 가능성은 있었고,
  단순히 사람들의 선입관과 다른 '인간적인 몬스터 캐릭터들'을 그린다기 보다는 그냥 희화화된 캐릭터들의 일부로 보이고 있어서, 막판에 인간들의 마을에서 할로윈 축제 비슷한 이벤트로 드라큐라나 프랑켄슈타인 같은 캐릭터들 분장을 하고 노는 데에 진짜 드라큐라 같은 몬스터들이 나타나서 (사람들이 알아보지도 못하고) 망가지는 건 그렇게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 주제에 트와일라잇 같은 요즘 스타일로 많이 망가진 장르 변종의 흡혈귀를 까는 시퀀스가 잠깐 나와서,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란다~처럼 느낄 법한 꼰대스러운 장르팬들이 없으란 법은 없겠습니다만…)

  하여튼 뭐 세상 사람들이 흔히 접하는 영화나 다른 매체로 인해 드라큐라를 포함한 여러 클래식 호러의 캐릭터들이 오해를 받는다는 것을 작중에서 주장함과 동시에, 그런 호러 캐릭터들이 인간에 대해서 인간은 잔혹하고 거짓말 쟁이다~ 운운하는 것도 잘만 다루면 상당히 존재론적이거나 여러가지 깊은 인간 자체에 대한 비꼬임 같은 것도 충분히 우러낼 수 있는 소재였겠지만,
  결국 이 영화 내에선 "난 그런 이상한 소리를 낸 적이 없어~"라고 주장하는 드라큐라가 바보스러워 보일 뿐이었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제대로 된 고딕 호러 캐릭터들의 팬 서비스 무비…라기 보다는, 그냥 기존의 로빈슨 가족이나 플린스톤 가족의 실사영화판에 가까운 센스로 일종의 마이너 체인지로군요.

  결국 마음에 드는 건 Hotel과 Transylvania가 겹친 HT로고 디자인 뿐이었달까요. (그것도 우주선장 율리시즈에서 '신'의 삼지창 마크 디자인이 떠오르기도 하던게…)
  어떤 평론가의 지적 대로, 엔딩 크레딧의 배경과 컨셉 아트 분위기가 작품 분위기보다 훨씬 낫다고 하겠습니다.


  - 개인적으론 소니는 차라리 코나미와 손 잡고 악마성 드라큐라 개그 버전 만드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오덕스러운 발상을 언급안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드라큐라는 꼬장꼬장한 가부장제 아버지고, 덜떨어진 모험가 시몬 벨몬드가 우연히 드라큐라가 경영하는 악마 호텔에 들어갔다가 호텔을 뒤집어 놓고 나와야겠지요.

  그런데 솔직히 이 물건이 어떤 탈을 쓰고 나와도 좋아하는 건, 그냥 애들이지 어른들은 아닐 것 같습니다.
  박쥐 형태의 비행씬들 같은 애니메이션이라서 살아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진짜 인간 배우들 써서 '박물관은 살아있다' 풍으로 만드는 게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뭐 요새 소니도 돈이 없으니 예산 문제 때문에 힘들었을려나요?

  어쨌든 드라큐라나 프랑켄슈타인 같은 고전 호러 영화의 캐릭터들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즐거운 가족영화'라는 측면에선 나름 평가받을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초등학교 후반만 되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긴 하겠지만, 정말로 이 영화의 유머가 얼마나 잘 먹힐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고전 스타일의 셀 애니메이션 풍이었다면 나름 시적인 맛이 있었을 것 같고, 비슷한 소재라도 디즈니가 다루는 게 훨씬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토이 스토리 같은 나름대로의 심각한 고찰이 담기는 걸 바라는 건 무리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막판의 기괴한 뮤지컬 공연 같은 걸 보고 있으면, 제작진이 어떤 목적이나 의지를 갖고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냥 헐리웃의 흔한 캐릭터 코메디 물의 한계에 부딪쳤다는 생각 뿐입니다.


  = 생각해보니 2011년인가에 나온 스머프 실사영화판이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쳤고, 이 영화가 그 스머프 스탭이 많이 관여되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말이긴 했습니다.

  대충 10년 전의 짐 캐리가 주연한 [그린치] 실사판보다도 떨어지지 않나~ 싶더군요.
  차라리 그 실사판 그린치 컨셉으로 적당한 유명 배우들을 몬스터 캐릭터 분장시켜 찍거나, 아니면 (기획자인) 아담 샌들러나 벤 스틸러 같은 SNL 출신 코메디언들이 분장하고 나와도 지금 결과보다는 더 재미있고 유니크한 맛이 있지 않을까 생각도 됩니다.
  뭐, 배우 개런티보다도 3D 모델링 값이 싸서 이렇게 했겠지만요. 뭐 어찌되었건 정말 답이 없는 수준은 아니고, 애들은 좋아할 거라서 수익은 내겠지만, 정말 고작 이런 정도 수준으로 영상 컨텐츠 시장의 지분을 차지하겠다는 건 요근래 소니의 몰락에 대한 평가와 원인 중 하나로 밖에 치부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안타까운 수준의 작품이었지만, 뭐 보시겠다는 분을 말릴 필요는 없겠지요.
  지금 결과물 자체도 충분히 즐길만은 하지만 더 좋은 물건이 나올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어중간한 물건을 만들었다는 진실에서 눈을 돌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나 추석 시즌의 애들 관리용 TV프로그램으로는 괜찮겠네요. 쩝.
  뭐 조카들에게 방학 서비스하는 셈 치고 대려가서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개인이 보겠다면 극장보다는 내년이나 내후년 쯤에 TV방송을 기대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꼰대화가 진행된 장르 팬 입장에서 쓰는 말일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하하~


:DAIN.

by DAIN | 2013/01/12 16:38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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