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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26일
링컨 (2012) : 익스트림 무비 시사회

  먼저 시사회를 통해서 좋은 영화를 보게 해주신 익스트림 무비와 20세기 폭스 코리아 관련자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링컨 (2012)

  2013. 2. 25. 폭스 코리아 시사회실에서…

  - 사실 시사회에서 본 영화라고 반드시 좋은 평만 나온다는 법은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정치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서 영화로만 보고 싶은데…
  문제라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는 영화라는 점이 조금 걸리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충분히 좋고 시사회도 좋았습니다만, 솔직히 상업적으로 흥행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미묘합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보수를 자처할려면 이 영화를 꼭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스필버그 영감 다운 적당히 보수적이면서 동시에 중도적인 입장의 노선을 표명하는 영화였다는 기분입니다.

  (이하의 내용은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나 국가 및 도시의 묘사와도 큰 관련이 없습니다.)


  = 일단 이 영화는 링컨이란 유명 인물의 이름을 크게 걸고 있지만 막상, 영화 자체는 한 유명인의 개인사에 비교적 충실하면서도…
  막상 링컨이란 한 개인의 가장 큰 위업에 속할 법한 한 사건 중심으로 링컨의 일생 중 불과 몇달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기 영화로 친다면 9번 교향곡을 만드는 과정 전후를 중심으로 다루는 '카핑 베토벤'과도 비슷하게, 노예해방선언과 함께 법적인 근거가 되는 미국 헌법 수정 제13조를 통과시키기 위한 하원의원에서의 논의 기간에 중심이 실린 체,
  성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위인으로 이름 높은, 링컨이 (일반적인 기존 이미지와 달리) 다양하게 벌이는 정치적 술수 및 가정적 문제와, 남북 전쟁의 상황 등등에 대해서 2시간 30분 정도의 제법 긴 시간 동안에 약간 느릿하면서도 나름 치밀하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 영화가 처음 시작되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미국 본토내의 내란이었던 '남북 전쟁'의 장면이 거의 곧바로 들어옵니다.
  다만 라이언 일병~과는 달리 참혹한 전쟁임에도 진지하고 리얼하게 보이기 보다는, (사람이 죽는 전쟁인 이상 잔혹할 수 밖에 없고 잔혹 묘사도 조금 나오지만) 어째 좀 우스꽝스럽고 매우 무성의하게 휙 지나가는 식으로 남북 전쟁이 언급됩니다.
  뭐랄까, 진짜 내부 분쟁은 그냥 '진흙탕 싸움'이다~라는 걸 비주얼 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정말로 짧고 비중 없이 흘러가는 '시대상 설명' 이상의 비중이 없는 전쟁 씬이라서 혹시나 초반에 전쟁 장면 나와서 뭔가 박력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로 착각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만…

  그리고 이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전쟁의 참혹함보다도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부조리~란 생각을 관객에게 전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쟁 장면 뒤에는 흑인을 포함한 병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링컨이 나옵니다. 뭐 썰렁한 농담과 느긋한 템포로 다양한 비유를 들어서 말을 한참 돌려말했다~는 다양한 야사가 전해지는 인물인 링컨 답게 묘하게 썰렁한 농담과 긴 비유로 점철된 말을 병사들에게 되돌려 줍니다.
  여기에서 집합 나팔에 뛰어가는 군인 중에서 어느 한 흑인 병사만이 유일하게 링컨이 한 연설을 전부 기억하면서 말을 하는데, 이건 결국 한 사람이 영향 주고 바꿀 수 있는 건 한명 정도 뿐인가~ 싶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대충 100여년 전의 1860년대에 아무리 빨리 정보나 공작을 펼친다고 해도 이 영화 이상의 빠른 템포로 전개되면 외려 어색할 것 같을 정도로 느릴 거란 생각도 듭니다만…,
  하여튼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하원의원들~이나 여러가지 정치인 및 관련된 정치들이 보이는 모습이 100여년이 지난 현재의 한국에도 거의 무리 없이 치환되어 통할 수 있다는 건 미국과 한국의 묘한 수준 차이와 동시에 동질감까지 느끼게 된다는게 참 묘하기도 합니다…
  아니, 어떤 의미론 서로 쌍욕 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는 건 100여년 후의 모 극동 국가의 의회에서는 계속 반복되는 일이기도 하고, 또 소위 밀당~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의원과 이야기하면서 미묘한 '압력'을 행사하는 시퀀스까지 나오는 데에 있어서는 "아 한국의 민주 정치는 결국 아직도 역사가 짧구나~" 싶어지는 느낌까지 듭니다만…
 
 
  - 일단, 이 영화의 링컨은 나름 다양한 면모를 보이는 편입니다.
  뭐 정치가로써 나름 교활하다 싶을 정도로 (남부 연방의 사절을 묶어 놓고서 자기는 모르는 척 하는 등의) 꼼수를 부리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명분은 철저하게 챙기려는 그런 면을 영화에서 숨기지는 않습니다.
  상황이 급하게 되니 소위 정치 공작원을 직접 찾아가서 만나서 회유하고, 의원을 매수하기도 하는 등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면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게 외려 전설과 신화의 '위인'이던 링컨을 해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가 어떤 생각으로 자신이 주장하던 최소한의 명분인 '노예 해방'을 계속 끝까지 밀어붙였고 성공했는지에 대해선 사실 누구도 모르겠죠.
  큰 아들을 전쟁에서 잃고 싶지 않았던 부인의 바가지 때문에 노예를 해방해서 정치적인 명분을 얻고자 했다~는 시점에서 링컨의 행동을 살펴 보면,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웃기긴 하지만 솔직히 군대 빼는 게 기본 능력 조건으로 생각되는 이 나라의 대체 누가 링컨을 비웃을 수 있겠으며, 또 그래도 그럴 수 있는 입장의 사람이 막상 그런 것에 철저한 게 죄는 아니겠지 않냐~랄까…,
  결과적으로 아들 말고도 많은 사람을 구했으며 이후로도 변하지 않을 최소한의 '미국적 가치관'을 세웠다는 의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게 아닌가~ 라고 말할 수도 있고 말이죠.
  어쨌든 뭐 이 영화에서 그리는 링컨은 결국 '생각하기 나름'인 사람입니다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인간성의 사람이긴 합니다.
  이게 무슨 성공적인 우상 파괴~라던가, 어떤 참신한 재해석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링컨이란 인물을 설명하는 데에 특별히 빠지는 건 없는 나름 적절한 편집이라고는 생각됩니다.


  = 음, 결론적으로 말하면 상업영화로는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 축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무게감이 부족한 건 아니고, 보다보면 나름 울컥할 만한 대사들을 넣어서, 보는 사람에게 '지금 한국의 현실이 최소한 저 정도만 되었어도 납득할텐데~' 같은 엉뚱한 생각까지 나게 하는 편입니다.

  예, 솔직히 "나는 법이나 독재가 무서운게 아니라, 국민이 무섭소" 운운하는 건 약간 오버센스였습니다만, 솔직히 울컥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진짜로 지금 한국의 정치인들이 국민이 무섭다면 정말 지금처럼 굴지는 않겠지요~ 싶기도 하고, 또 동시에 국민을 무시하며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있다~라는 근거로 링컨 같은 선례를 들지 않을까 싶어지는 이율배반적인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영화는 덤덤한 편이라서 외려 진지하게 보게 힘든 면도 조금 있지 않나 싶습니다.
  뭐 조금 재미있게 꾸민다면 조금 음모론적인 시각을 넣어서 추리소설 삘 나게 링컨 암살 후에,
  역순으로 돌아가면서 과거를 되새기는 식으로 전개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그냥 담담하게 링컨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위업이자 사건이 있던 부분을 다루고 암살로 끝나는 전형적인 전개를 다루고 있습니다.


  - 일단 본인은 이 영화의 원작인 Team of Rivals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시각으로 씌여진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의 링컨은 성자도 영웅도 아니고 그저 직업과 가족에 충실한 그 시대의 고지식한 아버지일 뿐입니다.
  실전 상황에서 큰 아들이 군대를 빠지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면 그걸 숨기지 않고 활용하려고 하며, 또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강하면서 포용력 있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살짝 히스테리컬한 아내와의 사이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괴로움을 억누르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우의 연기가 아주 걸작이라곤 말 못하겠지만 링컨이란 아이콘을 표현하는 코스프레 쇼로는 괜찮습니다.
  문제라면 그 연기 쇼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 지식이나 역사에 대한 공부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과, 아무리 그래도 한국과 비교해서 대충 차이가 100년 넘는 민주정의 역사가 있는 나라의 100년전 이야기인데 현재와 비교할 때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다는 미묘한 '국가관'의 차이가 그리 쉽게 볼수 없는 영화라는 점일 것입니다.

  = 그리고, 링컨에게 있어서 노예 해방이 정말로 중요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이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그저 나라의 분열을 막고 그것을 위한 명분으로써 노예를 해방하고 사람들의 민심을 잡겠다는 이상주의적이랄까~ 뭐 하여튼 한계가 있는 모습도 빠지지 않고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북 전쟁 이후에도 링컨이 계속 생존했다면 과연 얼마나 전후 처리를 매끄럽게 해냈을지는 의문이 남습니다만, 그래도 링컨이 딱 적절하게 위업만 남기고 죽어서 이름을 남긴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암살이라는 비극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목적와 사상 및 의지 같은 것에 충실한 그 시대의 고지식한 남자~였다는 건 이 영화에선 당연한 사실입니다.

  영화 초반에 주변 측근들과의 논쟁에서 자신의 주장을 어필할 때에 나오듯이,
  남부와 종전 협상을 하면 그건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이 되며 반란 진압이 아니게 되고, 그러면 흑인 노예를 포함한 국가 재산을 몰수하게 되는게 전후 처리에 있어서 법적 근거에 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운운하는 부분은…
  링컨이 묘하게 이중적으로 보이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있는 냉철한 정치가이면서 동시에 최소한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한 대의명분에 충실하고자 하는,
  일종의 선비적인 요소가 있는 '변호사' 출신의 고지식한 1860년대의 구시대 남성이 가질 수 있는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걸 깊이 파기 보다는 개인이 주장하는 '명분'과 사회적인 통념이 갖는 '원리'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로 제공하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같은 투의 공감과 토론을 하는 분위기를 이끌고 싶어하지 않나~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 그리고 그런 연출들을 통해서 영화 내에서 이런 식의 '화두' 거리로 그려지는 것들을 볼 때,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필버그가 '링컨'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부시와 클린턴 이후에 오바마 당선 같은 나름 정치적 이슈의 반영도 있겠지만…,
  무수한 사람들에게 '진실'은 아니지만,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하는 것이 대통령과 영화 감독이란 거리가 먼 두 직업에서 갖는 공통점이라서, 스필버그 영감은 그런 면들에서 흥미를 갖고 영화화를 하게 된게 아닐까 하는 억측이 떠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최소한의 정치적 성향이 있고, 링컨과 남북 전쟁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몇가지 있어야 지리하지 않고 문제 없이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만, 한국 극장의 주된 관객인 젊은 층에서 얼마나 링컨에 대해 알고 있냐~라고 물으면
  …결국 이 영화는 사전에 역사와 인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영화기 때문에, 현재 한국 극장 관객의 다수 층이 좋아할 소재의 데이트무비 등으로는 꽝이라는…

  하여튼 이 영화는 재미와 감동을 함께 잡는 능수능란한 능구렁이 감독~의 대표자였던 스필버그의 영화~로 생각하면 지나치게 무색무취한 감이 있고…,
  또 동시에 일반적인 전기 영화나 정치 같은 민감한 사실을 냉정하게 다룬 다큐멘터리 계열과도 좀 거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각색이 있는 드라마~로 보기에는 비교적 사실에 가까운 무난한 수준의 내용을 무난하게 나열한 모큐멘터리~라는 느낌도 조금 있고…
  결과물로는 약간 어정쩡한 재미의 조금 무미건조한 드라마인 셈인데, 그게 극 중간중간에 링컨이 자기가 꾸는 악몽을 언급하는 부분이나 영화 마지막 마무리 부분에 연설 씬을 마치 원경에서 잡은 TV 중계처럼 꾸민 장면 등의 '영화적 서술 트릭'에 의해서 꾸며지는 부분에 대해서 스필버그 영감 답지 않은 좀 튀는 연출이란 생각도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 하여튼 결론적으로는 이 영화는 기술적으로도 나쁘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공평하다기 보다는 아슬아슬하게 편중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감독이 볼때) 그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는데 관객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냐~ 묻게 만드는 '좋은 영화'지만, 현재 한국의 보수층이 이 영화를 기꺼워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론 작년 대선 전에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 정권이 바뀐 현재의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에 보수층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보면 현재 한국의 수준을 알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예, 이 영화는 진보 보다는 보수에게 환영 받을 정도의 성향이 예측 가능되는 영화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선거가 끝난 뒤인 11월에 개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뭐~ 2월 25일의 아카데미 수상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작품으로써 이 영화가 높이 평가받기 보다는 배우에 의한 뛰어난 '코스프레 연기 쇼' 취급이란 인상이 없지는 않습니다.
  (여담이지만, 본래는 리암 니슨이 링컨 역에 관심을 가졌었다고도 하는 군요. 쉰들러의 리스트로 덕본 게 많았으니 이런 쪽도 한번 해보고 싶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한 때는 상업영화의 표본~같은 취급을 받으면서 아카데미와 담을 쌓는 듯 싶었던 스필버그는 이미 두번의 상을 받았으며, 이번에도 작품성 자체는 인정 받고 있지만 뮌헨 등에서의 미묘한 정치색 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번 '링컨'에서는 어떤 주장이나 강한 정치적 의식을 어필하지 않고, 그냥 '명분'으로써 존재할 만큼 유명하고 보편적인 '인간상'으로써 링컨이란 캐릭터를 짧은 사건 속에서 그려내면서 최대한 여러 각도와 관점을 통해서 일종의 캐리커쳐로 구성된 조각상을 만드는 느낌의 소품 영화를 만들었다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소품이라고 말하기엔 돈이 꽤 들어갔고 등장인물도 많으며, 적당히 당시의 복식이나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했으며 '정치적으로 공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당시에도 링컨이란 인물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시선이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후반에서 하원 의회에 흑인이 들어와서 하원의원의 투표와 법 제정 과정을 보는 부분은 어떤 의미론 조금 '정치적 공정성'을 지나치게 의식한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아마도 구체적인 롤모델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스필버그 급의 거장 소리 듣는 보수의 작품이며 명작 운운 소리를 듣는 [아마데우스]나 [아라비아의 로렌스] 같은 '고전 명작'의 화려함은 없지만…,
  덤덤하게 링컨이 인간으로써 최소이며 최대인 인권과 자유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었고, 그 명분에 의해 실제 행해진 '민주적 절차'의 과정에 있어서 어떤 부조리나 꼼수가 있었다고 해도,
  결국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 끝에 많은 사람들(과 그 많은 사람들이 포함된 '국가'를) 구하는 더 큰 성과를 얻었다는 '좋은 일'이 있었다~라는 결론을 짓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링컨 본인이 죄값을 치루었다~는 투의 '우화'에 가까울 정도의 교훈담이 되어 버립니다.

  물론 이것은 백년도 전에 흘러가버린 과거의 이야기고, 단순한 위인전이 아니라 어떤 한 개인을 통해서 여러 사람의 공리를 얻고 잃고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도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기도 합니다.
  만약 실패한 이야기였다면 올리버 스톤의 [닉슨]처럼 거대한 조롱이나 까대기~가 되었을 거고,
  정치적인 공정성을 갖추고 있었어도 피할 수 없는 비판과 논쟁거리를 다시 꺼내는 것이었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백년 넘는 시간이 지나서 역사의 저편으로 흘러가버린 링컨의 비운이 섞인 성공담이었기 때문에 적당히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나올 법한 미담으로 흘러버렸다고 하겠습니다.

  = 사실 이 영화에서 진정한 승리자는 링컨도 링컨이 구한 흑인 노예들도 아니고 토미 리 존스가 연기한 스티븐스일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링컨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루어냈고 그것을 위해서 링컨과 거래를 하며 중요한 상황에서 기존의 자기 주장을 뒤엎는 소위 '말을 바꾸는' 일을 하기까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후회하지도 않고… 그가 수정헌법 13조의 의결 후에 집에 돌아와서 보여주는 장면은 나름 인상적입니다.

  하여튼 어찌저찌~해서, 이 영화는 우화이며 미담입니다.
  이 영화에는 결국 드라마틱한 영웅도 없고 인간화된 우상도 없습니다.
  엄밀하고 까탈스럽게 따지면 그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라는 논지의 미화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진짜로 성공한 미담이고 많은 사람의 미래를 구했으며 교묘한 법망의 우회를 성공시킨 그 시대의 최소한 양식이 있던 아버지이며 정치꾼이던 링컨의 작은 이야기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걸릴 것 많고 잇권에서 도망칠 수 없는 현재(한국)의 정치인들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또 동시에 '내가 이끌어야 하는 나라'라는 입장 속에서도 인권이라는 최소한의 명분 만은 지키고 말겠다는, 소심하지만 큰 모토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한 고지식한 사나이가 만들어낸 우화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또 감동적이기도 했고, 또 개인의 의지와 개인에게 휘둘린 다수의 의지가 갖는 차이와 여러가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되는, 진짜 민주정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사실 링컨이 당시에도 미국 연방의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진 못했고, 결국 암살당했습니다만…
  그래도 그가 지금의 fax americans로 대표되는 '미국~다운' 모토인, '강자가 약자를 반드시 지키지는 않지만 최소한 약자의 권리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 미덕이다~'라는 명분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 틀리진 않았다…라는 투의 덤덤한 이야기는 현대에도 미담에 가까운 무엇인가~입니다.

  흔히 말하는 정의는 아니지만 불의는 더더욱 아니었던, 그런 사람이 시간이 지나서 재평가 받기를 바라면서…
  문득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링컨도 결국 비운의 죽음으로 죽어서 위대하게 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정의나 방법의 면면 등에서 부족하긴 했더라도, 그 사람에게 인간적인 명분이 있었고 그런 명분에 사람들이 끌렸다고 믿고 싶어지는 입장에서는 말이죠.

  = 결국 이 영화의 가치는, 진짜 보수가 보수적인 시각으로 '전설이자 신화'의 레벨에 있던 인물과 그 인물의 행동에 대해서, 평범한 우화~나 미담의 레벨로 눈 높이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보수가 '우리가 하는 게 정말 옳은 것일까'를 스스로 되물어 볼 수 있을 정도의 관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수 있다는 자체가, 최소한 100여년의 정치적 문화적 차이를 드러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보수들이 정말 한번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약에 지난 대선 전에 개봉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면 선거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망상을 하게 됩니다만 뭐 그냥 그렇다는 거죠.
  망상은 망상인 것일 뿐이겠죠. 영화가 영화일 뿐인 것처럼요.

  어쨌든 장황하고 빈약한 관점의 졸문입니다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보수들이 한번 이 작품을 접하고 자신의 보수 스탠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DAIN.


P.S. : 근데 진짜 2월 25일에 링컨을 보니 정말로 편하게 볼 수가 없었다는 현실… OTL
  유시민도 없고 문재인도 없고… 그런 와중에 33년만에 청와대 입궁~ 같은 카피 뜨는 거 보고 있으니 정말… OTL
by DAIN | 2013/02/26 02:57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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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13/02/26 16:06
선거 치를 때마다 국개론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리는 분위기에서 어느 정치인이 국민 무서워하겠습니까.
Commented by DAIN at 2013/03/02 00:26
안 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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