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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learning to live with a lot of things" - 다양하게 사는 법을 공부하는 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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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12일
009 Re:CYBORG - 미완의 작품에 대한 절반의 감상
  ※ 본 작품과, 본작의 원전이 되는 만화(와 관련 파생작 애니메이션 시리즈)등의 이런저런 세부적 내용 까발림 등등이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극장에서 본작을 미리 보신 분이 읽기를 바랍니다만, 안 보신 분이라도 한번 보시고 읽어보셔도 나쁘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해서 작품의 중요한 내용과 스포일러에 관해서는 글 중간에 글자색을 흰 색으로 바꿔서 드래그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게 처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꼭 굳이 보시겠다는 분이나 이미 작품을 보셔서 스포일러가 문제 되지 않는 분은 드래그해서 보시면 됩니다.
  ※ 아래의 감상문에서는 개인적 시각과 의견이 주가 되므로 작품을 보신 분에 따라선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009 RE:CYBORG (한국 제목 : 009 사이보그)
  009 리:사이보그

 원작 : 이시노모리 쇼타로
 감독 : 카미야마 켄지
 제작 : 이시이 토모히코
 음악 : 카와이 켄지

  # 솔직히 에바:Q에 대해서 먼저 진득하게 써야 하겠습니다만, 현재 이 작품이 좀더 불필요한 오해를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되서…
  좀 길고 재미없고 딱딱해 보이지만 최대한 자세하게 '많고 자잘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길다면 긴 글을 정리해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까는 시점'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내용을 따로 써볼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에너지 소비도 심하고 굳이 그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변호'하는 입장에서의 '절반'인 이 글로 끝을 내려고 합니다.


1. 왔던 적이 없는 자들의 귀환
  - 한국에서의 개봉제목은 "009 사이보그"로 're'를 빼버리고 009 사이보그로 살짝 줄였습니다만, (개인적으론 별 의미가 없는 에너지 낭비같은 짓이였다고 생각합니다만…) 덕분에 원작과는 제목이 완전히 대칭이랄까 반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국내의 해석 대다수도 어째 의도와는 반대 쪽처럼…)
  일단 이 작품은 (공각기동대처럼) 원작이 따로 있고 그 원작은 일본 만화가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미완성작 "사이보그009"입니다.
  말하자면 속편~이기도 하고 리부트 작품이기도 한 입장에서 상징적인 의미인 re를 때어버리면서 마치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인 것처럼 홍보적인 측면에서 꾸미는 기분도 조금 들지만 뭐 단순한 글자수 줄이기 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사이보그009"를 봤다고 할 만한 사람들은 (연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저와 비슷한 세대에서는 대다수가 공중파 (아마도 MBC였던가…)에서 83년 무렵에 방송한 토에이의 009 극장판 2편 연작(=각각 66년, 67년 제작) 방송분이 처음으로 본 009 시리즈일 것입니다.
  이 60년대 극장판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보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로는 상당히 볼만하지만, 009 시리즈 원작 만화의 어두운 부분을 최대한 들어내고 순수한 액션 히어로물로 각색한 아동지향 활극이라서 다른 애니메이션 시리즈들과도 방향성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 사실 이 두 편의 극장판만 갖고도 썰을 풀 내용은 상당히 많습니다. 저예산과 60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미를 줄수 있는가~라던가… )
  그리고, 2001년에 만들어진 사이보그009 TV애니메이션이 국내 케이블 채널에서 '영어 더빙으로' 방송되었다가 이런저런 잡음을 겪고 우리말 더빙판이 나중에 만들어져 방송되긴 했습니다만 솔직히 저도 다 챙겨보지는 못했을 정도고요…

  마지막으로 지금 이 글의 주제가 될 [공각기동대 SAC] 등의 TV애니로 유명해진 카미야마 감독이 만든 이 3D 극장판 애니메이션 "009 Re:CYBORG"라는 작품은, 기존 009의 애니 시리즈보다는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원작만화 "사이보그009"에 좀더 가까운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본래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원작만화는 1964년에 (나중에 은하철도999도 연재되었다 지금은 사라진) 잡지 소년 킹에서 연재를 시작해서 소년 매가진, 소년 선데이 등의 여러 잡지를 전전하면서 1992년까지 연재가 되었던 생명력이 길었던 만화입니다.
  이래저래 버전도 많은 편이고 60년대 처음 시작된 컨텐츠로는 지금까지 꾸준히 다양한 미디어로 전개되면서 이후 일본 문화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작품인 것은 사실입니다.
  ( 분명히 단점이 없는 작품은 아니고 지금 원작 만화를 보면 그림 같은 것 때문에 은근히 취향 타는 물건입니다만… )

  기본 베이스가 되는 작품의 설정은 세계의 각종 전쟁과 분쟁 뒤에 암약하는 거대한 무기 상인의 집단이자 세계 지배를 기도하는 악의 조직이기도 한 '검은 유령단(=블랙 고스트)'가 끝나지 않는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불법 납치하여 만들어낸 '병기 인간'이자 기계로 인간을 개조한 9명의 인체 개조 실험체인 사이보그 전사들이, 블랙 고스트 밑에서 자신들을 만든 과학자 길모어 박사와 함께 조직을 탈주하여 이후로 가능한한 어느 한 국가에 소속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블랙 고스트의 국가별 분쟁 조장과 여러가지 세계의 악과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작 만화에서 '블랙 고스트'는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지역분쟁 등을 조장하고 (작중에서 베트남 전에도 블랙 고스트가 개입하며 신형 병기들의 실험장으로 사용했다는 설정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009와 그 동료들은 베트남전에도 개입하게 되고요…) 자신들의 영향력으로 세계를 뒤에서 지배, 조종하려는 악당 집단입니다.
  이 블랙 고스트가 실험 삼아서 만든 사이보그인 주인공 009=시마무라 죠와 그 동료들인 제로제로 넘버로 불리는 사이보그 전사들에 의해 블랙 고스트는 작중에서 괴멸되기도 하고, 네오 블랙 고스트로 부활하기도 하며, 때로는 블랙 고스트 이외에 여러 인간 악당이나 다양한 사고사례에서 인간을 구조하기도 하며, 고대 문명의 유산이나 외계 침략자 등과도 009와 사이보그 전사들은 싸워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1960년대부터 계속 그려져온 사이보그 전사들의 긴 싸움은 작가가 사망하면서 결국 완결을 내지는 못했지만, 사이보그 전사들의 최종적인 적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무엇인가~이기도 하며, 또 원작에 직접적으로 '천사'가 등장하면서 최종적인 적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인 '신'일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Re:사이보그라는 작품은 어떻게 보면 그 인간의 내면과 인식론에 따른 새로운 관점으로 신과 인간의 이야기를 하는 주제의식을 가지고서 근미래 배경의 SF이자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인간으로써 살아가며 행동할 것인가 다루는 그런 이야기기도 합니다.

  = 사실 이 "사이보그 009"는 긴 연재 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연재 잡지를 자주 옮겨다닌 편이고~해서 일본 만화 중에서는 흔치는 않은 형태인 짧은 이슈와 조금 긴 에피소드가 연계, 연결되는 미국 만화에 가까운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가 되어서, 단행본의 순서가 연재 순서로도 작품 안의 시간대 순서에도 맞지 않고 소위 순차적으로 전개되지 않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튀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은 에피소드라던가~ 단행본 버전에 따라서 빠지거나 하는 에피소드 등등이 있고, 결국 작품 자체가 작가의 사망으로 미완인 탓에 상대적으로 전체를 조명해 보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작품입니다.
  일단 원작만화와 이 작품보다 먼저 나온 애니메이션 시리즈들과의 내용과 설정 차이도 제법 나기도 하고, 작품 자체도 60년대에 처음 시작된 작품이란 시대의 한계에 부딪치기도 했으며 결국 미완성으로 끝났기 때문에 지금와서 평가하기엔 어느 정도 팬들의 추억에 의한 미화 보정이 없지 않습니다만…

  다행이 한국에서는 시공사에서 미디어팩토리사의 28권판 단행본을 옮겨온 판본이 정식발매 출판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일본판에서 자른 부분은 거의 없다고는 생각되긴 하지만, 정발판에서도 '작품 내에서의 시대순'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연재된 순서와 단행본 분량 맞추기 등으로 짧은 에피소드를 긴 에피소드 뒤에 붙이는 등의 변화가 있어서 이야기 전체를 보는 데엔 약간 애매하기도 합니다(~만, 일본에서도 이런 편집으로 나온 걸로 압니다…).
  뭐 이래저래해서 결국 한국 정식 발매 당시에는 이 단행본판이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따지고 보면 결국 한국의 009 팬이라 할 사람들 대다수는 83년 무렵의 공중파에서 방송된 초기 극장판 연작을 본 사람과 2001년 판 애니를 케이블에서 본 젊은 층과, 소수의 만화판 매니아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초기 극장판 연작이 원작과는 좀 테이스트가 다르긴 해도 결코 재미없는 물건이 아니고, 지금 보면 유쾌한 활극이면서 연출적으로도 제대로 된 입체라기 보다는 진짜 만화적인 각색과 (전신 병기인 사이보그 004가 팔과 다리에서 미사일을 동시에 4발을 쏘는데 그게 왠지 옛날 오락실 게임처럼 입체적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평면적으로 나가는 미묘한 구도의 그림이라던가…) 짧은 시간에 숨돌리지 않고 몰아치는 재미가 상당한 편이어서 당시에 그 방송분을 봤던 제 입장에서도 사이보그009의 원작 만화를 접하기 전엔 매우 유쾌한 활극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물론 나중에 009 원작 만화를 접했들 때엔 만화 속의 명대사를 갖고 "이렇게 멋진 대사를 이렇게 덤덤하게 날려버리다니!"라고 말할 정도로 의외로 진중하고 무거운 작품이었습니다만… 그래도 토에이의 극장판 두편은 당시 아이들 대상의 유쾌한 작품으로 수위를 낮추고 오락성을 극대화시키면서 작품 본래의 테마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데 성공한 수작이긴 합니다. 이 극장판의 흥행을 배경으로 68년에 토에이는 당시의 흑백TV에서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009를 총 26화로 방송하여 이것도 흥행시키기도 합니다… )

  실제로 한국에선 원작자 이시노모리 관련의 다른 계통 작품들인 '가면 라이더'나 '수퍼 전대 시리즈'의 영향이 더 큰 편이고, 상대적으로 009는 대중적으로 크게 주목 받은 적이 없이 그냥 옛날에 TV에서 본 것 같다~는 정도의 흘러간 추억 속 옛날 만화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평가로는 한국에선 사실 '왔던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작품과 캐릭터라고 극단적으로 말할 수도 있다 생각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결국 국내에서 사이보그009 팬이라는 사람 대다수는 그냥 막연하게 9명의 개조인간=사이보그가 악당과 싸운다~라는 정도의 이미지 이상의 사전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은근히 드물지 않을까 생각되고, 이 글도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009 원작 다 챙겨 보고 알만큼 안다는 분은 이 개인적 감상문이 조금 지겨우실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런 점은 양해를 바랍니다.


2. 사이보그 009 → 009 Re:사이보그
  - 일단 이 Re:사이보그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은, 기존의 009 프렌차이즈 작품 중에서 극장판 3편에 TV시리즈로 3작이나 나온 애니메이션 판 '009 시리즈'와 직접적인 관련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개인적으론 이 극장 애니메이션에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실사영화판 1편처럼 팬서비스 차원에서 엔딩 크레딧에 68년판이나 79년판 애니 주제가의 경음악이라도 잠깐 나왔으면 오오~ 하고 감탄했겠습니다만, 엔딩 크레딧 구성 상 그러긴 힘들었을꺼라 생각은 됩니다만…)

  앞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이 Re;사이보그는 굳이 말한다면 기존 애니 시리즈의 속편이라기 보다는, 역시 미완성작으로 끝난 원작만화 사이보그009의 완결편 중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위치였던 "천사편"을 소재로 한 새로운 애니메이션 작품이라고 하는게 옳을 것입니다.
  다만 천사편과 최종장에서 모티브만 빌려와서 각색했을 뿐 내용적으로는 원작과도 기존 애니메이션 들과도 직접적인 관련은 없고, 막상 전체적인 플롯은 기존 009 시리즈의 기존 여러 중편 규모의 에피소드에서 조금씩 빌려와서 재조합했다는 느낌입니다.
  이것은 원작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이기도 하고 감독의 취향에 따른 선택 취합이란 생각도 듭니다.
  뭐 한동안 적당히 한 작가의 관련 작품들을 대표작에 통체로 싸잡아서 오마쥬하는 유행이 꽤 있었는데 (자이안트 로보라던가~ 자이안트 로보라던가~ ) 이 작품은 다행이 그런 쪽은 아니고, 그냥 사이보그 009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화와 애니의 주요한 뼈대를 차용해서 만들어낸 새로운 결과물이자 구 시리즈의 후일담 겸 리부트의 위치로 보는 게 가장 무난할 것입니다.

  허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플롯과 내용을 구성한 덕분에 매우 전형적인 009 원작만화의 한 에피소드에 가까운 이야기의 뼈대와 형태를 잘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 거의 원작의 중편 규모 에피소드 전개를 똑같진 않지만 익숙하다 싶은 코드를 모아다가 거의 답습했다 싶을 정도입니다. (극단적으로는 초반은 천사편과 이민편의 소재코드 일부, 중반은 높은 성의 남자편+신들과의 싸움편, 후반은 지하제국 요미편 라스트… 같은 식으로 짜집기해서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그냥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낼 필요가 없이 만들어진 각본을 그냥 옮기기만 하면 되는 고용감독의 위치였다고 해도 이 정도로 그냥 가감 없이 가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대사 처리나 내용 전개에 있어서는 원작 테이스트의 진중한 대사들도 적지 않고 동시에 그게 공각기동대나 카미야마 작품의 다른 폼잡는 대사들로 오해 받을 정도의 부분도 상당히 있었습니다만…,
  사실 원작 009가 1964년에 처음 시작된 작품으로는 상당히 무겁고 심각한 작품이고, 뭐 전설의 고전 취급 받는 [은하철도999] 만화판도 사실 고작(?) 1977년작이고 애니는 좀더 뒤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1964년에 시작된 이 009 원작이 당시 소년들에게 얼마나 센세이션한 내용이었을지 상상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겁니다.

  어쨌든 이번 Re:사이보그의 내용 전개는 골수 팬이라면 거의 클리쉐 취급할 정도로 전형적인 009 중견 에피소드 규모이고, 이 이야기는 전개가 특별히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 만큼 올드한 작품의 올드한 정서를 거의 그대로 가지고 왔으면서 감독이 늘하는 걸 거의 그대로 담아 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이야기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보면서 토모에가 천사겠구나~ 하고 바로 알겠더라는. 평소에는 유약한 009가 게스트 히로인에게 '홀리고' 그 때문에 멤버들 사이에 불신이 생기고 이후 아군 멤버 몇명이 붙잡히거나 해서 일시적으로 이야기 중심에서 빠졌다가 막판에 돌아와서 팀으로 화합해 강적을 물리치는 전개는 009 두번째 극장판인 1967년작 괴수전쟁 편 이래로 전형적인 레퍼토리기도 하고요… )

  그러나 막상 그런 제작진의 노력과 원작에 대한 오마쥬 등등이 일본 관객과 한국 관객에겐 어떻게 받아 들여졌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동시에 약간 애매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일본 내에서도 토미노 요시유키 같은 소위 업계 사람들은 나름 좋게 봤다는 말도 있지만, 동시에 비평가 층에서는 아무래도 좀 진부해 보인다는 의견도 꽤 있었던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흥행에는 큰 성공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성공한 정도였으니까, 올드한 009 팬층이나 공각기동대 감독 작품이라고 보러간 사람도 분명히 있었을 거고 아직까지도 009란 이름이 힘이 완전히 빠진 건 아니라는 가정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 들리는 바로는 일본에서 이 009는 첫날 수익 만으로도 공각기동대 SSS 3D의 약 3배 정도 흥행했다고 합니다. )

  여기서 본작의 스토리를 간단히 정리해 본다면~이라고 말하고 간단한 내용까발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불특정 다발의 폭탄 테러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와중에 기억을 지우고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하여 고향 일본에서 숨어살고 있던 009=시마무라 죠는, '그의 목소리'란 알수 없는 존재의 암시에 의해 폭탄 테러를 하려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미사일 공격이 벌어지는 고층 빌딩에서 과거 동료였던 005=제로니모 주니어를 만나 싸우게 됩니다.
  이후 009는 어떤 특정 국가에 소속되지 않고 세계 평화를 위해 싸웠던 사이보그 전사였던 기억을 되찾고, 각각 고고학자나 식당 경영 등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던 다른 사이보그 동료들과 합류하여 '그의 목소리'와 각국에 암약하고 있는 의문의 존재들에 대항하게 됩니다.
  다만 9명의 사이보그 전사 중에서 007=그레이트 브리튼은 의문의 세력의 공격을 받아 실종되며, 008=퓬마 등은 고고학자로 세계의 고대문명을 연구하다 날개가 달린 괴상한 생물의 화석을 발굴하게 되고, 이후 역시 실종되어서 합류하지 못하게 되는 등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한편 역시 똑같은 009의 옛 동료이자 지금은 자기 조국인 미국의 국가 정보요원으로 살고 있는 002는 미국 의회와 군부의 상층부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던 거대 군사 기업과 그 뒤의 흑막인 '그의 목소리'의 정체를 뒤쫓다가 '그의 목소리'에 조종당하여 두바이를 공격하려는 미군의 B-2 폭격기를 쫓는 와중에 역시 똑같이 B-2를 뒤 쫓는 009와 대립하게 됩니다.
  결국 인류를 리셋하겠다는 '그의 목소리'의 음모에 의해 미국 핵잠수함의 핵 미사일이 발사되고, 009는 동료들과 함께 미국의 무기를 사용하여 핵 미사일을 막으려고 하지만… )

  이번 Re:사이보그의 본편 스토리만 요약해 본다면, 인간의 악덕을 심판하려는 어떤 초월적 존재가 인간을 조종해서 인간 사회에 암약해서 불신과 공포로 스스로 멸망해가려고 유도하는 것을, 본래 악의 조직의 병기로 만들어졌지만 인간의 편에 서서 싸우기로 맹세한 사이보그 전사들이 '이미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초월적 존재를 인식하고서 그 존재들과 싸운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소년이었더 시마무라 죠가 (테러로 인한) 죽음의 과정에서 보았던 하나의 거대한 착각일 수도 있다~라는 암시가 작중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엔딩 크레딧에서 볼 수 있는 달 뒤의 '무엇인가'를 보면 의외로 이 작품에서 SF와 여러가지 오컬트 코드 등의 복합적인 조합이 원작 만화의 그런 테이스트를 잘 계승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미국이라던가 실존 국가들 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전된 무기'가 주는 불안감과 분쟁의 소지를 가지고,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을 정신적으로 조종하기도 하며 인간이 스스로의 의지를 잃을 때에 무력화되며 악에 떨어지는 느낌으로 '타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주인공 009를 비롯한 사이보그 전사들은 생체의 육체를 기계로 개조하면서 '인식의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초월적인 존재를 보다 더 쉽게 인식하고 또 그들과 싸울 의지를 보일 수도 있다~라는 게 이번 작품에서의 묘사인데…
  이런 작품의 주제 코드들은 카미야마 감독의 전작인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 009 원작 만화에서도 신적인 존재와 싸우기 위해 초능력 아기 001의 인도로 009와 사이보그 전사들이 스스로의 의지를 단련하고 뇌를 자극하는 부분이 이미 그려졌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원작을 감독 마음대로 뜯어고친 것은 아닙니다.
  원작의 주제와 내용 코드들을 감독이 잘 다루는 부분에 접목시켜서 현대적으로 업데이트 했다~라는게 이번 Re:사이보그의 특징인 것입니다.
  다만 원작이 나름 심각한 SF이면서 동시에 활극 액션이기도 하기 때문에 작중에서도 상황에 따라 (코믹 묘사를 섞어가면서) 분위기를 환기해 가면서 다양한 느낌을 줄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Re:사이보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무게를 잡고서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자체가 사람들의 반응이 갈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 뭐 나머지 내용은 나중에 마저 정리하도록 하고, 작품 본편의 완성도에 대해 이야길 하겠습니다.
  일단 이 작품 Re:사이보그의 작화 퀄리티는 앞으로 4K 시대를 염두에 둔 실험작이란 측면에서 먼저 보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체적인 퀄리티는 분명히 괜찮은 편인데 은근슬쩍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내용의 시대적 차이에서 나오는 갭이랄까 미묘하게 서로 상충되는 부분도 있지 않나~싶은 기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예, 디자인이 원작 만화의 둥글둥글한 디자인을 100% 살리기 보다는 요즘 센스로 리파인 하면서, 감독의 전작들의 묘하게 기계적이며 미래적인 인상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본의 아닌 갭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 모델링하면서 묘하게 동작의 템포를 기계적으로 조작했다는 인상도 분명히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이 작품도 헐리웃의 픽사와 디즈니 같은 풀 3D CGI로 제작된 3D입체 상영 용 애니메이션인데, 동시에 전형적인 일본식 2D 애니처럼 보일 수 있게 캐릭터 디자인 등등에서 '아슬아슬하게' 헐리웃의 CG애니메이션들과 아직 셀 애니 스러운 느낌이 남아 있는 일본 애니의 작풍 사이에서 중간 타협점을 찾고 있다고 보입니다.
  일본 애니의 전통적인 수법인 프레임 쳐내기 등으로 빠른 동작을 보여주기 보다는, 모델링된 CGI와 3D 입체 영상이 만들어내는 공간감과 현실감에 가깝게 접근하는 연출과, 어떤 의미로는 게임의 CG동영상 같아 보일 정도로 인물의 움직임은 뻣뻣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깨지는 유리 파편이나 총탄의 궤적 연출 등 3D 효과로는 그럭저럭 볼만한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액션 연출이나 화면 활용 등은 '잘 움직이는 부분에선 잘 움직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선 평범하다~'는 전형적인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교묘하게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배경을 돌리거나 하는 식의 꼼수는 여전히 쓰이고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완성도이며 굳이 화면 때깔을 가지고 불만을 가질 점이 있다면 상영환경이나 취향에 따라서 전반적으로 작품이 좀 어둡게 보인다는 정도~일 겁니다.
  결론적으론 고해상도 3D입체 CGI 애니메이션으로 볼때 기술적으론 아직 미완성인 부분이 있고 발전할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현시점에서 결코 나쁜 수준이 아니며, 관련 업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봐둘 필요도 있고~ 또 팬 층에서라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한번 봐둬서 손해볼 것은 없다고 하겠습니다.

  카와이 켄지의 음악은… 009 시리즈에 어울리는 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미묘하지만, 이 작품에선 그냥저냥~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매너리즘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귀에 남는 곡들은 있고 특히 함성 비슷한 코러스가 뒤섞인 곡이나 살짝 분위기를 잡는 은은한 몇몇 곡이 인상에 남습니다만, 막상 주제가 같은 게 없이 그냥 끝나버려서 약간 성의 없어 보인다~라는 보컬&사운드트랙 매니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엔딩 크레딧의 연출 구성을 보면 주제가가 있으면 어색하게 보였을 가능성도 있겠고… )
  사운드 면, 효과음의 무게나 기타 등등에 대해선 녹음이 스카이워커 사운드이고 녹음 관련으로 미국 쪽 이름이 올라오는 등 공을 들이긴 했습니다만 작 중에선 충분히 입체적으로 효과가 잘 나오긴 하지만 어째 화면에 더 무게가 실린달까 상대적으로 소리 쪽에서는 약간 인상이 약한 감도 있습니다. 뭐 이대로도 충분하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캐릭터들의 성우 캐스팅에 대해선 주인공 009 쪽이 가장 찬반 양론에 휩싸이지 않을까 싶고, 나머지 캐스팅은 그냥 무난한 편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더빙판이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지만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거니…)
  다만 주인공 009 만큼의 인기 캐릭터인 004가 (관객이 004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에 따라서는) 약간 취향 타는 캐스팅일 수 있는데, 작중에서 제법 긴 설명을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 점에 있어서는 진중한 이미지로 연기시킨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봅니다만, 기존 004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올드팬 층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작에서 특히 열심히 섹시 어필을 하는 히로인(?) 003의 성우는 나름 주목 받는 성우를 캐스팅했는데 2001년판 애니메이션에서의 003 성우가 아직 현역이라서 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이번 작에서의 003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바꾼게 나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뭐 이 쪽도 이번 성우인 사이토 치와보다 전작 성우인 유키노 사츠키가 좋다는 분들은 있을거고, 개인의 취향 문제는 피할 수 없겠습니다만…)

3. 병기와 인간의 의지, 그리고 악…
  - 내용적으로 말한다면 이번 Re:사이보그는 전형적인 009 에피소드라고 앞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사람들의 시각이 갈리는 측면은 결국 가상 속에서 현대까지 이어져온 역사를 그린 원작 만화와 달리, 비교적 현재에 가까운 시점으로 이야길 옮겨오면서 실제 세계 정세 같은 것을 은근히 가져와서 쓰고 있는데, 막상 결말은 판타지스럽다~라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천사편'이나 '최종장 신들과의 싸움편'이란 원작의 내용에 관한 이야기도 이번 009 Re:사이보그 때문에 처음 듣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도 하고, 원작도 이번 Re:사이보그도 작품 전반적으로 현대적 무기와 근미래적인 과학 기술과 그에 준하는 장르 코드들이 많이 등장하는 SF에 가까운 작품인데 갑자기 막판에 오컬트 분위기가 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도 분명히 천사가 등장하는 천사편은 존재했고, 원작의 60년대 연재 분량에서도 뮤토스편 등이나 신화를 모티브로 한 요소들은 제법 있었고 이래저래 SF지만 은근히 종교적이고 기타 오컬트 적인 요소는 적지 않았습니다. ( 대놓고 '기계에도 정신이 깃들 수 있다는 걸 우린 알고 있잖아~'같은 대사가 나오기도 하고…)
  덤으로 원작에서도 분명히 있었던 (009들의 실제 역사상 존재한 전쟁의 참가라던가) 정치적인 요소들도 이번 Re:사이보그에선 나름 변모하긴 했지만 계속 언급되고 있습니다.

  …해서, 이번 Re:사이보그란 작품에서 SF인줄 알았더니 갑자기 이상한 반전이 나온다거나,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밝은 히어로 액션 활극으로써의 이미지를 가진 과거 기억과 방향성의 갭이라던가, '전대물'같은 집단 히어로 활극이던 게 각각의 멤버의 활약과 비중이 적고 감독이 자기 기존 작품의 색깔을 지나치게 투입했다~라는 부류의 평은 안타깝지만 그다지 이 작품을 제대로 봤다고는 할 수 없는 말들이라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저런 언급들은 본래 원작에도 다 있던 요소들을 이번 Re:사이보그의 스탭들이 다시 재생산했을 뿐이란 겁니다.
  어차피 공각기동대 SAC 감독 작품이고 공각기동대 극장판도 새로 개봉한다더라~라는 정도로 알고 가서 본 사람들에게 그 이상의 이해를 바라는 건 무리이기도 하고, 또 그런 사전 정보가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을 내놓은 것은 감독과 제작진의 실수랄까 패착이기도 합니다.

  원작의 이미지를 깨버리는 이야기 구조와 디자인 적 측면 같은 건 사실 이번 작품이 '천사편'의 애니메이션을 통한 리메이크이자,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완결로 향하는 새로운 리부트 작품이어야 하는 본작 Re:사이보그에선 내용적인 '팬 서비스' 이외에도 좀더 고려되었어야 할 부분이지만…,
  본작이 생각보다 원작의 내용과 구조에 충실한 전개 자체가 팬 서비스에 가까운 편이며~ 동시에 감독이 기존 작에서 그려왔던 인간의 정의와 의지에 대한 주제들 조차 어느 정도 반영하려고 시도했다는 점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잡은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 완성된 이 작품의 내용과 완성도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이 작품의 모습과 내용이 009 원작의 올드 팬들이 쉽게 납득하고 기꺼워할 수 있는 전개~냐, 하면 또 완전히 그런건 아닙니다.
  이 글의 뒷 부분에 다시 관련 디테일적인 부분을 좀더 자세히 적어보겠지만 일단 본작은 '기존 원작 시리즈의 이미지와 어느 정도 엇비슷하게 원전의 중편 규모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상태 임에도, 실제로는 감독이 주장하려는 내용에 맞추어서 어느 정도 연출한 부분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짚어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 디테일을 짚기 전에 작품의 주제에 대해서 조금 더 정리해 말한다면…
  이 글 앞 부분에서는 원작의 중편 규모 에피소드를 떠올릴 정도의 전형적인 전개라고 적었습니다만, 팬들이 보기엔 답습이 되기도 하고 또 동시에 아슬아슬하게 현실과 가상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원작만화가,
  이 Re:사이보그라는 리부트 격 위치인 작품에서는 조금 더 현재와 현실에 가까운 문자 그대로의 '근미래'에 가까운 인상을 그리고 있으며 그 와중에 감독의 기존작과 이미지가 겹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Re:사이보그 작품 본편 중에서 004의 신에 대한 설명 부분이나 009가 작품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자력으로는 돌아올 수 없는 우주공간에서 자신의 의지를 말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설명조라서 소위 '오글거린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들이야 말로 본래 원작 만화 내용(천사편과 신들과의 싸움편 등등)에서 꾸준히 말하던 '상대가 안된다고 해도 싸우고 저항해야 한다. 나쁘게 성장해왔다고 해도 우리 스스로 앞으로 바꿔가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는 식의 내용을 통해서 감독이 현재 일본에 대해서 놓고서 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흔한 현재 반영을 통해서 감정이입을 늘리는 꽁수 같은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번 Re:사이보그는 본래 '나름 심각하지만 재미있는 소년만화'였던 009 시리즈의 중심적 주제를 통해서,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현재 일본의 창작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암담한 분위기와 개개인의 절망에 대해서 '그래도 살아야 한다'라는 나름의 주제 의식을 어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에바 시리즈보다 더 암울한 느낌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Q의 경우에서도 그런 참극 속에서도 묘하게 희망적인 암시가 남아 있듯이 말이지요.

  무엇보다 본래 인간이었지만 같은 인간의 악의를 통해서 인간을 죽이는 병기로 재탄생된 사이보그 전사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어서도 인간을 다시 리셋시키려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와 싸우게 된다는 자체가 어떤 의미론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중 나선 구조~처럼도 보이고 서로 대비되는 한 쌍의 관계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본편은 원작의 천사편에서 재구성된 내용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009 시리즈의 기존 에피소드들을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많다고 적었는데, 이런 디테일을 하나씩 짚어나가면서 현실을 반영하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부분들을 추측해 보겠습니다.
  덤으로 원작 만화와의 차이점과 미묘한 디테일 변경을 통한 주제의 변화 등도 쫓아볼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4. 변화한 디테일과 저항의 의식과…
  - 이 SF 성향의 작품에서 '천사'의 존재 자체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배반한 모양이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원작만화 '천사편'의 변형에 가까운 본작의 특성상 '천사'를 뺄 수는 없고, 작중에서도 (이미 인간에서 벗어난 존재들인) 사이보그들 이외엔 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연출되고 있기도 합니다.
  뭐 사실 작품 초반에 기억을 지우고 신분을 감춘체 고등학생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 009의 앞에 나타난 새로운 여자 친구 '토모에'에서 이미 추측이 가능합니다.

  원작 중에서는 009가 어렸을 때 고아원 시절에 만난 여자아이와 다시 만난다거나 하는 에피소드도 있었기도 하지만, 결국 오랫동안의 싸움에 지친 009가 안식으로 삼을 수 있는 건 이미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같은 사이보그가 아니면 인간에서 벗어난 존재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이건 개인적인 인상에 의한 추리이지만 이 게스트 히로인 캐릭터 '토모에'는 전체적으로 현대적이며 카미야마 감독 취향에 맞춰 리파인된 작 중의 전 캐릭터 중에서 유일하게 원작자 이시노모리 풍의 캐릭터 디자인이랄까 그런 이미지가 남아 있는 캐릭터라고 판단되거든요.
  게다가 글 앞부분에 언급한 67년의 극장판 사이보그009 괴수전쟁에서도 게스트 히로인 캐릭터 헬레나가 실은 블랙 고스트의 암살자 사이보그 0010이였다는 전통도 있고, 009 만화판에서도 게스트 히로인이 끌고온 사건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이하는 건 거의 전통 수준으로 원작에서 반복되는 패턴 중 하나이기 때문에 뭐 거의 확신범 수준으로 인용한 전개였다고 보입니다.
  ( 그리고 이건 토에이 초기의 걸작 "태양의 왕자 홀스의 대모험"에서도 그려진 '히로인이 실은 적~'이란 반전 전개의 전통이기도 하며, 사실 66년의 첫 극장판 사이보그009에서도 포로가 된 003이 세뇌되서 009를 죽이러 오는 전개가 있었기 때문에 가장 쉽고 가장 금방 알수 있는 기존 시리즈에 대한 오마쥬였기도 합니다… )
  어쨌든 게스트 캐릭터가 작품에 중요한 위치가 될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초반에 일본의 고층 빌딩에서 009가 미사일 공격을 받을 때에 009 이외에 토모에를 정말로 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만으로도 토모에가 뭔가 이형의 존재임은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나머지는 사전 정보와 기존의 원작 주요 에피소드의 패턴을 생각하면 나오는 거고요… )
  그리고 토모에가 003=프랑소와즈와 이미지가 겹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건 작중에서 009가 언급하는 '그의 목소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라는 전제에서 무의식적으로 천사가 009와 가장 가까운 위치인 003과 겹치는 이미지를 차용해서 정신 간섭을 하려고 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가지 더 말한다면,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천사'가 직접적으로 (사이보그들 이외에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정신에 대한 지배와 감응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간의 의지를 비튼다는 것은 어떤 의미론 물리적인 폭력과 상해, 그리고 그에 따른 공포에 의한 지배를 상징하는 인류의 악한 부분을 대표하는 '블랙 고스트'의 침략적 적대보다 더 수준을 높이하며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시하는 '인간 시점에서의 거악'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군수산업에 휘둘리는 국가 정부~라던가 그 밖에 증인의 자살을 유도하는 등 작중에서 여러가지로 느껴질 수 있는 천사의 정신지배를 통해서 드러나는 본작의 약간 삐딱한 정치적 성향의 묘사 들은,
 인간의 의지를 속박하려는 천사의 '뇌에 직접 걸어오는 말' 종교적 권유의 비유이기도 하고 또한 의지가 없는 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며, 009 원작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강한 초능력으로 사이보그 전사들의 몸 속 기계를 조종하여 각자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강한 적의 묘사를 재활용하여 천사의 힘을 어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원작자 이시노모리의 다른 작품인 가면라이더 시리즈 등에서도 등장하는 인간 세뇌나 바단 신드롬 등의 '공포를 통한 지배'에 대한 변주이기도 합니다.
  특히 원작자 이시노모리의 사후에 등장한 가면라이더 시리즈의 코미컬라이즈 작품인 [가면라이더 SPIRITS]에서 거대한 용의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들을 공포로 지배하려는 대수령의 모습과 '달의 뒷면'에 묻혀있는 무엇인가~ 등의 코드는, 이 Re:사이보그의 사람을 조종하는 천사의 모습들과 엔딩 크레딧의 무엇인가~와 비슷한 부분이며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겹치는 부분'같은 코드라서 (이시노모리 사후에 관련 작품의 판권을 관리하고 있는) 이 작품들에서 은근슬쩍 드러나는 이시노모리 프로의 공통적인 영향이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이시노모리 프로의 영향이 본작에 얼마나 컸는지는 일반 관객 입장에선 확실히 알 수가 없습니다만, 적어도 감독의 전작들 중에서 어느 정도 공통적인 주제가 있었고, 또 이시노모리 프로가 관련된 원작자의 다른 작품들의 변주에 해당하는 리메이크 작품들 중에서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의도하고 비슷한 전개와 주제를 차용하면서 다른 결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는 점으로 거의 확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천사의 간접적 '정신 지배'는 금전제일주의로 거대국가의 의회와 군부를 조종하는 거대 군수기업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고, 동시에 현재 시점에서 경제와 종교 등에 휘둘리는 정치 체제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기도 하다고 유추할 수도 있습니다…)

  또 동시에 인류에 대한 심판~을 내리는 자이자, 작중에서 인간을 재시작 시키겠다는 일종의 양심과 개심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한 '천사'의 존재가 작중에서 하필 '화석'처럼 등장한다는 것은 이미 대다수의 많은 인간들의 양심이 죽었고 (개심의 여지가 없으며), 또 '죽음의 흔적'인 화석을 통해서 인간에게도 천사처럼 멸망의 길 밖에 남지 않았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사이보그 멤버 중 천사의 화석을 제일 처음 접한 걸로 보이는 008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것은, 008이 느낀 정신적 굴복과 절망과 함께 (작중 그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신과 같은 존재의 압도적인 힘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별 의미 없어 보일지 모를 정도로 꽤 분량이 길어졌습니다만, 천사 관련은 나중에 또 이야기하고…
  모처에서 이 작품에 대해서 '전대물의 매력'을 못살렸다는 분석도 보았는데, 009가 집단 히어로 물로써 소위 수퍼 전대 시리즈보다 한참 앞에 나온 물건이고 게다가 최초의 본격적 전대물 [비밀전대 고렌져]는 애시당초 009의 원작자 이시노모리의 작품입니다.
  게다가 009는 시대적으로도 전대물의 장르적 성립보다 더 앞이기 때문에 전형적인 전대물 공식에 끼워 맞추기 힘들고, 작품 자체의 위치는 좀 더 넓은 범위의 장르에 속한 시대에서 구체적인 장르물의 확립으로 이어지는 에포크적인 위치이지, 하위 장르인 전대물 그 자체에 묶일 위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장르의 원점이 될 수는 있지만 동시에 장르 공식이 확고히 세워지기 전의 원점이, 장르 공식에 맞지 않는다고 원점을 장르 기준에 맞춰서 깔 수는 없는게 아니겠습니까?
  009를 전대물이라고 넓게 포괄해 말할 수는 있어도 그 공식을 적용하여 판단하기엔 이미 더 오래되었고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전대물로 묶을 수 없는 많은 이야기의 바리에이션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애매한 비판은 그냥 말 가져다 붙이기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빠른 리타이어에 대해서도 사실 원작 009에서도 스토리 전개 상 (적에게 사로잡힌다거나 다른 이유로 빠졌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중간에 비중이 줄어들다가 막판에 활약하는 캐릭터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원작도 전체적으로 비중은 009와 003, 004나 002 같은 인기 캐릭터들에게 몰리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막말로 009에서 전원 합체기 같은 전대물스러운 액션이 나온 적은, 실제론 60년대 극장판 두편에서 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파괴불가능하다는 벽을 향해 전 멤버의 일제사격 시츄에이션…)
  기본적으로 전원이 같은 장소에서 함께 싸우는 상황이라고 해도 사이보그 전사들이 팀으로써 팀웍은 있지만, 액션은 결국 각자 캐릭터별의 개성을 살리면서 개별로 싸우는 것이 009 시리즈의 특징이었고, 에피소드 별로 메인이 되는 캐릭터는 바뀌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토리적, 텍스트 적으로는 이미 클래식이 된 옛날 작품을 21세기의 현대로 끌고 오는 것에 있어서 단순히 작화와 캐릭터의 디자인 면에서만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첨단 까지는 아니지만 현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는 가에 대해서…
  의견이 나뉘게 된다면 그것은 원작에 대한 팬심의 양에 따라 바뀌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팬심을 자극할 만한 변경점 처럼 보이는 부분을 우선 꼽아본다면, 이번 Re:사이보그에서 인기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성격 묘사 등등이 바뀐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나~ 또 일단은 9명의 전사들이 벌이는 집단 활극이라 전대물로 오해받는 지경인 상황에서 너무 쉽게 작중 캐릭터가 빠지거나 하는 듯한 것 등의 작극 편의를 위한 것과 원작 전개의 오마쥬적인 부분들인데…
  캐릭터의 작중 비중에 대해선 앞 부분에서 '원작에서도 그런 식의 일부 동료가 잠시 빠졌다 뒤 늦게 돌아오는 전개가 있었다' 라고 간단히 설명했습니다만, 거기에 더 몇몇 캐릭터의 성격 변화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원작에서도 히로인이자 인간성에 대한 에피소드 등등에서 주요 캐릭터로써 '더 이상 인간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아' 하면서 새로운 인체 개조로 파워업하는 것을 거부했던 003=프랑소와즈는 이번 Re:사이보그에서는 화끈하게 벗어재끼는(…) 섹시 어필 캐릭터의 일면도 보여주고 있는데,
  막상 원작 만화에선 009가 속눈썹이 붙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여자보다 더 섹시한 미소년 캐릭터 취급 받았던 때(실제 여성 만화지에 연재한 에피소드 등등에서…)도 있었던 지라 003이 한때 히로인으로써 존재감이 무시당하던 게 전혀 없는 말은 아니었고,
  이번 작에서의 그런 과감한 연출은 그런 인간적인 끈끈한 관계 때문에 모두를 위한 주인공의 희생을 더욱 강조하는 요소이기도 하고, 작중 009 본인의 말마따나 남아있는 자들이 어떻게 의지를 계승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더 강하게 각인하라는 작가의 메시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일단 본심을 알기 전엔 희생의 가치도 달라진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또 원전에서의 인간관계가 조금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뭐 따지고 보면 003은 66년 극장판에선 적에게 세뇌당해 009를 죽이러 오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론 청순가련한 이미지였고, 또한 모든 사이보그 전사들이 악에 의한 희생자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복잡한 인물상인데, 하여튼 이번 Re:사이보그에서 003은 여전히 정보 담당의 초감각 능력자로 투시력을 보여주는 등의 (섹시 어필 말고도) 멋진 장면도 배치되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론 파트너이며 동료였던 과거 시리즈의 입장에서 이번 본편으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변모를 통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위치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찌되었건 원작에서 청순한 이미지의 캐릭터였던 003=프랑소와즈가 Re:사이보그에서 대놓고 섹시 어필을 하는데에 있어서 반감을 갖는 사람도 소수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원작만화에서도 '신들과의 싸움편'의 도입부에선 프랑소와즈가 불안한 예감을 느낀다고 "당신의 아이를 원해"라고 노골적으로 009에게 안아달라고 간청하는 부분도 나왔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의 묘사가 과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아마 Re:사이보그가 그 시점 뒤라면 다시 009와 몇번의 이별과 재결합을 거쳐왔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동시에 프랑소와즈가 자기만 나이를 먹었다고 운운하면서 팬들에게 기존 원작과의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라는 암시 같은 대사도 던지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캐릭터 변화는 본편 감독 특유의 재해석이기도 하지만 원작에서 미처 보이지 못했던 특기점들을 부각시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사실 원작 '이민편'에서 미래에서 온 침략자들 중에 009와 003의 유전자적 후손이 있다~라는 암시도 분명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의 미래에서 결혼은 안했더라도 둘 사이의 아이가 생기거나 어떤 목적으로 둘의 유전자를 결합시킨 존재가 만들어지고 나오지 말란 보장은 없었습니다. )
  뭐 연재 당시에는 이런 디테일 들이 해피 엔딩을 위한 원작자의 배려이기도 하고 또 당시 소년 독자들에게도 한번 더 생각해볼 만한 가능성의 암시 정도였겠습니다만….

  003은 그렇다 치고 초반에 빠져 버리는 007=그레이트 브리튼은 Re:사이보그 작중에선 능력이 벽에 숨는 '스텔스' 또는 '투명화' 능력처럼 보이지만 원래 원작 설정에선 터미네이터의 T1000처럼 상황에 따라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변신 능력을 지닌 첩보 계열의 사이보그입니다.
  은근히 능글 맞은 성격으로 잘못된 고사성어나 속담을 인용하는 썰렁한 농담을 던지는 분위기 메이커기도 하지만 (본편에서도 4자성어 인용을 한번 합니다), 막상 사이보그 전사 동료들이 감정 싸움으로 반목할 때에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한 상대편으로 변신해서 나타나서 감정을 풀어주게 하는 에피소드가 있는 등, 배려적인 측면도 있고 나름 어른으로써 페이소스나 다양한 측면을 가진 인간미 있는 캐릭터지만…
  막상 본편에서도 활약상은 적고 이 캐릭터가 나와서 중재를 해버리면 동료간의 갈등이나 반목이 나올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전투적으로 약한 것을 빌미로 적의 포로가 된다거나 하는 전개가 많았던 캐릭터가 007입니다.
  Re:사이보그에선 검은 옷의 추적자를 물리치지만 그 다음에 '여자 아이'의 환영 모습으로 나타나 자기에게만 보이던 천사(?)를 뒤쫓다가 007이 전선에서 이탈해버리는데, 사실 원작만화의 천사편에서도 007은 009와 함께 처음으로 천사를 보는 멤버였지만 009를 대신해 혼자 잡혀가버리는(?) 전개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Re:사이보그에서 뜻밖의 초반 이탈도 그냥 허허 웃어 넘길 정도였다고 하겠습니다.
  (여담으로 이 Re:사이보그 기반으로 다른 작가가 그림을 그려서 새로 연재되는 만화판에서는 007이 여자 아이를 쫓아갔다가 흰 비둘기 떼에 휩쓸려 사라지는 식으로 연출되어 있어서 애니메이션 본편과는 -검은 까마귀가 공격해오는 오멘 같은 호러 작품을 연상시키는 부분이라, 보다 종교적인 느낌이랄까- 좀 인상이 달라져 있습니다…)

  또한 멋진 흑형의 포스를 보여줄 거라 생각했던 008은 원작에서는 아프리카의 밀렵감시자이자 식민지인 조국의 독립운동가 비슷한 위치였는데 여기서는 고고학자가 되어서 인류의 기원인 아프리카에서 무엇인지 알수 없는 화석을 발견하게 됩니다.
  엑소시스트 같은 호러 영화의 언급은 하지 않더라도 화석을 발견하고 어떤 오컬트적인 힘이 깨어나는 전개는 기존의 과거 작품들에서 은근히 많이 드러나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이미지 적으로는 가장 원초적인 생명력을 어필할 수도 있을 법한 흑인 캐릭터인 008이 작중에서 비중이 낮은 것은 '천사의 화석'을 먼저 발견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원작 중에서 008이 003과 함께 가장 본래 인간의 몸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던 인물이고 또한 자신의 비인간적인 기계 몸에 가장 컴플렉스가 심했으며 또 고고학자라는 인간적인 신분에 가장 몰입하고 있어서 전사에서 멀어져있었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008이 사라진 이후 004가 어째선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던 것은 Re:사이보그 작품 중에서도 연출적으로 약간 미묘한 부분인데, 004가 가장 무투파 인물이지만 그 만큼 배려심도 강하고 008이 준 정보를 전하기 위한 자신의 의지와 목적이 확고해서 '싸우기 위해' 생환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행동했다고 추측할 수는 있겠습니다.

  원작에서는 거칠은 호전적 성향과 동시에 열혈 청년이기도 한 002=제트 링크는 중요한 순간에서 가장 자주 009와 팀을 이루기도 하고 선의의 라이벌이기도 합니다만, 본편에서는 라이벌적이랄까 대립되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으며,
  초반에 술집에서 동료 007과의 만남 부분에서부터 꾸준히 이어지는 의심과 불안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약해지며 자기도 모르게 '그의 목소리'… 천사에게 이용당하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조국인 미국을 위해서 일하는 '프로'의 목적성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고, 또 그런 목적에 대한 의지 때문에 일시적으로 전선 이탈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지막 클라이막스 때에 다시 돌아와서 자기 희생을 통해 009를 돕는 것으로 나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번 Re:사이보그에서도 가장 유명한 지하제국 요미편의 라스트를 조심스럽게 끌어와서 쓰고 있지만 결말이 달라지는 등의 변화는 있는데, 이게 과연 얼마나 감독의 의도인지 조금 궁금하기도 합니다.

  덤으로 100만 마력의 괴력 사이보그 005=제로니모 주니어가 헐크 같다느니 하는 말도 한국 웹상에서 볼 수 있지만, 005가 힘을 쓸 때 피부의 색이 붉게 변하면서 얼굴에 새긴 흉터처럼 보이는 문신이 드러나는 부분은, 원작자 이시노모리의 다른 히어로물인 로봇형사K의 파워업 모드나 가면라이더 만화판에서 변신할 때 개조수술의 흉터가 드러나는 연출과 더 비슷합니다.
  그리고 005가 힘으로도 싸우지만 초반에 사이보그 전사들의 전용무기인 수퍼건이 아닌, 실존 병기인 미니건(에 가까운 것)을 들고 마치 현대의 액션영화 같은 부분을 연출하는 것은, 스스로 초월적인 무기이기도 하면서 아직 정신적으로 스스로의 강한 힘을 통제할 수 있었던 원작에서의 사이보그 전사들로 다시 '되돌아오지 못한' 상태라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원작 만화에서 별 다른 말이 없이 묵묵히 싸우고 행동하던 존재인 005가 본작에서 많은 수의 적을 보고 움찔한다던가 주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본작에서 천사의 공격 대상이 되는 정신의 약함~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002가 자기 목적과 입장을 고집하는 만큼 정신적으로 약해져서 적에게 이용당하는 것과 다른 의미에서 또다른 외강 내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편에서의 005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결국 이번 Re:사이보그에선 일단 구작들과 비교할때 작중에서 보여주는 비주얼적인 변화는 분명히 큽니다만, 스토리 설정적으론 겉모습이 변하지 않고 육체적 나이를 먹지 않는 사이보그 전사들이라도 결국 마음은 지치고 꺾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동시에 병기의 힘과 초능력을 지닌 그들이 여전히 인간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이 '마음'의 문제일 것이고, 또 작중에서 사이보그 전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전사가 아닌) 평범한 직업을 갖고서 일반적인 인간의 삶을 살면서 인간의 정신적인 약점도 생겨버렸다고 유추할 수 있는 점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것은 에반게리온을 필두로 하는 20세기 말의 일본 애니에서 세기가 바뀌면서도 꾸준히 이어져온 주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009 원작에서도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체 미완으로 끝나버린 최종편 '신들과의 싸움편'에서 소위 ~정신~ 마음의 힘이 신과 싸울 방법으로 이미 한번 제시되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009를 놓고 전대물 운운하는 혹자 층은 이 전통의 복장을 본작 내에서 멤버 전원이 입지 않았다는 것에도 불만을 갖지시던데, 이 작품의 포스터나 각종 선전물에서 볼 수 있던 원작만화판과 79년 TV판에서 나온 붉은 전투복과 노란 머플러 조합의 코스츔을 본작에선 사이보그 전원이 입지를 않습니다.
  일종의 낚시~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글 앞에서 말했듯이 신분을 감추고 일반적인 인간의 삶을 보내면서 전사로써 정신 자세가 약해져 있던 것일지도 모를 일부 멤버의 빠른 퇴장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속편 등에서 전원이 팀으로써 일어설 때야 비로소 사이보그 전사들이 전원 복장을 갖추는 것을 볼 수 있을 거란 점입니다. (여담이지만 완결편의 소설판에선 또 복장 디자인과 색깔이 바뀌기 때문에 만약에 Re:사이보그의 속편이 나왔을 때에 복장 디자인이 바뀔지 말지가 제법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Re:사이보그의 주된 소재 중 하나가 멤버들이 전사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본작에서 그려지는 009가 기억을 되찾고 다른 멤버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전투복에 어울리는 정신 상태를 갖추는 것은 당연히 거쳐야 할 일종의 통과제의적 부분임에도 결국 작중에서 전원이 옷을 입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건 별로 바람직한 평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 Re:사이보그의 최종적 결말에서 009가 살아돌아오고 했지만, 과연 작중에서 흩어지고 상처입은 전사들은 009의 의지를 본 천사에 의해서 원상 복구된 것인지, 아니면 이번 편 전체가 죠를 중심으로 하는 사이보그 전사들 전원에게 닥친 (마치 꿈과도 같으며 원작 만화에서 001의 말에 따르면 모르는 사이에 공격당한) 정신적 공격이자 '시련'이었는지 어땠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20세기말에 이미 너무 써먹어서 물린 장자지몽=나비의 꿈과 같은 은유는 다행히 나오지 않습니다만…,
  일단 본작 마무리에는 그냥 막연하게 마치 모 종교의 神人일체 취급 받는 '물 위를 걷는' 성자와 같이, 돌아온 멤버 들이 물위를 걷는 모습을 보이는 (막상 작중에선 진짜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실치 않은) 사이보그 전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아직 끝나지 않은 또 하나의 최종편 서막으로써 이 Re:사이보그가 결론지어집니다.

  뭐 사실 본작에서 직접 이어지는 이야기로 속편이 나와서 더 확실히 설명을 붙이기 전에는, 이번 편의 결말이 어떤 의미이며 어떤 위치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없습니다만…,
  이 작품 Re:사이보그~에서 말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과 의지의 이야기기도 하고, 또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용기와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엔딩 크레딧에서 나오는 달 뒤에 있는 '그 것'을 통해서 끝나지 않는 싸움을 암시하며, 아무래도 원작이 연재되던 시절에서는 근미래 시점으로 판단되는 본작의 이야기 뒤에, 원작에서 미완의 마무리를 잇는 완결편 소설판에서 언급되는 '미래에서의 목소리'를 듣는 과거의 사이보그 전사와 원작자 이시노모리의 이야기가 이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 이렇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면서 순환되는 무한한 뫼비우스의 고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작자의 완결편 초안에는 작가 본인이 만화에 등장해서 미래에서 날아온 사이보그들의 텔레파시를 받고 꿈에서 얻은 영감이라 생각하고 만화를 그렸던 것이…
  사실은, 미래의 사실을 피하기 위한 메신저=전령으로써 (신의 사도인 '천사'들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어둠의 사도'에 해당되는) 사이보그 전사들에게 전파를 받은 결과물이었다는 뭔가 이율배반적이면서 동시에 뫼비우스의 나선으로 꼬이는 이야기가 되며 동시에 과거의 죄와 현재의 어둡고 막막한 상황에서 태어난 진짜 막장스러운 미래 속에서도 작은 희망이 다시 과거로 되돌린다는 식으로 상상하게 되기도 합니다. )


5. 인물, 디테일 그리고 계속되는 이야기들…
  - 어쨌든 스포일러, 소위 내용까발림에 필요 이상으로 과민반응을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번 Re:사이보그는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사전 정보나 작품의 배경 지식 등을 알고 보는게 작품 이해에 대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고 만약에 009 시리즈에 관심이 생기고,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Re:사이보그 애니메이션 작품을 보시겠다는 분이 생긴다면 저 개인적으론 매우 기꺼워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디테일 적인 면에서 작품의 이런저런 면을 계속 생각나는데로 마구 끌어다가 설명해 보았는데,
  일단 작품이 처음 등장했던 시대에서는 첨단의 쿨한 이야기였고, 지금 생각해도 이런 이야기를 쉽게 다루지 못할텐데 강하게 밀어붙인 원작자의 의지는 제법 강렬했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다만 Re:사이보그 본작에서는 원작 이상으로 현실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인지 몰라도 작중에서 현재 세계의 패권국처럼 움직이는 미국이 왠지 악의 축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음모론적인 면도 조금 있고,
  또 작중의 사건이 커지는 데에 있어서 미국의 존재가 크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피해의식을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국내 관객도 좀 있는 모양이지만, 저 개인적으론 생각이 좀 다릅니다.

  어느 국가던 간에 자국과 자국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각박한 현재와, 오히려 현실에서 최소한 자국 국민의 안위를 지키지 못하고 그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 극동의 모국과 그 옆 일본국에 대한 비판 같은 요소일 뿐이지, 미국에 대한 반미 성향 운운하는 건 소위 운동권 시절이나 어줍잖은 진영 논리를 갖고 자잘한 지식을 선동 도구 및 무기화 하는 몰지각한 일부 식자층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 판단됩니다.
  그리고 과거 009시리즈에서 흑막이던 조직 '블랙 고스트'가 무기를 만들어서 뿌리면서 전쟁을 유도하던 시대와는 달리 이젠 세계가 공포와 불안 때문에 무기라는 필요 이상의 힘을 가지고서 그 힘 때문에 더 불안해 한다는 비유와 암시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비유의 근거로 생각되는 일례를 들어보면,
  작중에서 길모어 연구소를 습격하는 헬기로 강하하는 (어떤 사람은 카미야마 감독이 참여한 '인랑'에서 나온 켈베로스 부대와 비주얼이 비슷하다고 안이하다 오독하는~) 또다른 개조인간 무장병사 부대는,
 009 원작에서는 악의 조직 '블랙 고스트'의 사병대에 가까운 존재인 사이보그맨이라는 양산형 '병기 인간'들의 부대였고, 디자인 적으로 이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독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무장한 병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본작에서 다시 시대적 흐름에 맞게 리파인된 디자인 임에도 어째 어디서 본듯한 이미지란 건 변함이 없습니다만, 나름 중요한 포인트로 그들의 '소체'가 되는 인간의 출처(…)가 제법 의미가 있습니다.
  예전엔 블랙 고스트가 가난한 국가나 범죄자들, 또는 버려진 장애인이나 병자들을 잡아다가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설정이었던 사이보그맨들의 오마쥬에 가까운 이번 Re:사이보그에서의 무장병사들은, 시체들을 줏어다가 개조해서 만든다~라는 식으로 설정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비 물을 생각나게 하는 인용이지만 동시에 실제로 인구 수가 줄어들었고 또 최대한 자국민의 피해를 적게 내면서 병사의 수를 유지하기 위한 모 분단국가의 '유지를 위한 군대' 같은 입장에서 비용을 위해서 시체 조차도 무기로 써야만 하는 구질구질한 어두운 부분을 다루는 면이고…, (그리고 관점에 따라선, 평범한 사람이 사이보그 같은 강한 힘을 얻으려고 해도 사회 시스템 안에선 힘들고 죽어서 시체로 부려먹혀 져야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정도이며, 주인공인 사이보그 전사들의 정체성에 대비되는 묘하게 비틀린 묘사이기도 합니다…)
  이건 원작에서 Re:사이보그의 시대로 넘어오는 동안에 눈에 띄는 큰 전쟁이 없었더라도 병기와 불안은 계속 자리를 지키고 남아 있었으며, 그게 본작 속에서 그려지는 미국이란 강대국이 의회와 군부 조차 병기회사에게 잇권을 뺏기고 있는 뭔가 빗나간 현실 속에서도 어떤 삐딱한 목적성을 가지고 지켜져온 암묵적인 '자국의 안보'를 위해선 희생은 어쩔 수 없다~같은 지나친 공리주의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측면을 보여주기도 하며…
  또한 현대 사회에서 죽어도 그 국가나 기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품의 입장인 일반 '사회인'이, '인간이 아니게 되면서' 국가 같은 틀에서 벗어나 버린 이분자 입장인 사이보그에 감정이입하거나 부러워할 수 없고 과연 인간이 아닌 존재가 지켜줘야 하는 인간의 평화나 사회가 무슨 의미냐~라고 삐딱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결국 평범하지만 노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인간 남자 캐릭터' 출신 영웅의 시대는 흘러갔고, 물려받은 거대로봇 같은 유산도 나올 수 없는 신분 변화가 불가능에 가까된 계급 통제 사회에 가까운 시대이며, 그에 대한 불만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 같은 조건이 있다면 심정적 동화를 통해서 (병기로 만들어진 몸을 가지게 된다거나 하는) 반사회적인 특화를 거쳐 악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의 유혹과도 같은 흑화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미국 정도의 강한 힘을 가진 국가도 불안감 때문에 자기 의식을 버리고 남의 말에 휘들리는 전개는 일본 특유의 피해자 코스프레나 자기 네 입장 주장일 뿐이라고 기분 나쁘게 볼 사람도 있겠지만,
  동시에 그건 대재해에도 제대로 대처 못하며 작중에서 자국 상공으로 미국의 미사일이 날아와도 아무것도 못하는 현대의 무능한 국가로 그려지는 일본에서 언제 국가라는 명목 하에 희생될지 모를 평범한 소시민 학생이던 '소년 시마무라 죠'의 시점에서 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진 '무장자' 사이보그009로의 변화를 통한 의식 각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 미사일 공격 시점에서 죠에게만 보이는 또 다른 이분자적 존재인 토모에가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신이 각성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소수민족 네이티브 아메리칸인 005 제로니모와, 히로인이자 프랑스인인 003이 009의 각성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원작에서의 인간관계나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며, 동시에 세계에서는 일본도 그냥 평범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 한 종족일 뿐이라는 은유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원작에서 '블랙 고스트가 멸망해도 인간이 전쟁을 바라는 이상 우리 같은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운운하던 블랙 고스트의 간부 스컬의 말과는 다르지만, 적어도 전쟁은 계속 되고 있고 히어로의 활약 뒤에 '인간의 악'이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인간 수준의 영역을 초월한 존재이며 동시에 '인간이 볼 때에 인간을 멸망시키려는 악'처럼 보이는 천사가 나타났다는 점은, 단순히 적 뒤에 더 강한 적이 나오는 에스칼레이션 소년 만화적인 전개 뿐이 아니라…,
  병기로써 태어나 인간을 지키는 무기로 남았던 사이보그 전사들이 단순히 싸우기 위한 힘이 아니라 또 다른 초월적인 존재로 진화해야 한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원작 만화에서도 초능력 아기 001이 정신을 지배하려 드는 강한 적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개조된 육체의 힘만이 아니라 정신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마음과 마음이 모여서 더 큰 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멤버들이 모두 마음의 여행을 거쳐서 자신의 마음이 어떤것인지 알아야 한다는 언급을 합니다. (이런 건 사실 육체에 덜 구애받는 미래의 사람들 이야기인 공각기동대 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만 작중 '천사'의 존재도 단순히 대항해서 싸워야 하는 시험에 드는 존재가 아니라, 강제로 변모시키려는 어떤 자연적인 압박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의 의지로 변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존재로 해석할 수도 있고…,
  실제로 작중에서도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시련만 내린다'는 투의 긍정적인 대사가 언급되기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결과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서 만화 속 세계 정세 등을 현실의 시간대에 맞추어 끌어온다~고 단순히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 조금 더 복잡하게 보면 이런 현실 반영은 작중에서 나름대로 (인간이 아니게된) 주인공들이 인간으로써 생각하는 것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게 아닐까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Re:사이보그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는 본편의 프리퀄 만화의 샘플 페이지 분량에서는 길모어 박사가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사이보그 전사들을 소개하며 중립적인 '작은 국제연합군' 같은 식으로 언급합니다.
  박사 입장에서는 실존하는 UN평화유지군 같은 식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평화를 위해 싸우는 사이보그 전사들로 인정받게 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사이보그 전사들의 힘을 위험시하는 국가 원수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 때문에 조금 충격받은 009가 유사시를 제외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잠적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되는 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뭐 액션적인 면에 있어서도 원작에서 사이보그들의 주요 무기였던 수퍼건을 사용하는 것은 길모어 박사와 009 정도 밖에 없고, 나머지는 거의다 실존 무기에 가까운 화약 병기들과 자기 개인 능력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의외로 상징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을 초월한 초능력을 지닌 001, 비행 능력의 002, 초월 감각의 003, 문자 그대로 전신이 무기라 인간 병기인 004, 인간을 초월한 괴력의 005과 불을 뿜는 006 등등 확실히 '초월적 능력을 어필 가능한' 존재들이 작중에서 그나마 활약할 수가 있고,
  또 그들~ 사이보그 전사들 중에서도 일종의 초병기인 수퍼건을 써서 싸우는 건 009에 한정함으로써 주인공의 입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안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정신적인 각성이 없이는 강한 힘에 해당하는 강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전투력을 포함해서) 인간을 초월했다는 느낌이 덜한 변장의 달인 007과 수중전투 특화지만 작품의 한계상 수중전투가 나오지 않아서 초월적인 면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던 008이 작품 초반에 관객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은…,
  이건 상업적으로 봐도 액션 연출 면에서 인상이 약해지기 쉬운 007과 008의 두 명을 뒤로 밀어냄으로써 다른 캐릭터들의 활약을 보여줄 시간 확보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막상 인기 캐릭터 002, 004 이외에는 큰 비중이 없습니다만…),
  또 힘이 있어도 정신 지배에 저항할 의지가 없이는 의미가 없다는 식의 전형적인 정신론적 강함에 대한 암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작품의 주역인 00시리즈의 사이보그들과 원작에서 그들이 펼친 긴 싸움과 모험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원작에서 표현된 그들의 강함(과 동시에 약함)을 알 수 있습니다만, 그런 강한 의지를 지닌 존재들이었던 사이보그 전사들이 이번 편에서 정신을 공격당해서 간단히 위기에 빠지는 묘사와 엇갈리면서 실제 현실에서 009란 작품이 가진 긴 공백 기간과 그에 따라 '약해진' 모습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Re:사이보그 작중에선 '그의 목소리'라는 비유적 표현으로 간접적으로 밖에 묘사되지 않는 천사의 힘이 있기도 하겠지만, 천사의 힘을 강하게 보이게 하는 만큼 또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그런 힘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적인 의지와 정신적인 힘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 지금까지 디테일적인 세부 면면들에 대해서 앞에서 계속 적었지만,
  본작 Re:사이보그 에서는 원작 만화의 설정과 잘 맞는 부분도 있고 또 작품이 그렸던 시간대에서 비교적 현재에 가깝게 시간대가 옮겨와지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비틀린 부분도 많습니다.

  굳이 원작 설정을 몰라도 현재의 세계에 맞춰서 이 작품을 볼 때에 여러가지 위화감이나 복잡한 정치적 묘사에 대한 내용들이 은근슬쩍 관객들의 비위를 건드린달까 조금 면이 없지는 않은데,
  앞에서도 계속 설명했지만 현대적인 업데이트가 반드시 어떤 정치적 시각을 전하는 것으로 비꼬거나 의미가 아니라 순수하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보고서 각성을 해야 한다는 간단한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언급하지만 원작은 생각보다 정치적 시각이 적지 않게 드러났던 만화이며, 원작 009에서는 베트남전이 세계에서 계속 전쟁이 벌어지게 하려는 무기상인 조직이자 의문의 비밀결사인 검은 유령단, 통칭 '블랙 고스트'에 의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고 (나중에 폐기처분될 실험체이기 때문에) 제로제로 넘버 사이보그로 불리는 주인공 일행은 베트남 전쟁을 틈타 신무기를 실험하는 블랙 고스트를 막으며 활약하는 실제 역사에 비교적 가까운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68년판의 흑백 TV애니메이션 판은 원작에서 구체적인 국가명이 나오는 부분 대다수를 가상 국가로 바꾸고 적당히 심각하지 않게 바꾸고 있지만, 동시에 멸망의 위기에 처한 미래에서 온 미래인들이 현재의 지구를 침략한다는 타임 패러독스적인 원작 '이민편'의 전개도 비교적 온건하게 살리면서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68년판 애니메이션의 최종화는 스토리 플롯 자체는 근래 흥행작인 [X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도 다루어지는 쿠바 미사일 사태를 소재로 하여 미소 대립 대신 두 가상국가의 미사일 배치를 놓고 전쟁 임박 직전에 사이보그들이 전쟁을 막기 위해 개입하게 되고,
  마침내 발사된 미사일을 막기 위해 009가 미사일에 매달리게 되는 식으로 원작만화판의 클라이막스인 '지하제국 요미편'의 라스트를 교묘하게 인용하고 있으며…
  이 '미사일에 매달리는 주인공'이란 상황의 관련 전개는 Re:사이보그에서도 약간의 변주를 거쳐서 다시 사용되고 있습니다.

  뭐 한국의 극장에서 보신 분들이 이 작품의 전개에서 나타나는 현실적이지만 미묘한 느낌의 요소들과 마지막 결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건 원작만화도 이 Re:사이보그와는 해석은 좀 다르지만 당시 시대와 현실을 반영하며서 '반전'이란 주제를 갖고서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히어로 액션 활극을 꽤 이른 시기에 이미 만들었었다는 사실입니다.
  몇번이고 다시 말하지만 이번 Re:사이보그에서 현재의 실재 상황을 은유하듯이 끌어와서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게 정치적으로 좀 안 좋게 보이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원래 정치색이 강한 원작이었고 무작정 미국을 악의 축으로 몰고 공격한다거나 하는 식의 그런 피해의식을 가진 일본 작품으로 보기보다는 원래 작품 자체가 중립적이고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난 존재인 사이보그 전사들의 시점을 통해 (작품 당시 시점의) 현재를 되새겨 보는 면이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소년 만화치고는 의외로 소재가 다루기 어렵고 까탈스러운 물건이 많았던 이시노모리의 만화 중에서, 이 사이보그009는 대중적이고 소년 대상 잡지에 연재하는 만화였음에도 정치색이 비교적 강한 편이었기 때문에 대놓고 금지까지는 아니었지만 도중에 연재중단된 적도 있고 많은 연재지를 오가면서 원작자에게도 애착이 많은 작품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68년에 '지하제국 요미'편을 통해서 이 애착 많은 작품을 한번 완결지으려고 했고,
  사실 이 지하제국 요미편의 결말은 미묘하게 변주되어서 이 Re:사이보그에서도 쓰이고 있습니다.
  만화 좀 봤다면 줏어듣기라도 했을 법한 전설급의 라스트 씬인 이 요미편의 결말은, 블랙 고스트 단의 기지를 파괴하는데 성공한 사이보그 전사들이었지만 블랙 고스트 단의 총통이 타고 있는 거대한 마신상이 우주로 날아오르고 009가 마신상 안에 남아서 마신상을 파괴하려고 하지마 그렇게되면 우주에서 009는 돌아올 수 없는 상황…
  002가 로켓을 써서 날아올라 009에게 도달하지만 무사히 돌아올 에너지가 부족해서 둘이 함께 별똥별처럼 떨어지며 대기권 돌입하면서 불타버리는 듯한 연출로 끝나고, 그 별똥별 같이 추락하는 009들을 보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인 아이들이 '지구가 평화롭기를 바라는' 소원을 비는 장면은 나름 정말로 인상 깊은 라스트가 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요미편의 라스트와 비슷하게 이번 Re:사이보그의 마지막 위기 상황에서 (도중에 리타이어한 줄 알았던) 002가 009를 도우러 오는 전개는 이번 본편에서도 반복되지만, 물론 결과는 달라져 있습니다.

  역시 '지하제국 요미편'에서 끝나는 게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실제로 2001년판 애니메이션도 마지막 에피소드는 요미편으로 끝나고 '천사편'의 앞부분을 일종의 에필로그처럼 붙이는 구성으로 종결되었습니다만,
  작가는 요미편 이후에도 사이보그 전사들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면서 마침내 또 하나의 완결인 '천사편'에 이은 '신들과의 싸움'편으로 이어지는 전개로 들어섭니다만 결국 연재 중단되고, 작가는 신들과의 싸움 뒷부분을 그리지 못한체 다른 009들의 모험 이야기를 그리다가 사망하고 맙니다.

  첨언하면 사이보그009의 마지막 연재는 92년의 일본 산케이 신문에 기고된 번외편 '긴급 시뮬레이션 1992'란 에피소드였습니다.
  내용 자체는 본편 스토리에는 별 상관없는 번외편~답게 신년에 모두 모인 멤버들이 90년대의 소련 붕괴나 세계적 정세의 변화를 놓고 길모어 박사와 함께 자기 생각을 이야길 하다가 테러리스트의 등장에 전원 출동하는 걸로 끝나는 단편입니다만…,
  이 번외편에서는 일본인인 009에게 다른 국가 출신의 동료들이 '일본의 책임이 일본인의 책임이다' 같은 투로, 국가와 개인에 대해서 언급한다던가 조금 심각한 당시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부분이 있어서 원래 본작이 갖는 정치적 측면이나 주제의식을 다시 드러내는, 노작가의 조금은 꼰대스럽지만 만화를 통한 직언이란 시사적 측면에선 제법 인상에 남는 번외편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찌되었건 결국 이 Re:사이보그는 009 시리즈 중에서 기존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이어지는 것보다는 천사편 등의 만화 쪽 후반 내용을 가지고 애니메이션으로 변주한 작품에 가깝습니다만, 굳이 말하면 68년의 TV애니와 79년의 TV애니에 이어지는 3번째 애니메이션의 파일롯 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도 본작 Re:사이보그에서 기존에는 소위 '오시이의 제자' 취급받던 카미야마 감독의 개성도 중요하지고, 원작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관련 작품들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던 이시노모리 프로의 입김이 은근히 적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 어디까지가 카미야마 감독이 흥미를 갖고 있던 '인간성'에 대한 연출이고 또 어디까지가 이시노모리 프로가 바라던 21세기 현재에 어울리는 009의 내용이었는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허나 단순히 번외편이자 실험작으로 끝나기엔 아쉬운 수준의 팬 서비스도 잘 섞인 내용이기도 하며, 또한 동시에 4K시대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기술 테스트 겸 이런저런 기획작품의 위치에서 만들어지긴 했습니다만…,
  결과물인 Re:사이보그란 작품 자체는 의외로 고전의 정통파 현대적 업데이트에 가까우며 원작의 이름에 걸맞는 작품 자체의 수준은 충분히 나오고 있지만, 동시에 이시노모리라는 원작자를 존중하는 고전적 전개와 내용의 스타일에 감독 카미야마의 연출이나 서비스 적인 요소등등이 공존하면서 '원작을 존중하지만 동시에 자기 스타일로 살짝 비튼 정도'로 기묘한 화합물로써, 관객이 일단 보고 즐길 수 있지만 동시에 (사전 정보가 부족하면) 해석하기 힘들게 만드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작품 자체의 퀄리티 만으로도 한번 볼 가치는 충분하며 (어째 다들 그다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각박한 상황에도 의지를 갖고 나아가자' 같은 정도의 의지를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달 뒤의 무엇인가를 통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암담할 정도로 강한 적'에 대한 암시를 보여주는 면에서 과연 새로운 시대의 009 애니메이션을 이끌어갈 리부트 작품으로써 자기 몫은 그럭저럭 잘 해냈다고 최종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이름인 원작가 이시노모리 쇼타로는 이 작품이 나오기 한참 전인 1998년 무렵에 이미 사망했습니다만, 그가 만든 작품들의 캐릭터나 그가 일본의 SF장르와 그 하위의 변신 히어로 계통 작품들에 대해 남긴 영향은 여전히 크고,
  이 작품도 그 영향력 안에서 뒷 세대 작가의 시각 연출적 개성과 기타 요소들을 도입하여 독자적으로 충분히 잘 우러난 결과물이긴 합니다.

  다만 지금 인터넷 상에서의 분위기는 뭔가 자기가 이해 못한다고 무조건 전파계니 세카이물이니 하고 까는 것처럼도 보일 지경이고, 원작 만화만 제대로 정독했어도 보다 파고들 거리는 은근히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되는데, 에바:Q 개봉 이후의 후폭풍인지는 몰라도 기대에 못 미치면 가학적으로 돌아서는 품평 분위기는 매우 거슬리기도 합니다.
  다행이 EVA 같은 메이저급 컬트(…)는 "까면서 본다"라던가 '에바는 원래 그랬어~'라고 자신의 가학적 피학적 성향을 숨기지 않는, 별 감흥도 없는 속을 드러내도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는 괴상한 단계에 다다랐는데…,
  이 Re:사이보그는 EVA보다는 기존 시리즈에 대한 오마쥬도 충실하고 그 위에 감독이 자기 테이스트를 얹으면서 나름대로 잘 비벼낸 간장에 비비는 콩나물비빔밥 같은 작품인데, 사람들은 맛이 아닌 매운 자극만을 추구하면서 고추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달까요.

  물론 본작도 세세한 단점은 많고, 무엇보다 원작 팬을 만족시킬 수 없는 방향선을 탓으면서도 원작 팬에 대한 오마쥬나 서비스 적인 요소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작품 내의 소소한 의미를 모르고 넘어가는 게 많은 물건이라서 처음부터 결국 취향을 타는 물건일 수 밖에 없습니다만…
  애시당초 감독이 자기 테이스트를 살리지 못했고 '막나가지 못했다'라거나 '어른의 사정' 같은 문제로 휘둘리고 있다~라는 평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순히 못 만들었다라거나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안이하다 같은 평 자체가 외려 더 안이해 보일 지경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론, 막말로 '009를 보러 갔더니 공각기동대를 보여주더라~'라는 평은 공각도 009도 안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뭐 자기들도 뭘 봤는지 모를거면서~라고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쓰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는 것 같고…)

  하여튼 앞으로도 이 Re:사이보그 기반의 신작이 이어진다면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써 009 시리즈의 리부트로써 가치와 존재감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 시점에선 원작과 각색작 사이에서의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스타일의 충돌과 동시에, 높은 완성도를 지녔지만 이 009라는 컨텐츠를 처음 접하는 요즘 세대의 관객들에겐 그렇게까지 친절하지 않은 지라 '전형적인 말 많고 진부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오해받기 쉽다는 단점은 굳이 극복할 생각도 없이 그냥 독자적인 스타일로 밀어 붙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냥 그런 실험작~스러운 작품으로 남기보다는 속편을 통해서, 원작의 아이디어 노트의 기록을 통해서 소설 등으로 전개되는 사이보그009 완결편의 다른 미디어 믹스 전개와 확실히 차이가 나는 애니메이션 만의 독자적인 결말을 보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 사항입니다만…

  과연 어떻게 될런지…
  누구도 보지 못한 결말이 될지, 누구도 볼 수 없는 결말이 될지…

  기대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천국으로의 길…

:DAIN.

by DAIN | 2013/05/12 19:15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1)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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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13/05/31 02:24

제목 : 009 RE : CYBORG
-21세기 초반, 세계 각지에서 고층빌딩을 노린 폭탄테러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범인들 간의 공통점은 오직 '그의 목소리'라는 수수께끼의 존재로부터 명령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한때 아홉 명의 00(제로제로) 넘버 사이보그들과 함께 세계평화를 지키는 데 앞장섰던 길모어 박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00넘버들을 소집하지만, 이미 정체모를 적의 손길은 그들에게도 뻗쳐오고 있었다. 기억을 지우고 고교생으로 살다가 '......more

Linked at Hineo, 중력에 혼을 이끌.. at 2013/05/12 20:28

... 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 현재까지 등록된 카미야마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간단하게 확인 - 오시이 마모루의 '천사의 알' 감상 일단 이렇고, 보고 난 뒤에 다인님의 '변호측' 감상문 봤고(...) 그리고 또 체크해야 할게 - 시공사에서 나온 009 원작 독파(사실상 '의지의 문제'인지라 언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날 잡아 ... more

Commented at 2013/05/12 22: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AIN at 2013/05/12 22:49
쓸데없이 길게 써서 오자 찾기도 힘드네요. 역시 괜한 에너지 낭비였단 생각이~
Commented at 2013/05/12 22: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3/05/12 22:43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강호연님 at 2013/05/13 03:28
말씀대로 좋은 소스를 가지고 높은 퀄리티로 만든 전형적이고 진부한 일본식 애니메이션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천사나 신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와 얼렁뚱땅 설명 없이 넘어가버린 에필로그 신도 원작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뜬금포가 아닐 수 없더군요.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각 캐릭터들의 매력이 감소되는 것도 신기하고...
아무튼, 정발된 당시 원작을 구해놓지 않은 게 아쉽군요. 그것도 십수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Commented by DAIN at 2013/05/14 00:22
진부한지 전형적인지 제가 말하긴 뭣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이상하다는… 어떤 사람은 동쪽의 에덴 극장판 보고나면 이 정도는 수작이라고 까지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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