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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21일
극장판 시로바코 - SHIROBAKO
  - 극장판 시로바코를 강남 메가박스에서 보고 왔습니다.
 
  메가박스 한정 개봉이라 지방에서는 보기 좀 힘든 경우가 되었고, 덤으로 코로나 사태 때문에 아무래도 상영관이나 시간 대도 많지 않은 편이라, 큰 흥행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만, 일단 나름의 흥미를 가지신 분이라면 한번 봐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어떤 작품인지 전혀 모르시는 분들이 있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간단히 설명을 하면,
  원작에 해당하는 TV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있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입니다.
  원작 "시로바코"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컨셉으로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일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TV애니메이션 시리즈 작품인데,
  이 극장판은 그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완결 후 약 4년이 지나서 등장한 극장판 후일담 에피소드입니다.
  (※ 작품 제목인 시로바코는 '흰 상자'란 뜻으로 방송 전의 작품을 방송국으로 나르는 상자를 말하는 업계 은어 비슷한 말인 모양인데, 옛날은 아무래도 필름이나 테이프 같은 것이었지만 요새는 디지탈 시대라 광디스크 계열이나 하드디스크 같은 것이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우선 원작격인 시로바코 TV판이 '무한도전' 같은 체험형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다큐3일' 같은시츄에이션 다큐 드라마의 중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해냈기 때문에,
 섬나라 애니제작업계의 리얼함과 동시에 적당한 성장 드라마 적인 재미를 오가는 대에 성공해서, 대중적인 빅 히트를 치진 못했지만 관심 있는 사람에겐 (실존 업계 인물을 모티브로 하는 캐릭터들의 카메오라던가) 여러가지 면에서 흥미와 관심을 모았고,
  TV시리즈가 완결되는 시점에서는 나름 감동과 재미를 보여주었다고 고평가를 받았고 섬나라 애니업계에선 희망적인 결말로 주목받았던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하겠습니다만.

  그런데 TV판이 그런 진지와 재미 사이에서 적당한 줄타기를 성공한 것에 비교한다면, 막상 그 후일담 격인 이 극장판은 본격적인 예능 루트를 타버린다고 하겠습니다.
  요컨대 좀 심하게 잘라 비틀어 말한다면,
  '극한직업 애니메 제작편'을 보러갔더니, '뮤지컬 무한상사 무사시애니편'을 하고 있더란 이야기인 것이지요. 허허허.

  TV시리즈 시로바코에 이어서 이번 극장판도, 지명도가 낮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이란 회사에서 일을 하는 제작진행 여직원인 미야모리 아오이와 친구들(및 업계 관련자들)의 이야기로 진행되긴 합니다만,
 TV시리즈 마지막에서 성공적으로 작품을 만들고 앞으로도 열심히 일을 하겠습니다~하는 식의 희망적인 결말이었는데, 이번 극장판은 시작부터 회사의 위기 상황에 떨어져서 분위기가 무겁게 시작합니다. 시작합니다만…!

 
 

  = 일단 본편 극장판은 TV시리즈의 내용을 간단히 개그를 넣어서 동화풍(?)으로 설명하는 부분으로 시작합니다만,  TV시리즈 부터의 주인공인 미야모리 아오이의 망상 캐릭터 둘이 나와서 TV시리즈 내용을 설명하는, 약간 판타지 적인 면이 처음부터 나와서, 이 극장판으로 처음 접하시는 분에겐 저 마스코트 캐릭터는 뭐지?~싶어지는 부분이 조금 있긴 합니다.
  이 후 작중에서도 미야모리 아오이가 나쁜 상황에서 궁지에 몰리거나 할 때 마스코트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심리 설명이나 상황 정리 같은 것을 해주는 연출이 종종 나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회사의 위기상황으로 시작하는!)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 속에서 그나마 발랄한 연출로 분위기 환기 하는데에 필요하긴 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TV판에서 나름 잘 해나갈 것 같던 주인공과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이 스폰서 문제로 회사가 위기를 맞은 상황으로 바뀌면서,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이 하청으로 만들었던 작품의 2시즌이 다른 회사 제작으로 넘어가면서 별 의미 없이 노골적으로 여캐들을 벗기는 작품으로 변질되었다고 말하며, 실제로 여캐들을 벗기는게 유행처럼 되어버린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현장의 분위기를 은근슬쩍 까는 장면도 있는데,
  (여기서 결국 서비스 컷으로 벗기긴 하기 때문에) 괴이한 판타지 적인 설명에서 갑자기 여캐들을 벗기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식이라 사전 정보가 없는 분은 좀 불쾌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여튼 일단 초반에 잘 끝난 TV판과 달리 극장판에선 이런저런 이유로 분위기가 바뀐 걸 설명하다 보니, 초반이 조금 장면 전환이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고, 실제로 작중에 꾸준히 주인공과 망상 캐릭터(와 주변 사람들)이 연기하는 (감정을 표출하는) 뮤지컬 씬이 몇번 나오는 데다가, 수입사이자 TV판의 방송사인 애니플러스에서 본작 홍보의 중심으로 밀고 있는 TV시리즈에서 나오던 '엔젤 체조'의 극장판 버전은 '전원공격' 급으로 확대되어 있는데…
  이런 건 아무래도 극장판의 설정상 너무 분위기 무거울까봐 일부러 오버한다는 느낌마저 드는 지경입니다만, 일단 눈요기기도 하고 해서 무작정 깎아내리긴 뭐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회사의 위기라는 꿀꿀한 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판타지~스러운 뮤지컬 연출이 들어가는 건 극장판 다운 '구색'을 맞추려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이야기라는 소소한 설정 하에서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극장판 다운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이나 그런 걸 막 넣을 수는 없으니 뮤지컬씬이나 판타지 연출등으로 최대한의 눈요깃거리를 제공하려는 서비스 같은 것이겠지요.

  다만 개인적인 평가지만, 뮤지컬 연출에는 약간 연구가 부족했는지, 일부에서 조금 연출과 움직임이 어색하다 느껴지실 가능성도 조금 있습니다만,
  이 뮤지컬 연출 자체가 주인공인 미야모리의 꿈이나 생각을 보여주는 망상 속의 환상이란 식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퀄리티보다도 그 노래들의 가사 등이 어떤 의미로 주인공들의 의지나 심리를 나타내는 지가 더 중요하다 생각되니, 가사와 노래 분위기 자체를 화면을 통해 곰씹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 하여튼 결론적으로는 TV시리즈 시로바코를 재미있게 본 입장에선,
  분명히 재미있고 잘만들었지만 '나데시코 극장판' 같은 배드 엔딩 루트를 피하기 위한,
  '사쿠라대전 극장판' 같은 변칙 패턴을 탔다~라는 인상인데다,
  최선을 다했지만 갑작스런 스케쥴 때문에 어느 정도 포기될수 밖에 없었다~라는 타협의 인상도 좀 남고…
  이 극장판에서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이 만드는 극장판 작중극 '강습우주양륙함 SIVA'가 뭔가 기존의 타작품 연상이 안 되도록 열심히 짱구를 굴렸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이게 무사시노 애니메이션 애들이 열심히 만든 물건이란 말인가~' 같은 밋밋해진 인상만 남기는 부분도 조금은 있고…
 
  또, TV판이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식이지만 나름 좋은 결말이었다면,
 이번 극장판은 힘들어도 그래도 살아간다~식의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긴 한데…
 결국 직장인 어른 시점의 페이소스 강화로 전작보다 더 고연령 대상임에도,
  왠지 모르게 바쁜 시간에 짬을 내서 동네 아이들에게 애니메 제작을 체험시키는 강좌 장면 까지 나오니,
  이런 부분은 약간의 욕심 과잉 처럼도 보이고, 제작자 사이드의 시선으로 '우린 이렇게 애니를 좋아해요'라는 자뻑처럼도 보일 지경이고 이런저런 장단점이 공존하는 물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이미 TV시리즈에서 이런저런 위기를 극복해온 주인공과 회사 사람들이기 때문에 극장판에서도 일단 발동이 걸린 뒤에는 나름 열심히 진행되어서 좀 전형적이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해서 극복한다"라는 전개가 쭉 이어지는데,
  이래저래 제작이 거의 마무리지어져 가는 막판에 위기 상황 연출 다시 갑툭튀한 타회사의 권리주장에 계약서 조항으로 따지는 부분은, 돈이 걸린 일인데 일처리를 제대로 못하는 스폰서에게 호통치고 싶은 실제 제작 스튜디오의 심정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하여튼 명작의 용두사미 같은 후일담이라 일방적으로 깎아내려 보기엔 좀 무리가 있고,
  사실 이것저것 눈에 밟히는 단점도 있지만, 동시에 모처럼 극장에 왔으니 이런 것도 해보고 싶었다~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해서 뭐 그냥저냥한 수작 이상급의 작품이긴 하다고 평가합니다만…

  어쨌든 결말은, 이런저런 고생 끝에 망해가던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은 주인공들의 노력으로 엄청나게 바쁜 제작 스케쥴 과정을 극복하여 드디어 "우주강습양륙함 SIVA"를 완성하여 극장에 걸고, 주인공들이 극장에 보러가는 것으로 작품은 끝이 납니다.
  ( ※ 여담이지만 2020년 8월 28일인가 부터 일본 현지에서는 이 극장판의 수정판이 재개봉 한다는데, 일단 들리는 바로는 극중극 "SIVA"의 퀄리티를 올리는 수정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현재 볼 수 있는 한국 개봉판은 수정되기 전 버전인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뭐 일단 디스크 매체의 발매를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

  여담으로 이 작품의 음악은 걸즈 앤 판처 시리즈의 하마구치 시로 인데, 이번 극장판에서 걸판에서 나오던 멜로디가 재탕되어 활용되는 부분은 나름 웃깁니다. 이 경우엔 정말로 어떤 장난이나 제작 현장에서의 알력이나 악덕 같은 게 있었나 괜히 망상하게도 됩니다만…(웃음).
  또 여담으로 이번 극장판 한정으로 TV판에 없다 새로 등장한 신캐릭터 성우는 여동생 캐릭터 연기로 나름 유명한 사쿠라 아야네~인데, 개인적으론 왠지 이 사람이 제대로 나이대의 어른 여성 연기를 하는 걸 처음 듣는 것 같다~싶을 정도로 제대로 성인 직장 여성 보이스를 어필하긴 합니다. 결국 본편 주인공인 미야모리와 의기투합해 술먹고 남자들 까는 모드 들어가는 것에 꽤 속이 아픈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허허)

 
 

  = 일단 내용 자체가 특수한 전문 직장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중심인 이야기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있는 면이기도 합니다만,
  본 극장판에서는 꽤 강렬한 여성 액션이 나오는 부분도 있어서 중요한 어필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TV판에서는 이런저런 딴지를 걸어오는 원작자인 만화가를 만나기 위해 스폰서인 출판사로 뚱뚱이 키노시타 감독이 직접 쳐들어가서 방해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똥배로) 막아내고 전진하여 만난 원작자와, 감독이 의기투합해 나름대로의 결말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극장판에서는 주인공의 성장을 그리듯, 감독이 아니라 주인공이 일본 전통복장을 입고 난입하여 사전계약서를 빌미로 어거지를 부리는 타업체 사장을 물리치는 것으로 연출되어 있는 것이 있어서 여성 액션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일본식 정서의 연출입니다만) 조금 어필할 수 있는 장면이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의 액션 연출이 나쁘진 않은데 급하게 만든 탓인지 약간 거친 편이라 수정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만, 들리는 바로는 작중에서 주인공의 회사가 만드는 극중극을 중심으로 수정했다고 하니 조금 아쉽긴 합니다…)

  게임 개발사에서 일하는 지인들이 이 애니를 매우 좋아하는, 그리고 공감하며 보는 편이었는데,
  일단 어느 회사던 업무에서 트롤링을 하는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런저런 갑을관계라던가 계약관계의 불편한 묘사 등등 직장인들에겐 나름 공감 가는 요소가 많았던 TV시리즈의 시리어스 노선을 극장에서는 나름 적당히 예능적인 판타지 부분을 더 늘리면서, 그냥 이런 업계에 흥미 있는 사람도 한번 볼 만한 정도의 무난한 극장 타이틀로 만드는 과정에서 조금 더 상업성을 고려하긴 했는데 그 방향이 그닥 한국 쪽보다는 일본 쪽 자체의 장르 공식에 따라간 게 아닌가 싶어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수작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이래저래 좀 미묘하다고 보일 정도로 안 좋은 평만 쓴것 같지만, 원작이 정말로 무난히 좋은 작품 중 하나였기 때문에 그 극장판에 대한 기대가 높았는데, 이 극장판이 기대와 달라서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좀더 진지한 걸 기대했었지만, 지금 이 작품도 충분히 어른스럽게 진지한 작품이긴 합니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말해서 섬나라 업계 현실을 반영한다면 작년에 일본의 쿄토 애니메이션 방화사건 같은 끔찍한 일이 나올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진 않았기도 하고 해서, TV판 종료후 제법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다른 방향으로 극장판 다운 물건을 만들어내긴 했다고 평가할 수는 있습니다.

  하여튼 간만에 개봉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인데, 상황이 안 좋기는 해도 어느 정도 흥행하기를 기원합니다.
  허나 같은 20일에 개봉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신작이 관수를 많이 차지 하고 있는지라 과연 흥행이 어떨런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혹시나 한분이라도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고 관객이 늘어난다면 좋겠다 싶습니다.

 :DAIN.

P.S. : 작품 거의 마지막 부분에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이 만든 극장판 타이틀이 극장에 걸리는 부분에서 배경에 "기생충" 포스터가 잠깐 지나갑니다. 아무래도 기생충이 섬나라에서도 나름 화제가 된 작품이고, 실제로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2020년에 걸린 작품이다 보니 최대한 시대상을 리얼하게 반영하려던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by DAIN | 2020/08/21 01:51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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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린언니 at 2020/08/21 13:16
업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1.4년차의 번아웃
2.남이 싸놓은 똥을 누군가는 치워야 하는 상황
3.같이했던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짐
애니메이터가 아니더라도 사회생활 하시던 분들은 한두번씩 겪어봄직한 일이라서 감정이입이 잘 되더군요.

워낙 캐릭터가 많은 작품이라서 두시간의 분량에 넣기는 너무 짧지 않았나 싶네요.
2부작이나 3부작으로 늘렸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미즈시마 감독의 스케쥴도 있고 쉽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감정이입하는 캐릭터는 히라오카네요 극장판에선 비중이 낮지만...

그리고 미아이상 귀여웠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DAIN at 2020/08/21 14:46
시즌2가 나오는게 맞았겠지만 더 이상 파고 들어가면 외국 하청 이야기라던가 스스로의 무덤 팔일만 나올테니 힘들겠고
히라오카는 TV판을 겪고 나름 개과천선했다고 봐야 할테니 뭐 이번 편에서 그래도 의리를 지켜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싶기도 하고요.
신 캐릭터는 사실상 성우 때문에 붙은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곁다리긴 했지만 스핀오프로 OVA 단편 정도는 나와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상사인 안경PD가 여기저기 작가 만나고 스폰서 만나고 기름칠하고 다니는 지저분한 이야기는 아무도 좋아하진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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