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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learning to live with a lot of things" - 다양하게 사는 법을 공부하는 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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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7   더 보이 (Brightburn) [4]
2009/06/13   오늘의 쓸데없는 헛소리 [1]
2009/02/26   13일의 금요일 (2009년 판) [4]
2006/04/23   엑소시스트 [3]
2006/03/25   악마군단 (Monster Squad) [9]
2019년 05월 27일
더 보이 (Brightburn)

  ※ 스포일러가 있으니 안 보신 분은 주의를 바랍니다, …하고 말을 붙이지만 뭐 예고편만 봐도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꼬마 아이가 악에 눈을 떠서 악당이 되는 이야기임은 바로 다 드러나니까 딱히 뭐 가릴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본지는 며칠 되었는데 주말에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올리려고 하니 귀찮아지는 군요.


  더 보이, 원제목은 Brightburn(브라이트번)이라고 '스몰빌'처럼 미국 어딘가 가상의 동네 작은 마을 이름입니다.
  제목부터 그렇듯이 수퍼맨 드라마를 의식한 '출신 지역'과 성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찌저찌 퇴근하고 보려고 했더니 어찌저찌 퇴근루트 동선에서 시간대 맞는 극장이 없어서 조금 돌아가더라도 시간이 그나마 가능한 극장을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


  일단 표를 폰카로 사진 찍어서 올려봅니다.


  - 결론부터 말하면 소재가 특이한 범작 수준~입니다만, 나름 이것저것 관심을 끌 만한 요소는 많았는데…, 어떤 선을 넘지는 못하고 적당하게 입막음을 하고 넘어간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근래에 개봉한 영화 중에 '글래스'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 영화도 좋지만 동시에 미묘한 영화였는데, 이 영화도 사실 그렇습니다. 뭐 저는 글래스가 이 영화보단 낫다고 생각하지만, 글래스가 이 영화보다 재미있냐~라고 물으면 고민은 좀 할 지도 모르겠네요.

  글래스는 앞에 나온 두편의 영화에서 쌓아온 설정과, 그 설정에 이끌려 만들어진 드라마에 충실해서 사람들이 기대하던 초능력자 액션이 생각보다 적었던 편인데, 이 영화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좀더 드라마를 깊이 파고들어갈 면이 제법 있었음에도, '더 보이'는 충격적인 첫 살인 장면이라던가 몇몇 장면들의 '눈뽕'으로 빈약한 이야기를 간결하게 압축시키고 있다고 할수도 있습니다.

  사실 예고편만 봐도 바로 알수 있듯이 이 영화는 수퍼히어로가 될 수도 있었던 '다른 세상에서 온 아이'가 삐뚤어져서 악당이 되는,
  수퍼히어로의 안티테제인 빌런의 탄생 이야기인 셈이지요.

  그리고 동시에, 안티크리스트~소위 말하는 666의 존재, 악마의 아들을 키우는 고전 영화 '오멘'과도 같은 부류의 호러영화입니다.
  하지만 (소설로도 유명한) 옛날 영화 '오멘'은 외교관 출신의 부잣집에서 애를 키우기 때문에 이런저런 사건도 대충 무마되서 넘어가기도 하고,
  또 아이의 정체를 찾기 위해 로마 외곽이나 세계 각지로 스케일이 넓어지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이 영화와 확 대비됩니다.

  미국 어딘가 촌동네가 무대이기 때문에 애가 작은 마을에서 사고 한번 쳐도 온 동네 사람이 다 알고 바로 따돌림이나 반동이 돌아오기 때문에 애가 점점 더 급하게 삐뚤어진다는 측면도 있고, 애 엄마도 좀 지나치게 과보호~나 과단적인 반응을 보여준다는 느낌도 있거든요.

  어쨌든 그래서 이야기는 그냥 동네에서 애들 괴롭힘이나 자잘한 청소년기의 사건들이 크게 나쁜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입니다.
  사실상 방치되다 시피 하면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나름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지만 역으로 중요한 걸 놓치게 되면서 역효과가 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요. 사실 이런 삐꺽이는 가족들 이야기만 해도 영화 두시간 채우는 건 일도 아니라 생각되지만, 이 영화는 이야기를 최대한 간추린 채 90분 안에 끝이 납니다.

  아이가 삐뚤어지는 과정에서 디테일을 채우기에는 배우를 적게 쓰면서 최대한 예산을 절약하며 대신 아낀 예산으로 잔혹한 호러 씬이나 파괴 씬에 투자해서 선택과 포기를 적절하게 맞춘 편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대놓고 돈을 바르는 블록버스터 급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600만 달러라는 저예산에 비교하면 상당히 잘 빠진 편이긴 합니다만.)
  물론 그게 이 영화가 좋은 아이디어를 평범하게 굴렸다는 것에 대해선 뭐 변명의 여지나 그런 건 아니긴 합니다. 아쉽지만 뭐 이 정도 작은 규모의 영화도 팔릴 수는 있어야 할테니까요.


  = 앞에도 말했듯이 이 영화의 기본적인 정서는 장르 공식에 가까운 인기 캐릭터의 탄생 비화를 역으로 비트는 데서 시작되는 '호러'입니다.

  한국인들에게도 나름 친근하고 유명한 모 히어로 캐릭터, 예 사실 대놓고 노렸죠.
  고명하신 시골 농부 켄트 씨의 아드님 클라크 켄트, 수퍼맨의 이야기를 대놓고 패러디 했죠.

  문제라면 막나가려면 더 막나갔어야 하는데, 저예산과 표현의 한계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고 묻어버린 부분이 많다는 인상입니다.
  이 영화가 지리멸렬하고 재미가 없다 생각하신 분들 대다수는 '강렬한 몇 장면' 이외에 묻고 넘어간게 많다고 생각하실 거라 봅니다.

  마음에 두었던 여자 아이 케이틀린은 어머니 에리카가 퇴장 이후 너무 빨리 존재가 잊혀지고,
  (사실 막나갈려면 브랜든이 케이틀린을 납치해서 집안 어딘가에 감금해둔다거나 자기 씨를 품어줄 존재로 만든다거나 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영화는 예산 문제와 상업성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습니다)
  만약에 에리카와 브랜든이 번식에 도전을 했다면 이 영화는… 스피시즈 같은 영화에 더 가깝게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와 브랜든의 관계에만 집중했으면 드 팔마의 고전 호러 '캐리' 같은 영화처럼 보였을 수도 있고요.
  하여튼 그래서 저예산 한도 내에서 선택과 집중의 결과가 '설정을 살리기 보다는 강력한 주인공이 사람을 막 죽일 지도 모른다~는 호러' 감각에 더 치우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by DAIN | 2019/05/27 00:39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덧글(4)
2009년 06월 13일
오늘의 쓸데없는 헛소리

 - 씨네21은 제법 큰 트랜스포머 속편의 스포일러를 뿌려놨습니다.

  근데 씹네21이 트랜스포머 관련으로 이렇게 까면 안되는게 아닌 가 싶습니다.

  저는 문득 CJ 측에서 신씨네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앞으로 장래 개봉할 실사판 태권브이 밑 준비를 위한 떡밥을 까는 게 아닌가 하는 음모론이 떠오를 지경이었다고요.



 = 포포탄 주제가를 틀어놓고 있는 상태에서 케이블로 보는 카사블랑카는 나름 흥미로운 영역. (아니 그냥 의미없이 생각 없이 구는 바보의 영역일지도)
  카사블랑카 자체는 제법 좋아하는 영화... 라고 말하면 제 나이가 대충 4,50 정도는 되는 줄 알지도.
  2장 짜리 특별판 DVD도 갖고 있긴 한데 본편을 다보기 보다는 벅스 바니 시리즈의 카사블랑카 패러디 에피소드인 [캐롯블랑카]를 더 자주 보게 된다는 것도 시대의 코메디죠.

  그런데 어떤 명곡을 틀고 있었다고 해도, 잉그리트 버그만이 "연주해 줘요 샘" 하고 as time flows go 였던가 하여튼 그 유명한 곡이 나올 때엔 닥치고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들어줘야 하는 거죠.

  근데 케이블에선 카사블랑카가 15금이었군요. 이건 좀 더 어렸을 때 부모랑 같이 봐야 재미있을 텐데 말이죠.
  어떤 아버지의 명대사인 "험프리 보가트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담배피는 아저씨야" 같은 허풍을 제쳐놓고 말해봐도, 이렇게 뻔하게 세트에서 싸구려하게 만든 내용이 화르륵 오는 것도 쉽지는 않기도 하죠.
  킬킬킬 쓴 웃음이 나오면서도 찌잉하고 오는 그런 뭔가긴 합니다만.


  - 이번 스테레오 사운드의 특집 중 하나는 흔히 말하는 PC-fi, 즉 PC로 재생하는 MP3나 소위 파일 미디어 시대의 음악 감상에 대한 이야깁니다. LP에서 CD로 바뀌던 시대를 겪어온 노인네들의 다양한 반응이 제법 재미있습니다.
  다툼... 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평생 그 짓을 해온 노인네들의 인생이 드러나는 반응이다 보니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한번 비슷한 주제로 이야길 해보고 싶은데, 주말에 체력이 좀 남으면 몇 마디 적어봐야죠.

 = 오늘은 샘 레이미의 [드래그 미 투 헬]을 보았습니다.
  누구처럼 킬킬킬 껄껄껄 웃을 정도는 아니지만, 뭐랄까 지금이니까 나올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어떤 의미론 [마더]와 반대의 의미로 시사적인 측면도 많다고 할까요.

  대출을 잘해주라는 게 아니라, 결국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건 자신이라는 교훈이랄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좀 있다가 기력이 회복되거든 다시 적어보죠.
  뭐 일단 이블 데드 외전 까지는 아니지만, 피터 잭슨의 프라이트너 같은 물건과 비교해보면 제법 유니크하다고 할까 싶을 정도로 일단 공식을 너무 뻔하게 밀어붙이는 게 그게 샘 레이미 쯤 되니까 '응 그런가 보다' 싶을 지경이기도 하거든요.

  저스틴 롱의 캐스팅은 옥석이 섞여있더군요. 하지만 샘 레이미의 '소싯적 장난기' 자체는 별로 안 죽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파이더맨 때문에 메이저 감독 비슷하게 되었습니다마 이 아저씨도 기본은 결국 비디오 꼬마였던가 싶을 지경이기도 하고요.
  호주 최강 동인남과 미국 최강 동인남 중 누가 우수하냐 가리는 건, 결국 영화의 완성도가 아니라 프로덕션의 규모라는 게 안타까운 블록버스터의 시대입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볼만합니다. 하하하.

:DAIN.

by DAIN | 2009/06/13 16:02 | 신변 잡기 잡상 | 트랙백 | 덧글(1)
2009년 02월 26일
13일의 금요일 (2009년 판)
※ 2월 26일 왕십리CGV의 시사회에서 보았습니다.

  13일의 금요일 (2009년 판) : ★★

  - 한 문장 평 : 엑스트라들은 한 칼로 원샷에 죽이다가도, TV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출신인 남주인공에게만은 수준을 맞춰서 격투기로 상대해주시는 친절하신 제이슨 형님이 계시기 때문에 볼 만한 영화.

  감독 : 마커드 니스펠
  주연 : 자레드 페이다레키, 다니엘 파나베이커, 아만다 라이거티, 아론 유, 데릭 미어스 외
  제작 : 마이클 베이, 숀 S. 커닝험

  = 말하자면 '일단 기본은 하는데, 딱 기본은 하고 더 이상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다.
  뭐, 결과적으로는 딱 '기대한 만큼인 수준'인 영화라서 보는 동안 재미있고 즐겁긴 했다.
  제이슨 없으면 별 1개 짜리 영화라는 게, 딱 그 정도 수준이란 이야기.
 의외로 80년대 호러영화풍의 분위기를 제법 잘 옮겨와서 무리없이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이거다 싶은 확고한 장점은 없다. 하지만 여전히 그럭저럭 볼만하고 그럭저럭 무서우며 그럭저럭 재미있다.

  일단 제이슨은 여전히 박력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이번에는 '친절한 제이슨'이란 칭호를 획득하려는 듯이 슬슬 상대를 몰아붙인다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어떤 의미로는 '과연 인기 캐릭터!' 다운 묘한 여유까지 느껴질 지경이랄까.
  개인적으론 할로윈H20에서 제이미 리 커티스가 문의 유리창 너머로 마이어스와 서로 대면하는 시퀀스 만큼의 '부활'을 상징하는 팍 와닿는 임팩트가 있는 부분이 없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뭐 이건 이 나름대로'란 기분.

  아니 애시당초 이 영화는 원조 '13일의 금요일'의 리메이크인지 속편인지 애매한 느낌이 좀 있기 때문에 굳이 '부활'을 상징적으로 크게 보여주기 보다는…,
  그저 제이슨 본인은 나오지 않았던 과거 시리즈의 1편에서 부터, 마스크 없이 빵봉투인지 쓰레기봉투인지 쓰고 설치던 2편을 거쳐서, 3편에서 마스크를 쓰는 과정까지 이번 영화에서 쭉 압축해서 보여주는 게 어째 어떤 의미론 '록키 발보아' 식으로 다 늙어서 재기한 제이슨이 "나 아직 안 죽었다능!"하고 외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랄까.

  '제이슨이 안 나오는' 원조 13일의 장면을 프롤로그 격으로 다시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에서 그 과거 시리즈의 이야기를 동네 전설처럼 말하는 캠핑객 들로 이어지는 초반은 '어떤 의미로는 지극히 당연한' 전개이기도 하지만, 덕분에 속편인지 리메이크인지 애매하게 만드는 경향이 좀 있다고 할까.
  그 덕분에 이 영화는 '속편인지 리메이크인지 애매한' 스탠스를 차지하지만 뭐 그래도 이런 영화의 얼렁뚱땅 대충대충 넘어가는 80년대 식 싸구려스러움 자체 만으로도 (특히 시리즈 팬들에게는) 제법 유쾌하고 즐거운 것도 사실이다.

 - 하여튼 이래저래 앞에 설정 설명하고 '아임컴백'하고 폼 잡아주는 덕분에 아방타이틀이 제법 긴데, 사실 '제이슨'이 나오고 타이틀이 뜨는 것이야 말로 이 영화 전체의 포인트니까, 이 타이틀 뜰 때까지 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
이어지는 내용
by DAIN | 2009/02/26 20:58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덧글(4)
2006년 04월 23일
엑소시스트

엑소시스트 Exorcist, The (1973) - * * * *

 원작 : William Peter Blatty
 감독 : William Friedkin
 각본 : William Peter Blatty
 출연 : Ellen Burstyn, Max Von Sydow, Jason Miller, Linda Blair
 음악 : Jack Nitzsche
 장르 : 오컬트 | 유령/귀신 | 클래식
 국가 : 미국
 제작년도 : 1973
 공식웹 : http://theexorcist.warnerbros.com

< 한 줄 평 > 자신의 이해 범주 밖에 있는 모든 것들을 무시하지 말자.

  ※ 이하의 글은 2000년에 개봉한 재개봉 버젼이 아니라 73년 원판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특정종교에 대한 비하적 발언을 의도하지 않습니다.

- 시작
  : 재개봉 이후에도 여러 매스컴에서 하도 떠드는 작품이라서 대부분 이 영화의 스토리와 여러 관련된 이야기들에 대해선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체로 워낙 유명한 작품인 데다가, 또 실제로 입소문 만큼의 가치를 하는 몇 안되는 영화인 관계로 스토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며, 스토리를 알고 싶거나 이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은 직접 한번 보라고 감히 말한다.
  스토리야 안 적는다고 했지만 익히 알려진 데로, 어느 여배우의 딸이 어느날 악령이 들려서 고생하고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카톨릭 신부들이 중심이 된 엑소시스트가 출동(…)한다는 것이다.

- 무당
  : 이 영화 이후에 등장한 어떤 오컬트나 퇴마물도 이 영화의 영향에서 벗어날수는 없었으며, 그 그림자는 이 영화의 본고장인 나라를 떠나서 전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한 필자 개인적인 느낌은 단순한 공포나 입소문의 문제 뿐이 아니라, 세상사의 모든 부조리와도 묘하게 접근하고 있는 '나름대로 말하고 싶은 것'을 확실히 말하려 노력하고 있는 영화라는 느낌이였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갖는 일종의 '영험적'이다 느껴질 만한 호러의 체험은 시대나 사상적, 종교적 배경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이성과, 그 이성에 벗어나는 '미지'에 대한 공포가 이 영화에 흐르는 공포를 대표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 이상으로 복잡한 그 무언가가 흐르고 있다. 아마도 이 영화가 진짜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악마도 신도 결국 인간 이성 속에서 존재하는 존재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있지만, 누구도 그 것들을 이성 안에 확실히 가두지는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인간이 모르는 것은 인간에게서 자유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지의 것들에 접근하기 위해서 사람은 '신내림'이 필요하다. 이른바 '무당'이 되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를 생각해보자. 여기서 리차드 드레이퍼스는 알수 없는 교감을 느끼고, 기이한 행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에 그가 교감한 미지와의 존재가 외계인이나 신이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생 속에서 우리는 언제와 죽음과 함께 있어요." 살인이 잦은 추리소설에나 나올 법할 말인데, 그 말에서 '죽음'을 '악마'나 '악령' 같은 단어로 바꿔보면 어떻게 될까.

  이 영화 속에서 한 소녀는 미지의 존재가 내려와, 인간의 현실과 인간을 초월한 곳과의 매개체로써의 '무당'이 되었다. 그 결과 소녀의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으며, 일에 바빠서 마음과는 달리 자식인 자신에 대해 소홀한 어머니가 다시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도피처이자, 또 다른 의미로는 가족간의 '매개체'가 되었다. 많이 나오는 비유인데, 인간을 가지고 노는 걸 즐기는 절대자로 신이 존재한다면 악마는 그 부하일 수도 있다. 신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인간을 괴롭히는 도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악령은 결국 가족을 화합시키기 위한 신의 시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신의 의도가 아니라 그냥 그 소녀안에 무엇인가가 들어가서 그 소녀를 바꿨을 수도 있다. 이후에 소녀와 어머니가 화해했는가 어떤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이 영화가 해피 엔딩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소녀와 어머니가 그 이후로 보다 끈끈한 유대를 갖게 되었으리라 상상할 수도 있다. 물론 이 73년판 영화 속에서는 에필로그 부분이 짧아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의 불안한 여운이 진하게 남고, 차를 타고 가족이 어딘가로(아마도 유럽인듯 싶다) 떠나가는 장면과 또 다른 신부를 만나는 장면은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을 포함한 여러가지 묘한 뉘앙스가 풍긴다.
  그 밖에도 영화 속에서 '연결하는 존재'라는 무당에 대한 다른 암시는 꽤 눈에 많이 띈다. 어머니의 죽음에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된 젊은 카라스 신부는, 한 소녀를 매개체로 이용하려던 존재에게서 그 소녀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새로운 매개체로 바치면서 '무당'이 된다. 젊은 신부는 소녀를 구하는 것으로, 자신이 지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죄(어머니를 방치했다는 것)와 그에 대한 자책감에 대한 속죄를 하며, 그 것이 소위 말하는 '주의 뜻'이였는지 아니였는지는 몰라도, 그 자신은 그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그의 영혼이 구제되었는지, 그의 행동이 누군가 인간이 알수 없는 초월자의 뜻에 맞았는지는 여기선 이미 인간의 이해 범주 밖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의 행동을 보는 사람은, 그가 몸을 희생하여 '대속'이란 과정을 통해서 갖게 되는 고통의 해방에 대한 안도와, 그의 희생에 대한 슬픔을 같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과 신부의 희생이란 모든 것들이 마치 사전에 계획된 악마(나 혹은 신)의 의도였던 듯, 착착 맞아 떨어져 가면서, 영화는 인간이 잠시나마 그 인간의 이해 밖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품게 만드는 지적인 방식으로 압박해 들어가면서 차츰 서서히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다.
  모든 것은 인간의 영혼을 차지하고 그 안에서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행위, 달리 말하면 '감동'으로도 비유될 수 있는 '위험한 유혹'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신과 악마의 계획이였다고 생각해 보자. 이 영화가 얼마나 짜임새 있게 그 '계획'을 묘사하고 있는 지는, 영화 초반의 사막 장면에서 악마 조각상과 접하는 늙은 머린 신부의 모습 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지지 않는가. 이 영화는 그 순간부터 영화 마지막 장면까지 짧지만 숙명론적인 귀결과 함께 철저히 짜여진 구성으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리고, 그 장면은 유니버셜이나 해머 고전 호러물인 드라큐라 영화에서 드라큐라와 헬싱 교수의 대결적 구도에도 근접하는 원점적인 것이다.
  기독교 문명과는 또 다른 오래된 문명(메소포타미아는 현재는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 신화의 일부는 카톨릭과 기독교의 근원 매체 중 하나인 '성경'에도 전해지고 있다. 바로 세계 대부분의 문명에 공통적으로 전해지는 '근원 신화'의 일종인 '홍수 신화' 이다)에 대해 연구하던 늙은 머린 신부는, 사막에서 새로운 존재와 만날 것을 일찍부터 약속 받고, 자신이 교육받으며 살아온 고전 문명을 대표하는 신앙적 존재의 '무당'이 되어, 다른 문명의 이단적 존재를 내면적으로부터 다시 접하고 상대하게 되는 '무당'이 된다.

  위에 언급한 것 중, 어느 것 하나도 필자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일생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미지의 체험이다. 모든 미지의 것은 모르기 때문에 무섭지만, 모르기 때문에 역으로 심각한 관심과 유혹의 대상이 된다. 결국, 이 영화를 통해서 유령같은 흰 스크린 너머에서 관객들에게 안개처럼 뿌연 공포가 내려와, 관객들은 공포에 전이된 '무당'이 되고 만다. 그리고, 체험해 보지 못했던 공포와 함께 양옥집의 2층 창문에서 알수 없는 뿌연 것이 내려 비치는 장면을, 스크린에 비춰지는 뿌연 빛 속에서 짜릿하게 되새기게 된다.
이어지는 내용
by DAIN | 2006/04/23 00:01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2006년 03월 25일
악마군단 (Monster Squad)

악마군단 : Monster Squad (1987) - ★★

감독 : 프레드 데커
주연 : 안드레 고어, 로비 키거, 던칸 레거 등

한 문장 평 : 초딩군단을 제압하는 악마가 세상을 제압한다.

 - 이글루스 모 처에서 흡혈귀 영화만 전문 포스팅하는 걸 보고나서 괜히 생각나서 적어본다. (그런데 본인이 이 영화 비디오를 갖고 있는 걸로 기억했는데 어째선지 Lifeforce만 있고 이건 안 보인다. 으음~)
  제목만 봐선 뭔가 거창할 것 같지만, 이건 정말 후줄근한 영화. 하지만 이 영화를 어렸을 때에 하루에 3번이나 왔던 기억이 있다. 아마 여름 방학때 사촌여동생들이 놀러와서 내가 먼저 한번 보고, 여동생들 보여주고 그랬던 것 같다.

 = 이 영화는 1987년의 쌈마이 B급 호러 영화로, 영화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구니스 짝퉁 스타일의 악동 애들이 드라큐라를 필두로 부활한 각종 헐리웃 영화의 몬스터 캐릭터들과 붙는다는 (아주) 훌륭한 내용이다. 비교하자면 미국판 '영구와 황금박쥐' 레벨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해서 별로 무섭지는 않고, 단지 이놈 저놈 잔뜩 몰려 나와서 분위기는 잘 잡는다는 정도일까. 뭐, 어째서 백년에 한번? 이라던가, 유일하게 대사다운 대사가 있는 (그래서 리더?) 드라큐라를 필두로 한 악마 군단이, 왜 하필이면 '미국 시골 마을'에 몰려오는 지는 남기남 감독에게나 물어볼 일이고.
  드라큐라, 미이라, 늑대인간에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및 반어인에 유령자동차에 하여튼 나올 만한 서양 요괴 캐릭터는 적당히 다 나오긴 한다. 다만 드라큐라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제외하면 스토리 상 별 비중은 없고, 사실 상의 개그 담당인 미이라(벽장 안에는 미이라?)와 늑대인간(뜯어지지 않는 헐크표 청바지!) 이외에는 거의 카메오 레벨이라고 봐도 무방.
  영화 초반에 그러고보니 관하고 우리하고 이것저것 인디아나 존스풍의 프로펠러 수송기에 실어서 미국에 낙하시키는 장면도 있었다. 그리고, 멤버 전부 모여서 번개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도 되 살려 내고 나서 다들 "으하하하하~" 분위기 잡는 것도 깼다면 깨고. 의외로 드라큐라 등장 장면 같은 몇몇 시퀀스는 상당히 괜찮은지라 처음 보는 사람은 오오~ 하고 기대하면서 봤을 가능성도 크다.

 - 배우들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아직까지 활동하는 당시 꼬마애가 있었을까?) 감독이 프레드 데커인데, 이 쪽(쌈마이 호러 쪽…)에선 나름대로 알려진 사람 아니었나 싶긴 한데, 결국은 이 영화 까지가 한계였던가 싶기도 하다.
  뭐 이거 전에 이 사람의 각본 감독 영화였던 나이트 오브 크리프스는 나름 그냥저냥 볼 만 했으니. 그러나 로보캅3의 썰렁함으로(이 영화가 멀쩡한 사람들 많이 망쳤지…), 스타트랙 엔터프라이즈에서 각본 알바나 뛰었던 모양이니 어떤 의미론 불쌍하다 싶기도 하다.
  드라큐라 등장이나 늑대인간 변신 장면 같은 것은 저예산 쌈마이 영화 치고는 꽤 괜찮은 편. 관이 열리고 손만 보인 시점에서 휙 관 뚜껑 떨어지고 박쥐 한마리가 튀어나와 동굴벽에 붙었다가 점점 날개(…앞다리)가 커지면서 사람 손처럼 변하는 걸 보여준다. 그 다음에 그리고 검은 망토와 옷차려 입은 드라큐라가 관 옆으로 촥~ 폼잡으며 착지하는 데, 87년이란 시대를 생각해보면 CG 안 쓰고 그냥 저냥 별로 태 안나게 잘 찍었다는 느낌.

 = 영화 자체가 아무리 빈곤하고 그래도, 미국 시골 촌동네에 모여들은 무수한 몬스터들이 동네 악동들에게 박살 나는 컨셉이란 것 자체가 은근히 깨는 지라 말이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드라큐라는 성공적으로 흡혈하는 장면이 안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피해자도 은근히 적은데다가, 어째선지 몰라도 낮에 돌아다닐 수 있는 반어인이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애들도 얌전하게 밤까지 기다려 준다. 그렇다고 밤에 확실히 날 뛰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이 쪽 쌈마이 업계에서 심형래 군단과 갈갈이 형제들이 세워놓은 위업(?)에 비교하면, 이 영화 정도야 사실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다. 애시당초 아예 막나가는 코메디도 아니고, 그렇다고 [프라이트 나이트]처럼 센스 좋은 장르 비꼬기 영화도 아닌데다가, 무섭다를 따지기도 약간 애매한 정도라서. 딱 초등학교 아이들 정도가 보고 즐거워할 물건이라는 생각 뿐. 근데 이걸 중학교때 봤던가.

 - 하여튼 공포의 '애들 군단' 앞에 자칭 '악마 군단'도 속수무책으로 박살난다.
  늑대인간의 '뜯어지지 않는 헐크 표 청바지'에 폭탄 꽃아서 창밖으로 밀어버리지 않나, 미이라 붕대를 경찰차이던가 트럭에던가 매놓으니까 나중에 자동차가 달려나가면서 미이라의 붕대가 점점 다 풀어져서 마침내 뼈만 남아 폭삭 주저 앉아서 박살나버리질 않나. 하여튼 여러가지 의미에서 골 때리는 영화다(늑대인간이 남자의 급소 '파이어볼'을 공격 받아서 좌절하는 몇 안되는 작품이랄까). 그러고 보니 은총알은 성당 은십자가들 훔쳐서 만들었던가. 아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선 드라큐라가 불붙은 다이나마이트를 경찰차에게 던지는 '희귀하다면 희귀한' 장면을 볼 수 있다. 현대무기도 사용하시다니, 과연 백작님~(이라고 해야 하나? 으음).
 = 아이들이 악마와 싸우기 위해서 자기들 딴에 무기를 모으고 잔머리 굴리고 (초딩의 로우블로우 앞에 굴복하는 여러 몬스터들을 볼 수 있다) 그러는 건 둘째치고, 어쨌든 영화 막바지에는 악마들을 봉인하기 위해서는 처녀가 스피어인지 뭔지 하여튼 구슬을 갖고서 주문을 외워야 한다는 데(…어쩌구저쩌구), 여태껏 처녀인 줄 알았던 악동 무리의 여자애가 실은 처녀가 아니어서 외려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 주인공의 어린 여동생에게 억지로 라틴어 주문을 외우게 해서 악마들을 봉인하는 반전 아닌 반전물.
  그리고 여기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착한 놈으로 나와서 주인공 여동생이랑 묘한 분위기를 잡는 게 또 특징 아닌 특징으로, 꼬마 여자애가 Don't go franken~ 이러는게 또 감동 아닌 감동물.
 = 금발에 올백 풍의 드라큐라라는 나름 골 때리는 해석도 그냥저냥 깼고(대부분의 드라큐라 영화에서 드라큐라는 흑발이나 갈색머리에 가깝다). 그러고보니, 여기서도 드라큐라는 보스 흉내를 내는 군. 제일 먼저 등장해서 마치 보스인 양, 반어인이나 다른 애들 부려먹는 드라큐라는 나름대로 깬다. 뭐, 이 영화 때문에 드라큐라가 만악의 근원이자 대마왕이라는 악마성 드라큐라 같은 게임도 나온 게 아닐까 싶지만.
  V나 Dune 같은 영화에서 꽤 인상 깊게 나왔던 레오나르도 치미노 영감님이 여기서도 조역 노릇을 톡톡히 해준다. 나름 무시무시하게 생긴 영감 님이라 "내가 악마라면 거울에 비치지 않지" 라고 하면서 애들을 안심시키기도 하고, 나중에 라틴어 고문서를 해석해서 악마들의 봉인법도 찾아주고, 뭐 나름 중요한 배역. imdb를 찾아보니 배역 이름 자체가 '독일계 무서운 아저씨' 여서 낄낄 거리고 웃었다.

 - 아, 이 영화 최고의 개그는 상황 다 끝난 다음에 몰려오는 '미군들'. 경찰이야 원래 사건 해결된 다음에 앵앵 그러고 오는게 기본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무려 주방위군이 사건 다 끝나고서 어슬렁어슬렁 구형 해머 타고 온다. "얘들아, 괴물들은?" 하고 묻는 미군병사에게 주인공이 언제 팠는지도 모를 'MONSTER SQUAD' 명함을 떡 주면서 "우리가 다 박살냈어요" 해버리는 극도의 썰렁 개그가 인상적이었다나.
  이거 어디서 한번 찾아서 볼까. 어린 마음엔 드라큐라의 신부 등장 같은 건 꽤 무섭게 봤는데, 문제라면 얘내가 별 하는 일 없이 말뚝 발사 석궁 맞아서 픽픽 쓰러진다는 정도일까. 별 비중도 없었던 반어인에 비교하면야 낫지만.
  드라큐라2000은 이 영화와 별 상관이 없는데, 재미 만으론 비슷한 수준이랄까. 뭐 이 영화가 더 풋풋한 아날로그 특수효과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으로 (친근하달까 정겨운) 그런 후줄근한 느낌이 들긴 할 거다. 요즘 애들이 본다면 코메디로 밖에 안 보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가 그 놈의 씹주구리한 반 헬싱 보다는 20% 정도 낫다고 생각한다. 쌈마이 기운이 강하긴 하지만 그렇게 나쁜 영화는 아니라서, 예산이 좀 더 많았다면 나름 괜찮은 중간규모 영화가 되었을 텐데 싶다. 그래도 이 영화의 늑대인간 변신 장면 같은 것은 꽤 괜찮은 편이고, 영화 자체는 유치뽕짝이지만 아역 배우들을 비롯하여 연기의 질은 높은 편이라 하겠다. 강추는 아니더라도 보겠다는 사람은 말리지 않아도 될 법한 B급 영화.

by DAIN | 2006/03/25 02:58 | 영상문화매체 잡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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